문화포스트

문화포스트

모든 준비 끝냈는데…美 셧다운에 발목 잡힌 '이건희 컬렉션'의 눈물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이라는 예기치 못한 암초에 부딪힌 ‘이건희 컬렉션’의 첫 해외 순회 전시가 결국 개막을 무기한 연기하며 중대한 차질을 빚게 되었다. 당초 오는 11월 8일 미국 워싱턴 D.C.의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화려한 막을 올릴 예정이었던 이번 특별전은, 미국 정치권의 대립으로 인한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측은 연방정부의 셧다운으로 박물관이 임시 휴관에 들어갔으며, 공식적인 재개관 이후에야 전시를 시작할 수 있다는 입장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공식적으로 전달해왔다. 이에 따라 전시 개막을 축하하기 위해 11월 6일로 예정되었던 개막 프리뷰 행사 역시 갑작스럽게 연기되면서,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세기의 기증품 해외 나들이는 시작부터 삐걱거리게 되었다.

 

이번 전시는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이 국가에 기증한 수만 점의 문화유산과 미술품 중 정수를 엄선하여 처음으로 해외 관객에게 선보이는 자리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달랐다. ‘한국의 보물: 수집하고, 아끼고, 공유하다’라는 주제 아래, 국보급 문화재를 포함한 기증품 200여 점이 워싱턴 D.C.의 심장부에서 한국 문화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알릴 예정이었다. 2021년부터 양국 박물관 간의 긴밀한 논의가 시작되었고, 2023년에는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이 한국실 지원사업 협약을 체결하며 전시 준비에 박차를 가해왔다. 수년간의 노력과 준비가 결실을 보는 역사적인 순간을 앞두고, 외부의 정치적 변수로 인해 모든 일정이 불투명한 안갯속에 빠지게 된 것이다.

 


현재 현지에서는 모든 전시 준비가 완료되었음에도 문을 열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속 큐레이터들은 이미 미국 현지로 건너가 모든 유물의 안전한 이동과 배치를 마쳤으며, 전시 공간 구성과 설치 작업 또한 대부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측에서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관람객을 맞이할 일만 남겨두었지만, 세계 최대 규모의 박물관 재단인 스미스소니언 산하의 모든 박물관이 문을 닫으면서 속수무책으로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게 되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셧다운과 상관없이 진행할 것이라고는 했지만, 관장 뜻대로 할 수 없는 것 아니겠나”라고 언급한 대목은, 문화 교류에 대한 열의만으로는 넘을 수 없는 현실의 벽을 실감하게 한다.

 

단순한 일정 지연을 넘어, 이번 사태가 향후 예정된 순회 전시 전체에 연쇄적인 파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워싱턴 전시는 내년 2월 1일까지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이후 시카고박물관과 영국박물관 등에서의 순회 전시가 이미 계획되어 있어 일정을 무한정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만약 셧다운 사태가 길어질 경우, 워싱턴 전시 기간이 대폭 축소되는 것은 불가피하며, 이는 ‘이건희 컬렉션’을 손꼽아 기다려온 현지 관람객들에게 큰 아쉬움을 남길 수밖에 없다. 한국 문화의 정수를 세계에 알리려던 야심 찬 계획이 시작부터 암초를 만나면서, 향후 순회 전시 일정의 전면적인 재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1박 2일에 00만원, 그런데도 완판?…요즘 부자들만 간다는 '안동 여행'

흥원과 손잡고 야심 차게 선보인 'K-미식 전통주 벨트 팝업열차'가 지난 29일 운행을 끝으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지난 9월 처음 운행을 시작한 이 열차는 안동의 전통주와 지역 관광자원을 결합한 독특한 콘셉트로 입소문을 타며, 출시하는 족족 모든 좌석이 조기 마감되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냈다.'K-미식 전통주 벨트 팝업열차'의 성공 비결은 단순히 기차를 타고 관광지로 이동하는 기존의 여행 방식에서 벗어나, 기차 안에서부터 미식 경험이 시작되는 '체험형 콘텐츠'를 접목한 데 있다. 여행객들은 달리는 열차 안에서부터 안동의 명물인 전통주를 시음하며 여행의 설렘을 더했다. 안동에 도착한 뒤에는 지역 양조장을 중심으로 짜인 총 6개의 특색 있는 체험 코스를 선택해 즐길 수 있었다. 이는 여행객들에게 기존 관광열차와는 차별화된 '다이닝형 프로그램'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고, 뜨거운 호응은 자연스럽게 추가 운행 요청으로 이어졌다. 이에 코레일관광개발은 지난 11월 29일, 단일 회차를 추가로 편성했으나 이마저도 판매 시작 단 하루 만에 모든 코스의 예약이 마감되며 전통주를 기반으로 한 미식 관광의 높은 잠재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이러한 성공은 당일치기 상품에만 그치지 않았다. 지난 10월 정식으로 출시한 프리미엄 1박 2일 미식 여행상품 '안동 더 다이닝' 역시 전 회차가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안동 더 다이닝'은 지역의 전통주와 음식, 그리고 문화를 깊이 있게 체험하는 체류형 고급 여행상품으로 기획되었으며, 참가한 여행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는 'K-미식'이라는 테마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높은 가격대의 프리미엄 상품으로도 충분한 시장성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한 의미 있는 결과다.코레일관광개발 측은 "전통주라는 고유의 스토리를 지역 관광지와 유기적으로 연계한 구성이 소비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지역의 미식과 문화 자원을 직접 만지고 맛보는 체험형 상품으로 확장한 점이 침체된 지역 관광에 활력을 불어넣는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우현 코레일관광개발 대표이사 직무대행 역시 "이번 팝업열차의 성공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K-미식 관광 확산에 기여한 의미 있는 성과"라며, 앞으로도 지역과 상생하는 고품격 관광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번 성공 사례가 안동을 시작으로 전국의 K-미식벨트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