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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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크루즈 종신권 구매! '바다 위 연금'으로 사는 법

 미국 캘리포니아 출신의 70대 여성 샤론 레인(77)이 은퇴 후 삶의 새로운 장을 열며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녀는 평생 모은 저축액으로 15년 장기 거주용 크루즈 선실을 구매, 현재 '빌라 비 오디세이'호에서 세계 일주를 즐기고 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레인은 작년 말 선실을 구매한 이후 꿈에 그리던 바다 위 생활을 만끽하고 있으며, "드디어 오랫동안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게 됐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레인의 선택은 단순한 여행이 아닌, 삶의 방식을 통째로 바꾼 혁신적인 결정이다. '빌라 비 오디세이'호는 지난해 9월 말 첫 출항을 시작한 장기 항해 전문 크루즈선으로, 30년 된 선박을 개조하여 약 450개의 객실을 운영 중이다. 이 크루즈의 매력은 단순히 이동 수단을 넘어선 '움직이는 집'이라는 점에 있다.

 

선실 가격은 전망이 제한된 객실이 12만 9000달러(약 1억 7600만원)부터 시작하며, 월 생활비로 2인실은 1인당 2000달러(약 271만원), 1인실은 3000달러(약 406만원)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외부 전망이 보이는 객실은 16만 9000달러부터 시작한다. 이 비용에는 하루 세 끼 식사와 저녁 식사 시 주류, 와이파이, 진료비, 24시간 룸서비스, 객실 청소, 격주 세탁 서비스 등 다양한 편의가 포함되어 있다. 레인은 이 점을 강조하며 "더 이상 빨래를 할 필요도 없고, 장을 볼 일도 없다"며, 심지어 "선상에서 생활하는 것이 캘리포니아 집에서 생활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밝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는 은퇴 후 고정 지출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도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셈이다.

 

오디세이호는 각 항구에 며칠씩 정박하며 승객들에게 기항지 관광의 기회를 제공한다. 추가 요금을 내면 다양한 육상 투어를 즐길 수 있어, 세계 각국의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레인이 머무는 선실은 배의 앞쪽에 위치해 파도의 움직임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고 한다. 그녀는 선실에서는 잠만 자고 대부분의 시간을 갑판에서 보낸다고 전했다. "선박 갑판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 날씨가 좋든, 좋지 않든 늘 갑판에 있다"는 그녀의 말에서 바다 위 삶에 대한 깊은 만족감을 엿볼 수 있다. 갑판에서는 다른 승객들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책을 읽거나, 시원한 바닷바람을 쐴 수 있어 삶의 여유와 활력을 동시에 얻고 있다고 한다.

 


오디세이호 승객 구성은 흥미롭다. 전체 탑승객 중 약 55%가 홀로 여행하는 이들이며, 이들 대부분은 미국과 캐나다 출신이다. 샤론 레인은 이러한 승객들의 공통점으로 "원래 여행을 좋아했던 사람들"이라는 점을 꼽으며, "비슷한 성향을 가진 이들과 함께하니 더욱 편안하다"고 언급했다. 이는 은퇴 후 삶에서 공동체 생활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과 소속감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들에게 크루즈 생활이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같은 취미와 가치관을 공유하는 사람들과의 교류는 고독감을 해소하고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레인의 최종 목표는 '단순한 인생'이다. 그녀는 "15년이 지나면 집을 구할 수도 있지만 앞으로 15년간은 바다에서 생활하며 꿈꿔왔던 삶을 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는 물질적인 풍요보다는 정신적인 만족과 자유를 추구하는 현대인의 가치관 변화를 반영하는 동시에, 은퇴 후 삶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샤론 레인의 이야기는 은퇴 후 삶을 어떻게 설계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많은 이들에게 신선한 영감과 용기를 불어넣고 있다. 그녀의 15년 크루즈 생활은 단순한 개인의 선택을 넘어, 고정된 삶의 터전을 벗어나 유동적이고 모험적인 삶을 꿈꾸는 이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수만리 습지, 파괴 딛고 생태 보고로 부활

과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시킨다. 이곳은 병자호란 당시 의병을 일으켰던 백천 류함의 충절이 깃든 장소로, 탐방객들은 정자에 올라 호수를 바라보며 난세 속에서 선비가 지켰던 대의를 되새긴다. 류함이 남긴 격문 속에는 나라를 구하고자 했던 절박한 심경과 호남의 의로운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단순한 풍경 이상의 무게감을 전달한다.발걸음을 옮겨 도착한 무돌길 11길의 큰재는 과거와 현재의 삶이 교차하는 길목이다. 무등산 자락 깊은 곳에 위치한 이 고개는 예부터 산촌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광주와 화순을 오가던 소중한 통로였다. 해발 고도가 높은 탓에 겨울철이면 접근이 어려웠던 험로였으나, 오늘날에는 무등산 남사면의 웅장한 능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조망점으로 변모했다. 고개 마루에서 내려다보이는 수만리 일대의 비경은 '한국의 알프스'라는 별칭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이국적이면서도 평화로운 정취를 자아낸다.큰재 아래 펼쳐진 수만리 생태공원은 인간의 손길로 빚어낸 자연의 휴식처다. 편백나무 숲과 습지원이 조화롭게 배치된 이곳은 맨발 걷기 길과 데크 산책로가 잘 갖춰져 있어 숲이 주는 치유의 힘을 온몸으로 느끼기에 충분하다. 특히 빽빽하게 들어선 편백나무 군락은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숲 터널을 형성하며 탐방객들에게 여유를 선사한다. 마을 주민들의 생활로였던 이 길은 이제 도시민들의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생태 관광의 핵심 기지로 자리매김했다.해발 409m에 위치한 중지마을은 무등산의 품에 가장 깊숙이 안긴 마을 중 하나다. 18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이 마을은 외지인 없이 고향을 지키는 주민들이 다랑이논을 일구며 살아온 삶의 터전이다. 마을 정자에서 만난 주민들은 과거 산비탈을 깎아 벼농사를 짓던 고단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길손을 반긴다. 장불재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덕분에 중지마을은 예나 지금이나 무등산을 오가는 사람들의 쉼터이자 역사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중지마을을 지나 너와나목장 방향으로 향하면 자연의 놀라운 회복력을 목격하게 된다. 과거 흑염소 방목으로 인해 황폐해졌던 산비탈은 국립공원공단의 끈질긴 복원 노력 끝에 다시 생명의 습지로 거듭났다. 2022년부터 시작된 지형 복원과 자생식물 식재 사업은 훼손된 식생을 되살렸고, 이제는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건강한 생태계의 보고가 되었다. 다랑이논의 흔적을 간직한 채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습지는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육장이다.초여름 햇살을 머금은 숲길은 완만한 내리막을 지나 용연마을 정자에서 그 여정을 마무리한다. 활엽수 잎사귀 사이로 불어오는 산바람은 환산정에서 시작해 큰재를 넘어온 탐방객들의 땀방울을 씻어준다. 역사 속 선비의 절개와 험준한 고개를 넘던 민초들의 삶, 그리고 파괴된 자연을 되살려낸 현대의 노력이 무돌길이라는 하나의 선 위에 촘촘히 엮여 있다. 길 위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은 채 다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마친 용연마을의 고즈넉한 풍경 속으로 잦아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