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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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큰 별이 졌다” 이해찬 별세..장례는 기관·사회장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의 산증인이자 현대 정치사의 거목으로 불리는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타국 땅에서 갑작스럽게 생을 마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전 국민적인 애도 물결이 일고 있다. 민주평통은 베트남 출장 중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장례를 오는 27일부터 31일까지 5일간 기관·사회장으로 치르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장례는 고인이 평생을 몸담았던 민주당과 현재 소속된 민주평통이 공동으로 주관하며 대한민국 정치사에 남긴 고인의 거대한 발자취를 기리는 예우를 다할 예정이다.

 

사회장은 국가와 사회에 지대한 공적을 남긴 인사가 서거했을 때 각계 대표들이 자발적으로 뜻을 모아 장의위원회를 구성해 집행하는 권위 있는 의식이다. 민주평통 측은 고인의 유족을 비롯해 정부 및 각 정당과의 긴밀한 협의를 거쳤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에 헌신한 고인의 생전 업적을 고려해 기관장과 사회장을 겸하는 격식 있는 절차를 확정했다고 전했다. 베트남 현지에서 수습된 고인의 시신은 2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고국 땅을 밟았으며 곧바로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으로 운구되어 조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지내며 책임 총리제의 전형을 보여주었던 이 수석부의장은 지난 23일 베트남 출장 업무를 수행하던 중 갑작스러운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현지 의료진의 긴급 처치와 집중 치료가 이어졌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전날 오후 향년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 평소 강인한 원칙주의자의 면모를 보여주었던 그였기에 갑작스러운 비보는 정치권은 물론 일반 시민들에게도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소식을 접한 이재명 대통령은 즉시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고인의 삶을 기렸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역사의 큰 스승을 잃었다는 말로 슬픔을 표현했으며 고인의 별세 소식에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전했다. 또한 강물은 굽이쳐도 결국 바다로 흘러가듯 고인이 생전 그토록 염원했던 민주주의와 평화통일 그리고 국가 균형발전의 여정은 멈추지 않고 계속될 것이라며 남겨진 정치적 유산을 소중히 계승하겠다고 약속했다.

 

정치권 전반에서도 고인과의 인연을 추억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고인을 네 분의 대통령을 배출한 민주 세력 전체의 자존심이자 상징이었다고 회고했다. 대학 과 후배로서 고인에게 선거의 원칙을 배웠던 기억을 떠올린 김 총리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전 대통령과 현재의 이재명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모든 지도자가 이해찬이라는 인물을 믿고 중책을 맡겼음을 강조했다. 특히 김 총리는 총리 지명을 받은 후 가장 먼저 조언을 구했던 대상이 바로 고인이었다며 이제 안 계시면 어찌하느냐는 말로 절절한 그리움을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 분위기 역시 숙연하다. 최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 등 여러 현안으로 대립하던 최고위원들은 논쟁을 잠시 멈추고 고인의 영면을 기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정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큰 별이자 나침반이었던 고인의 뜻을 받들어 중단 없는 개혁과 한반도 평화의 길을 열겠다고 다짐했다. 한병도 원내대표 역시 민주당이 전국 정당으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고인이 보여준 리더십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오랜 세월 고인과 정치 여정을 함께했던 박지원 최고위원은 북받치는 감정 탓에 발언을 잇지 못하고 서면 메시지로 대신하는 등 현장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민주당은 이번 주를 전 당원 애도 및 추모 기간으로 정하고 전국 시·도당에 분향소를 설치하여 일반 시민들의 조문을 돕기로 했다. 또한 전국 각지에 추모 현수막을 게시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할 계획이다. 다만 국정 운영의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고인의 생전 원칙을 존중해 오는 29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는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정쟁적인 법안 처리는 지양하고 여야 합의가 이루어진 민생 법안 위주로 처리하며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고인을 보내드릴 방침이다.

 

평소 깐깐할 정도로 원칙을 중시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마다 민주 진영의 중심을 잡았던 이 수석부의장의 부재는 향후 정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988년 정치권에 입문한 뒤 7선 의원을 지내고 당 대표와 총리를 역임하며 한국 정치의 굵직한 변곡점마다 현장을 지켰던 그의 영면 소식에 광화문과 여의도 일대는 깊은 슬픔에 잠겨 있다. 고인의 장례는 오는 31일 영결식을 끝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왕과 사는 남자' 흥행 돌풍, 영월 단종문화제로 이어진다

향으로 단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오는 4월 24일부터 사흘간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일대에서 제59회 단종문화제가 막을 올린다. 이번 축제는 영화를 통해 단종의 서사를 접한 국내외 관람객들이 대거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한국의 전통과 역사를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 문화 축제로 격상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질 예정이다.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첫날에는 영화 속 비극의 시작점을 재현한 '청령포 유배행사'가 새롭게 도입되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단종이 나룻배를 타고 고립된 섬 청령포로 들어가는 장면은 한 나라의 군주에서 유배인으로 전락하는 운명의 변곡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축제의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같은 날 저녁에는 정순왕후 선발대회와 화려한 드론쇼가 밤하늘을 수놓으며, 특히 영화를 연출한 장항준 감독이 직접 강연자로 나서 영화 제작 뒷이야기와 단종의 역사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풀어내며 축제의 열기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둘째 날인 25일에는 조선 왕실의 품격과 슬픈 역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대규모 재현 행사들이 이어진다. 생이별해야 했던 단종과 정순왕후의 넋을 기리는 가례 행사는 철저한 고증을 거친 조선 왕실 혼례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며 두 사람의 영적인 결합을 상징한다. 이어지는 단종국장은 이번 축제의 정점으로, 조선 임금 중 유일하게 국장을 치르지 못했던 단종에게 뒤늦게나마 왕으로서의 예우를 갖추는 의식이다. 관풍헌에서 장릉까지 이어지는 장엄한 국장 행렬은 관람객들에게 역사적 정의와 예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위한 참여형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되어 축제의 외연을 넓혔다. 어린이들이 직접 선비가 되어 실력을 겨루는 단종 과거시험과 깨비 명랑운동회 등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역사 축제에 활기찬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또한 영월의 청정 특산물을 활용해 왕실의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단종의 미식제'는 방문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새로운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역사를 단순히 공부하는 대상이 아니라 맛보고 즐기는 입체적인 경험으로 승화시키려는 영월군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축제의 마지막 날인 26일은 지역 공동체의 결속력을 보여주는 무형유산 행사들로 대미를 장식한다. 강원도 특유의 역동성이 담긴 칡줄다리기와 칡줄행렬은 주민과 관광객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을 연출한다. 특히 영화에서 영월군수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박지환 배우가 행렬에 동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팬들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영화 속 인물이 현실의 축제 현장에 나타나 전통 행사를 함께하는 모습은 대중문화와 전통문화가 만나는 가장 이상적인 협업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올해 단종문화제는 영화라는 강력한 매개체를 통해 박제된 역사를 생생한 문화 콘텐츠로 부활시키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영월군은 이번 행사를 통해 단종이 지닌 유배와 그리움, 그리고 충절의 서사를 세계적인 보편 가치로 확산시키겠다는 포부를 지니고 있다. 영화의 감동을 가슴에 품고 영월을 찾은 수많은 발길은 장릉과 청령포의 굽이치는 물줄기를 따라 흐르며, 500여 년 전 어린 왕이 남긴 슬픈 이야기가 어떻게 현대의 찬란한 문화유산으로 재탄생했는지를 직접 목격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