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post

정치post

우라늄 농축·재처리 '지지' 얻어냈다…'핵주권' 향한 첫발 뗐나

 100일 넘게 이어져 온 한국과 미국 간의 팽팽한 관세·안보 협상이 마침내 타결됐다. 대통령실과 백악관은 14일, 두 차례의 정상회담과 실무 협상을 통해 도출된 합의 사항을 담은 '공동 설명자료(조인트 팩트시트)'를 동시에 발표하며 길었던 협상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팩트시트는 단순한 선언을 넘어,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 합의를 문서 형태로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무게감을 더한다. 자료에는 한국의 대규모 대미 투자와 상호 관세율 조정 등 경제 현안부터 원자력 잠수함 건조 승인과 같은 민감한 안보 이슈까지 양국의 핵심 이익이 걸린 사안들이 총망라되었다.

 

경제 분야 합의의 핵심은 한국의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와 이에 따른 관세 조정이다. 한국은 조선 협력에 1500억 달러, 에너지·반도체·AI 등 미래 산업 분야에 20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 대신 현재 25%의 높은 관세율이 적용되고 있는 한국산 자동차와 부품 관세율을 15%로 인하받는 성과를 얻어냈다. 이는 사실상 지난 8월부터 적용 중이던 상호관세율 15% 체제로 복귀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달 1일부터 소급 적용될 전망이라 국내 자동차 업계는 한숨 돌리게 됐다. 특히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향후 미국의 관세 협상 결과에 따라 경쟁국인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보장받는 '최혜국 대우'에 가까운 조항을 확보하며 미래의 불확실성을 크게 줄였다.

 


안보 분야에서는 그야말로 파격적인 합의들이 도출되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미국이 한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핵잠) 건조를 공식 승인하고, 연료 조달 방안까지 긴밀히 협력하기로 한 대목이다. 이는 한국의 군사적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대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또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해 평화적 목적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로 나아갈 수 있는 절차를 미국이 지지한다는 합의를 끌어내 '핵 주권' 확대를 향한 오랜 숙원의 첫발을 떼게 됐다. 물론 여기에는 한국의 국방비 지출을 GDP 대비 3.5%로 증액하고, 2030년까지 25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군사 장비를 구매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지만, 동맹 관계의 현대화라는 큰 틀에서 이루어진 합의로 분석된다.

 

이번 팩트시트는 양국의 이해관계를 넘어 동북아 정세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한 포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하고 2018년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 이행을 위해 협력하기로 한 점, 그리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독려한다"는 문구를 명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한미동맹이 단순한 군사 동맹을 넘어 역내 안정과 평화에 공동으로 기여하는 포괄적 동맹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결국 이번 협상은 한국이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는 대신, 주력 산업의 관세 부담을 덜고 안보 분야에서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자율성과 역량을 확보하는 '빅딜'의 성격을 띠고 있다.

 

"딸기 뷔페 한 번에 30만 원?"… 역대급 가격 인상에 '헉'

름이 깊어지고 있다. 주요 호텔들이 일제히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이제 딸기 뷔페는 '큰맘 먹고' 즐겨야 하는 특별한 경험이 되어버렸다. 특히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성인 1인 가격을 지난해 10만 5천 원에서 13만 5천 원으로 무려 28.6%나 인상하며 가장 높은 인상률을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물가 상승을 넘어선, 호텔가의 고급화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롯데호텔 서울 페닌슐라 역시 11.1% 인상된 15만 원의 가격표를 내걸었고, 서울드래곤시티 인스타일도 11만 원으로 가격을 올리며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이러한 가격 인상의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호텔 업계는 원재료 및 운영 비용 상승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특히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해 수입 디저트 재료의 수급 비용이 증가했고, 인건비 부담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단순히 비용 증가만으로 이번 가격 인상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호텔 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차별화를 꾀하려는 프리미엄 전략 역시 가격 인상을 부추기는 중요한 요인이다. 희귀 품종의 딸기를 공수해오거나, 유명 쇼콜라티에와의 협업을 통해 독점적인 메뉴를 선보이는 등, '더 비싸고, 더 특별하게'를 외치는 호텔가의 경쟁은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소비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는 "1년에 한 번뿐인 사치"라며 기꺼이 지갑을 열지만, 대다수는 "해도 너무한다"는 불만을 토로한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족 단위 고객들에게는 더욱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반얀트리 호텔의 경우 어린이 요금을 14.2% 인상한 8만 원으로 책정했고, 롯데호텔 서울 페닌슐라 역시 6만 5천 원에서 8만 원으로 어린이 요금을 조정했다. 성인 2인에 어린이 1인 가족이 딸기 뷔페를 즐기기 위해서는 30만 원이 훌쩍 넘는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그 돈이면 차라리 다른 것을 하겠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SNS에서는 '딸기 뷔페 대신 즐길 수 있는 가성비 디저트 맛집' 리스트가 공유되는 등, 소비자들은 나름의 대안을 찾아 나서고 있다.결국 호텔 딸기 뷔페는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가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예약이 어렵다는 점에서, 호텔가의 프리미엄 전략은 일단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이 장기적으로도 유효할지는 미지수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은 점점 얇아지고 있다. 지금과 같은 고가 정책이 계속된다면, '대중적인 겨울철 별미'였던 딸기 뷔페는 소수만을 위한 사치품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올해 딸기 뷔페 시즌은 대부분 12월 말부터 내년 3월까지 이어진다. 과연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호텔 딸기 뷔페의 높은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