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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퇴짜' 맞았는데 또?…민주당, '권리당원 100%' 공천안 재추진 논란

 더불어민주당이 내후년 지방선거 공천 규칙 개정안을 두고 고심 끝에 새로운 절충안을 내놨다. 민주당 지방선거기획단은 8일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기초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를 선출할 때 시도당 의결기관 구성원인 상무위원 투표와 권리당원 투표를 각각 50%씩 반영하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당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특정 그룹에 쏠림 없이 후보를 선출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결정은 앞서 당 지도부가 추진했던 공천 개혁안이 당내에서 제동이 걸린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당초 민주당은 기초 및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 선출 과정에서 권리당원의 투표를 100% 반영하는 파격적인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을 시도했다. 당원의 직접 참여를 대폭 확대해 공천의 민주성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이 안은 최종 관문인 중앙위원회 투표에서 부결되는 예상 밖의 결과에 부딪혔다. 당내에서는 권리당원 100% 반영안이 자칫 '팬덤 정치'를 심화시키고, 지역 사정을 잘 아는 원로 및 핵심 당직자들의 의견이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이에 지방선거기획단은 한발 물러서 기초의원 비례대표 선출 방식에 대해서는 상무위원 투표 50%를 반영하는 수정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광역의원 비례대표 선출에 있어서는 기존의 '권리당원 투표 100%' 방안을 재차 추진하기로 결정하며 당원 직접 민주주의 강화라는 원칙을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광역 비례대표 예비후보가 5인 이상일 경우, 최고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권리당원 100% 투표로 예비경선을 치르는 방안 역시 중앙위에서 한 차례 부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결정에 따라 그대로 다시 추진할 방침이어서 향후 당내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지방선거기획단은 이날 결정된 내용을 오는 9일 최고위원회에 보고하고, 이후 당무위원회와 중앙위원회를 순차적으로 거쳐 개정안에 대한 최종 논의와 확정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다만, 이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현재의 안은 어디까지나 지방선거기획단의 결론일 뿐"이라고 선을 그으며, "당 최고위원회 보고와 이후 논의 과정에서 세부적인 내용은 얼마든지 변동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한번 부결됐던 안건을 재추진하는 만큼, 당내 다양한 그룹 간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최종안 확정의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하 추위에도 200미터 줄 선다…지금 경주에 대체 무슨 일이?

이 있다. 당초 지난 12월 14일까지 예정되었던 전시는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내년 2월 22일까지 연장 운영에 들어갔을 정도다. APEC 행사가 끝난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주말 오전 박물관 앞은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200미터가 넘는 긴 대기 줄로 장사진을 이룬다. 온라인 예약분이 일찌감치 마감된 탓에 현장 티켓을 구하려는 이들이다. 아이의 손을 잡고 온 가족 단위 관람객부터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은 어묵 국물로 몸을 녹이며 몇 시간의 기다림도 마다하지 않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이번 전시가 이토록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이유는 신라 금관이 세상에 처음 알려진 지 104년 만에, 현존하는 6점의 금관 전체가 사상 최초로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교동금관부터 서봉총, 금관총, 금령총, 황남대총, 천마총 금관까지, 각기 다른 사연을 품은 여섯 개의 금관이 한 공간에서 황금빛 향연을 펼친다. 전시장 내부는 오직 금관의 찬란한 빛만이 돋보이도록 온통 검은색으로 꾸며졌으며, 관람객들은 약 1500년 전 신라 마립간의 절대적인 권력과 위엄, 그리고 당대 최고의 예술성을 눈앞에서 마주하며 감탄을 금치 못한다. 특히 각 금관의 사슴뿔 장식, 나뭇가지 모양 세움 장식, 곱은옥과 수많은 달개 장식 등을 확대해 비교 관찰할 수 있는 비디오 자료는, 장인의 혼이 담긴 수작업의 위대함을 생생하게 느끼게 하며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금관전의 폭발적인 인기는 국립경주박물관 전체에 대한 재발견으로 이어지고 있다. 몇 시간씩 남는 대기 시간 동안 관람객들은 자연스럽게 신라역사관과 미술관 등 상설 전시관으로 발길을 옮기며 박물관 구석구석을 탐방한다. 특히 '신라(新羅)'라는 국호가 '덕업을 날로 새롭게 하여 사방을 아우른다(德業日新 網羅四方)'는 뜻에서 유래했다는 설명은 찬란했던 고대 국가의 정체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투박하지만 실용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선사시대 토기부터, 넉넉한 미소로 '신라의 미소'라 불리는 얼굴 무늬 수막새, 정교한 갑옷 문양이 감탄을 자아내는 기마인물형토기까지, 오래된 것들이 품은 가치와 아름다움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또한 최근 한미, 한중 정상회담이 열렸던 장소가 일반에 공개되면서, 역사적인 공간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이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금관전에서 시작된 열기는 박물관 담장을 넘어 경주 시내 전역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관람객들은 첨성대와 깊은 갈색으로 물든 계림 숲길을 거닐고, 반월성 해자를 따라 고즈넉한 풍경을 즐기며 신라의 정취에 흠뻑 빠져든다. 나아가 한국화의 거장 박대성 화백의 작품이 기증되어 건립된 '솔거미술관' 역시 필수 코스로 떠올랐다. 미술관 통창이 그대로 액자가 되어 바깥의 연못과 자연 경관을 한 폭의 그림처럼 담아내는 포토존은 SNS에서 이미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APEC 행사를 계기로 촉발된 경주에 대한 관심은, 수도권 등 원거리 방문객들을 끌어들이고 세대를 불문하고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자랑스러워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며 도시 전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