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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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이 백자로, 가구로?… 세종대왕도 놀랄 21세기 한글의 '대변신' 현장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정신이 21세기 현대 예술과 만나 눈부신 조화를 이룬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한글박물관은 2027년 제1회 한글 비엔날레의 서막을 여는 '2025 한글 국제 프레 비엔날레'와 연계하여, 오는 10월 12일까지 세종시 박연문화관에서 특별 기획전 '오늘의 한글, 세종의 한글'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한글문화도시 세종에서 한글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가치를 한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전시는 총 2부로 구성되어 한글의 원형과 동시대적 쓰임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1부 '오늘의 한글: 날로 씀에 편안케'에서는 그래픽, 가구, 공예 등 다양한 분야의 현대 작가들이 한글을 예술적 매체로 재해석한 작품 111점을 선보인다. 한글 모음의 천지인(ㆍ, ㅡ, ㅣ) 철학을 백자 예술로 승화시킨 천종업 작가의 작품부터, 조선 목가구의 장석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하지훈 작가의 가구까지. 문자를 넘어 무한한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 되는 한글의 조형미와 실험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2부 '세종의 한글: 새로 스물여덟 자를 만드니'는 한글의 탄생과 그 원형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국보급 유물인 훈민정음해례본과 언해본을 비롯해, 인사동에서 출토된 15세기 한글 금속활자 112점과 이를 담고 있던 항아리가 함께 공개된다는 점이다. 창제 원리가 담긴 훈민정음해례본의 핵심 내용을 인포그래픽 영상으로 쉽게 풀어내고, 실제 활자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헌까지 함께 전시해 세종 시대의 한글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구성했다.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전문 양성 과정을 수료한 세종시민들이 직접 '한글 도슨트'로 나서 전시 해설을 진행하며, 주중과 휴일에 정기적으로 운영된다. 또한, 오는 13일과 27일에는 도슨트와 함께 버스를 타고 관내 전시관을 순회하는 특별 투어 프로그램도 선착순 사전 접수로 진행될 예정이다.

 

강정원 국립한글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한글의 원형과 현대적 쓰임을 함께 살펴보는 특별한 기회"라며, "한글문화도시 세종에서 열리는 첫 한글 국제 비엔날레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만리 습지, 파괴 딛고 생태 보고로 부활

과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시킨다. 이곳은 병자호란 당시 의병을 일으켰던 백천 류함의 충절이 깃든 장소로, 탐방객들은 정자에 올라 호수를 바라보며 난세 속에서 선비가 지켰던 대의를 되새긴다. 류함이 남긴 격문 속에는 나라를 구하고자 했던 절박한 심경과 호남의 의로운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단순한 풍경 이상의 무게감을 전달한다.발걸음을 옮겨 도착한 무돌길 11길의 큰재는 과거와 현재의 삶이 교차하는 길목이다. 무등산 자락 깊은 곳에 위치한 이 고개는 예부터 산촌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광주와 화순을 오가던 소중한 통로였다. 해발 고도가 높은 탓에 겨울철이면 접근이 어려웠던 험로였으나, 오늘날에는 무등산 남사면의 웅장한 능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조망점으로 변모했다. 고개 마루에서 내려다보이는 수만리 일대의 비경은 '한국의 알프스'라는 별칭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이국적이면서도 평화로운 정취를 자아낸다.큰재 아래 펼쳐진 수만리 생태공원은 인간의 손길로 빚어낸 자연의 휴식처다. 편백나무 숲과 습지원이 조화롭게 배치된 이곳은 맨발 걷기 길과 데크 산책로가 잘 갖춰져 있어 숲이 주는 치유의 힘을 온몸으로 느끼기에 충분하다. 특히 빽빽하게 들어선 편백나무 군락은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숲 터널을 형성하며 탐방객들에게 여유를 선사한다. 마을 주민들의 생활로였던 이 길은 이제 도시민들의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생태 관광의 핵심 기지로 자리매김했다.해발 409m에 위치한 중지마을은 무등산의 품에 가장 깊숙이 안긴 마을 중 하나다. 18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이 마을은 외지인 없이 고향을 지키는 주민들이 다랑이논을 일구며 살아온 삶의 터전이다. 마을 정자에서 만난 주민들은 과거 산비탈을 깎아 벼농사를 짓던 고단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길손을 반긴다. 장불재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덕분에 중지마을은 예나 지금이나 무등산을 오가는 사람들의 쉼터이자 역사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중지마을을 지나 너와나목장 방향으로 향하면 자연의 놀라운 회복력을 목격하게 된다. 과거 흑염소 방목으로 인해 황폐해졌던 산비탈은 국립공원공단의 끈질긴 복원 노력 끝에 다시 생명의 습지로 거듭났다. 2022년부터 시작된 지형 복원과 자생식물 식재 사업은 훼손된 식생을 되살렸고, 이제는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건강한 생태계의 보고가 되었다. 다랑이논의 흔적을 간직한 채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습지는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육장이다.초여름 햇살을 머금은 숲길은 완만한 내리막을 지나 용연마을 정자에서 그 여정을 마무리한다. 활엽수 잎사귀 사이로 불어오는 산바람은 환산정에서 시작해 큰재를 넘어온 탐방객들의 땀방울을 씻어준다. 역사 속 선비의 절개와 험준한 고개를 넘던 민초들의 삶, 그리고 파괴된 자연을 되살려낸 현대의 노력이 무돌길이라는 하나의 선 위에 촘촘히 엮여 있다. 길 위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은 채 다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마친 용연마을의 고즈넉한 풍경 속으로 잦아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