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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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모' 명계남, 황해도지사 됐다

배우이자 영화 제작자로 잘 알려진 명계남 씨가 행정안전부 산하 이북5도위원회 황해도지사로 임명됐다. 문화예술계 인사가 이북5도지사에 임명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그의 다채로운 이력과 정치적 행보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지난 2일 정부는 명계남 씨를 신임 황해도지사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1952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난 명 신임 지사는 신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신학과에 진학했으나 중퇴했다. 이후 연극 무대에 오르며 배우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고, 스크린과 무대를 넘나들며 선 굵은 연기로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명 지사는 배우 활동뿐만 아니라 영화 제작자로서도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영화사 '이스트필름'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한국 영화 르네상스를 이끈 명작 '초록물고기', '박하사탕' 등의 제작에 참여했다. 또한 영화인회의 사무총장, 부산영상위원회 및 남도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 등을 맡으며 한국 영화 산업의 행정적 기틀을 다지는 데에도 기여했다.

 


그의 이름이 대중에게 더욱 강렬하게 각인된 계기는 2000년대 초반의 정치 활동이다. 명 지사는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 당시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초대 대표를 맡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당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그는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면 나는 다시 배우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하며 정치 참여의 진정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후 2007년에는 참여정부평가포럼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아 노무현 정부의 공과를 평가하고 계승하는 데 앞장섰으며, 최근 제20대·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공개 지지하며 꾸준히 정치적 목소리를 내왔다. 연극 '남영동1985' 등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예술 활동도 병행해왔다.

 

이번 인사는 명 지사가 가진 문화예술계의 폭넓은 네트워크와 오랜 기간 쌓아온 사회 참여 경험이 이북5도 행정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명 지사가 이끌게 될 이북5도위원회는 1949년 제정된 '이북5도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설립된 행정안전부 산하 정부 기관이다. 1945년 8월 15일 광복 당시의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현재 대한민국 정부가 실효 지배하지 못하고 있는 황해도, 평안남도, 평안북도, 함경남도, 함경북도 5개 도(道)를 관할한다.

 


이북5도지사는 차관급 정무직 공무원으로, 이북5도민의 화합과 애향 사업 지원, 이북도민 관련 자료 수집 및 조사, 북한 이탈 주민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명 신임 지사는 앞으로 황해도민회와 협력하여 실향민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통일 대비 역량을 강화하는 등 도지사로서의 책무를 수행하게 된다.

 

스크린 속 '신스틸러'에서 현실 정치의 '킹메이커'로, 그리고 이제는 실향민을 아우르는 '행정가'로 변신한 명계남 지사. 그의 새로운 도전이 이북5도위원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50년 넘게 봉인된 벚꽃 성지 대공개

5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일반인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이 신비로운 공간은 지난해 처음으로 빗장을 풀며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던 곳이다. 12일 창원시 진해구에 따르면 올해도 진해군항제 개막에 맞춰 오는 27일부터 내달 19일까지 웅동벚꽃단지를 일반에 전면 개방하기로 확정했다는 소식이다. 수십 년간 군사 통제구역으로 묶여 있어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이곳이 다시금 벚꽃의 향연으로 물들 준비를 마쳤다.웅동벚꽃단지가 이토록 특별한 이유는 그 역사적 배경에 있다. 이곳을 포함한 웅동수원지 일대는 원래 국방부 소유의 땅으로 1968년 북한군의 청와대 기습 시도 사건인 이른바 김신조 사건이 발생한 이후 국가 안보를 이유로 50년 넘게 출입이 엄격히 통제되어 왔다. 하지만 지난 2021년 해군 진해기지사령부와 지역 주민들이 상생을 위한 협약을 맺으면서 개방의 물꼬가 트이기 시작했다. 수십 년간 사람의 손때가 타지 않은 덕분에 이곳의 벚꽃은 다른 곳보다 훨씬 울창하고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며 지난해 개방 당시 한 달 동안 무려 4만 2천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드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창원시 진해구는 올해 더욱 많은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본격적인 개방에 앞서 해군 측과 긴밀한 협의를 마무리 지었으며 시비 2천만 원을 투입해 방문객들이 편하게 쉬어갈 수 있는 피크닉 테이블을 설치하고 길을 헤매지 않도록 안내판 등 편의시설을 대대적으로 보충할 계획이다. 단순히 꽃만 보고 가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자연 속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힐링 명소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다.특히 올해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특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구청 측은 공식 개방 기간이 끝난 직후 약 7일 동안 한시적으로 주민 초청의 날을 운영하는 방안을 군과 논의 중이다. 이는 평소 군사 시설 보호로 인해 생활에 불편을 겪어온 웅동1동 주민들을 위해 웅동벚꽃단지 인근 제방 둑 공간을 추가로 개방하려는 계획이다. 지역 주민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지역 밀착형 행사를 기획하고 있는 셈이다.진해군항제가 시작되는 27일부터 4월 5일까지는 진해 전역이 벚꽃으로 뒤덮이는 장관이 펼쳐지는데 그중에서도 웅동벚꽃단지는 가장 핫한 성지로 등극할 전망이다. 50년 넘게 금기시되었던 공간이 주는 신비로움과 군부대 지역 특유의 정갈하면서도 웅장한 자연환경이 어우러져 다른 벚꽃 명소와는 차별화된 매력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SNS에서는 벌써부터 작년에 다녀온 사람들의 인증샷이 재조명되며 올해 꼭 가봐야 할 벚꽃 버킷리스트 1위로 손꼽히고 있다.이종근 진해구청장은 이번 개방을 앞두고 전 분야에 걸쳐 꼼꼼히 준비해 관광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만족도는 한층 높일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군부대와의 협조가 필수적인 만큼 안전 관리와 환경 정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어 방문객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웅동벚꽃단지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민과 군이 협력해 만들어낸 소통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이자 최고의 벚꽃 낙원으로 불리는 진해 웅동벚꽃단지는 이제 진해를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를 잡았다. 57년의 기다림 끝에 찾아온 이 짧고 강렬한 봄의 축제는 단 24일 동안만 허락된다. 긴 세월 동안 꽁꽁 숨겨져 왔던 벚꽃의 진수를 확인하고 싶다면 이번 봄 진해로 떠나는 여행 계획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하얀 꽃비가 내리는 웅동수원지 아래에서 인생 사진을 남기며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