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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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마저 "심각하다"…사면초가 김병기, 버틸 수 있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부터 같은 당 김병기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라는 무거운 시험대에 올랐다. 각종 특혜 및 갑질 의혹에 휩싸인 김 원내대표의 거취 표명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정 대표는 "원내대표란 자리는 실로 막중한 자리"라고 전제한 뒤 "저도 이 사태에 대해서 매우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답하며 당내에 흐르는 심상치 않은 기류를 내비쳤다. 그는 이어 "당대표로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하여 국민 여러분들께 정말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며 공식적으로 고개를 숙여 사과했지만, 김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정 대표는 김 원내대표가 당원과 국회의원들이 직접 뽑은 선출직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본인도 아마 고심이 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해, 당 지도부가 직접 경질하기보다는 본인의 결단을 압박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했다. 그는 전날 김 원내대표와 직접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김 원내대표가 "국민과 당원들께 송구하다"는 취지의 사과와 함께 "며칠 후 본인 입장을 정리해서 발표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결국 정 대표는 "저는 그때까지 지켜보겠다"며 공을 김 원내대표에게 넘겼고, 당 지도부 역시 "굉장히 중하게 보고 있다"면서도 민심의 흐름을 살피며 입장 발표의 내용과 수위를 정하지 않겠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하지만 당내외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당내에서는 박용진 전 의원이 "논란에 휩싸인 것 자체가 부덕의 소치"라며, 의혹 제보자로 추정되는 전직 보좌진들의 대화 내용을 공개하며 반박에 나선 김 원내대표의 대응 방식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해명보다는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하는 게 맞았다"며 책임 있는 사과가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원내대표직은 물론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하는 등 공세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특히 대한항공 합병 이슈를 다루는 상임위 활동 중 관련 편익을 제공받았다는 의혹은 이해충돌과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크다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됐다.

 

결국 김병기 원내대표는 사면초가에 놓인 형국이다. 당 대표는 '심각하다'며 공개적으로 사과했고, 당 지도부는 민심을 살피겠다며 한발 물러서 있으며, 당내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여기에 야당은 총공세를 펼치며 그의 도덕성을 문제 삼고 있다. 전 보좌진들의 대화방을 공개한 대응이 '자신의 부덕의 소치로 빚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잘못됐다'는 비판에 직면하면서, 그가 내놓을 '정리된 입장'에 모든 시선이 쏠리고 있다. 본인의 억울함 호소와 국민적 눈높이 사이에서, 그가 어떤 결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민주당 지도부는 출범과 동시에 거대한 후폭풍에 휩싸일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지갑 닫는 한국인들, '이 나라'는 더 이상 가지 않는 이유

우선순위가 해외로 쏠리면서 국내 여행 시장의 수요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기대를 모았던 해외여행 역시 계획률이 하락하는 등 녹록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올 4분기는 물론 내년 1분기 여행 시장 전망까지 어둡게 하는 신호로, 꽁꽁 얼어붙은 소비 심리가 여행 산업 전반을 위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국내 여행 시장의 위축은 구체적인 수치로 더욱 명확하게 확인된다. 11월 국내 숙박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응답은 61.5%로, 이는 지난 1년 내 가장 낮은 수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지난 1년 동안 이 계획률이 단 한 번도 전년 같은 달의 수치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점으로,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구조적인 수요 위축이 지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한 회복지수(TCI) 역시 여행 경험률(90)과 계획률(86) 모두 기준점인 100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행객들이 비용을 아끼려는 의지가 해외보다 국내 여행에서 더 강하게 나타나는 현상은, 한정된 예산을 해외여행에 집중하려는 경향이 국내 여행 시장의 침체를 가속하는 핵심 원인임을 방증한다.상대적으로 나을 것으로 기대됐던 해외여행 시장 역시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해외여행 경험률은 35% 수준에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향후 시장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계획 보유율은 44.6%로 전년 동월 대비 1.7%p 하락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여행 패턴의 극적인 변화다. 평균 여행 기간은 코로나 이전에 비해 오히려 줄어든 반면(TCI 93), 1인당 총경비(TCI 122)와 일평균 비용(TCI 130)은 매우 큰 폭으로 급증했다. 이는 높은 현지 물가와 환율 부담 속에서 여행객들이 어쩔 수 없이 '짧고 굵게' 다녀오는 고비용 여행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시장의 양적인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이러한 상황 속에서 여행객들의 행선지 선택에도 뚜렷한 변화가 감지된다. 전체 해외여행의 80%를 차지하는 아시아 지역 내에서도, 전통적인 인기 여행지였던 일본의 비중이 줄고 중국으로의 관심이 이동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또한, 최근 범죄 이슈가 불거진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나 물가 부담이 극심한 미국으로의 여행 계획은 감소하고, 상대적으로 가까운 동아시아 지역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국내든 해외든, 고물가 시대에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여행 자체를 줄이거나, 가더라도 비용 효율을 극단적으로 따지는 '계산적 여행' 패턴이 당분간 대세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