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스트

문화포스트

사라지기 전에 붙잡았다…'최초'라는 이름으로 역사에 남은 10가지 보물들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결정적 순간들을 담은 유물 10건이 사상 최초의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되며 미래의 국가유산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국가유산청은 지난해 9월 시행된 '근현대문화유산법'에 따라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첫 예비문화유산 목록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제작·형성된 지 50년이 지나지 않아 등록문화유산이 될 수 없는 근현대 유물 중 보존 가치가 높은 것들을 선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도입되었다. 50년이라는 시간의 문턱을 넘지 못해 훼손되거나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우리 주변의 소중한 이야기들이 이제 국가의 관리 아래 체계적으로 보존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이번에 선정된 10건의 유물들은 정치, 사회, 문화,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궤적과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이번 목록에는 한국 민주주의와 평화의 역사를 상징하는 유물들이 대거 포함되어 눈길을 끈다. 대표적으로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메달 및 증서'는 한국인 최초의 노벨상 수상이라는 영예를 넘어,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한반도 평화를 향한 고인의 헌신을 증명하는 역사적 증표다. 또한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기폭제가 되었던 '이한열 최루탄 피격 유품'은 군부독재에 맞서 싸웠던 치열했던 시대정신과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을 담은 상징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남북 화합의 물꼬를 텄던 순간도 유물로 남았다. 1991년 최초의 남북 단일팀이 사용했던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기념물'은 한반도기가 새겨진 삼각기와 선수들의 서명이 담긴 탁구채를 통해 분단 속에서도 스포츠를 통해 하나가 되었던 감동의 순간을 생생하게 증언한다.

 


개인의 삶과 시대의 변화를 보여주는 유물들 역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무소유'의 삶을 실천한 '법정스님 빠삐용 의자'는 스님이 땔감을 이용해 직접 만들어 수행하며 스스로를 성찰했던 도구로, 그의 철학과 가치관을 상징한다. 오스트리아 출신 간호사들이 한센병 환자를 위해 평생을 헌신했던 흔적이 담긴 '소록도 마리안느와 마가렛 치료 및 간병도구'는 국경을 초월한 숭고한 인류애를 보여준다. 그런가 하면 광복 이후 최초의 하계올림픽 금메달인 '양정모 레슬링 선수 금메달'과 한국 산악사의 새 시대를 연 '77 에베레스트 등반 자료', 그리고 평화와 화합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알린 '88 서울올림픽 굴렁쇠'는 불굴의 도전 정신으로 세계 무대에 우뚝 선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주는 자랑스러운 기록이다.

 

사라져가는 산업과 생활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유물도 이름을 올렸다. 1980년대 의성 지역의 산업을 이끌었던 '의성 자동 성냥 제조기'는 국내에 유일하게 완전한 형태로 남은 기계로, 지역 주민과 기업이 합작하여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이처럼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10건의 유물들은 단순한 옛 물건이 아니라, 시대를 관통하며 우리와 함께 울고 웃었던 역사의 생생한 증인이다. 국가유산청은 관보 고시를 거쳐 이들을 최종 선정하고, 앞으로도 50년이 가까워지는 유물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하는 등 근현대사의 기억을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전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1박 2일에 00만원, 그런데도 완판?…요즘 부자들만 간다는 '안동 여행'

흥원과 손잡고 야심 차게 선보인 'K-미식 전통주 벨트 팝업열차'가 지난 29일 운행을 끝으로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지난 9월 처음 운행을 시작한 이 열차는 안동의 전통주와 지역 관광자원을 결합한 독특한 콘셉트로 입소문을 타며, 출시하는 족족 모든 좌석이 조기 마감되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냈다.'K-미식 전통주 벨트 팝업열차'의 성공 비결은 단순히 기차를 타고 관광지로 이동하는 기존의 여행 방식에서 벗어나, 기차 안에서부터 미식 경험이 시작되는 '체험형 콘텐츠'를 접목한 데 있다. 여행객들은 달리는 열차 안에서부터 안동의 명물인 전통주를 시음하며 여행의 설렘을 더했다. 안동에 도착한 뒤에는 지역 양조장을 중심으로 짜인 총 6개의 특색 있는 체험 코스를 선택해 즐길 수 있었다. 이는 여행객들에게 기존 관광열차와는 차별화된 '다이닝형 프로그램'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고, 뜨거운 호응은 자연스럽게 추가 운행 요청으로 이어졌다. 이에 코레일관광개발은 지난 11월 29일, 단일 회차를 추가로 편성했으나 이마저도 판매 시작 단 하루 만에 모든 코스의 예약이 마감되며 전통주를 기반으로 한 미식 관광의 높은 잠재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이러한 성공은 당일치기 상품에만 그치지 않았다. 지난 10월 정식으로 출시한 프리미엄 1박 2일 미식 여행상품 '안동 더 다이닝' 역시 전 회차가 매진되는 기염을 토했다. '안동 더 다이닝'은 지역의 전통주와 음식, 그리고 문화를 깊이 있게 체험하는 체류형 고급 여행상품으로 기획되었으며, 참가한 여행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는 'K-미식'이라는 테마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높은 가격대의 프리미엄 상품으로도 충분한 시장성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한 의미 있는 결과다.코레일관광개발 측은 "전통주라는 고유의 스토리를 지역 관광지와 유기적으로 연계한 구성이 소비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지역의 미식과 문화 자원을 직접 만지고 맛보는 체험형 상품으로 확장한 점이 침체된 지역 관광에 활력을 불어넣는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우현 코레일관광개발 대표이사 직무대행 역시 "이번 팝업열차의 성공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K-미식 관광 확산에 기여한 의미 있는 성과"라며, 앞으로도 지역과 상생하는 고품격 관광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이번 성공 사례가 안동을 시작으로 전국의 K-미식벨트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