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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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지방선거 앞두고 자폭 위기

국민의힘 내부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거센 풍랑에 휩싸였다. 이정현 공천관리위원회가 영남권 현역 단체장과 중진 의원들을 정조준하며 강력한 인적 쇄신 카드를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공관위의 이른바 혁신 공천 방침에 해당 지역 의원들이 정면으로 반발하고 당 지도부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공천 내홍은 당분간 멈추지 않을 기세다.

 

가장 뜨거운 감자는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다. 공관위가 대구 지역 현역 중진 의원 전원을 컷오프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자 지역 정가는 그야말로 발칵 뒤집혔다. 대상자로 거론되는 주호영(6선), 윤재옥(4선), 추경호(3선) 의원 등 무게감 있는 정치인들과 지역 의원들은 즉각 세력 결집에 나섰다. 지난 15일 이인선 대구시당위원장과 일부 후보들이 국회에 모여 긴급 대책을 논의했으며 지도부를 향해 다각도로 항의의 뜻을 전달하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군인 초선 유영하 의원은 채널A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정현 위원장의 행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유 의원은 이 위원장이 심 정지 상황에서 전기충격기를 써야 한다고 비유한 것에 대해 전압이 너무 높으면 환자가 감전사할 수 있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당사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정당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취지다. 주호영 의원 역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진 컷오프는 대구시장을 민주당에 갖다 바치는 꼴이라며 강하게 성토했다. 주 의원은 공관위원장이 전권을 위임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당헌·당규 위반이라며 컷오프 결정에 절대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부산시장 공천은 극적인 반전을 맞이했다. 당초 공관위는 3선 도전에 나선 현직 박형준 부산시장을 컷오프하고 초선 주진우 의원을 단수 공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내부 반대에 부딪혀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에 부산 지역 의원들은 17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장동혁 대표와 정희용 사무총장을 면담하고 공정한 경선을 강력히 요구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을 비롯한 부산 의원들의 목소리에 장 대표도 공감의 뜻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송언석 원내대표와 정점식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 핵심 인사들도 경선이 맞다는 의견을 피력하며 힘을 보탰다. 결국 논란 끝에 공관위는 박 시장을 컷오프하지 않고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하기로 공식 발표하며 한발 물러섰다. 공관위는 보도자료에서 후보 선출 방식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고 최종 결정 권한을 위원장에게 일임해 내린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혁신 공천을 고수하려던 이정현 위원장이 당내 반발 기류를 고려해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충북 지역의 상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현역 단체장 중 처음으로 컷오프 통보를 받은 김영환 충북지사는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력한 불복 의사를 밝혔다. 김 지사는 가처분 신청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대응하겠다며 배수의 진을 쳤다. 공관위는 이날 서울시장과 충북지사 경선 후보를 추가로 접수하기로 했는데 김 지사의 빈자리를 누가 채울지 관심이 쏠린다. 충북지사 추가 공모군으로는 4선 출신 이종배 의원과 최근까지 정무부지사를 지낸 김수민 전 의원의 이름이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서울시장 공천 역시 초미의 관심사다. 혁신 선대위 출범 등을 요구하며 두 차례나 후보 등록을 거부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과연 공관위의 거듭된 요청에 응할지가 관건이다. 오 시장은 이날 오후 3시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종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만약 오 시장이 끝내 공천 신청을 거부할 경우에 대비한 플랜 B도 구체화되고 있다. 당 지도부 주변에서는 원내대표 비서실장인 초선 박수민 의원이 이미 출마 준비를 마쳤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라디오 방송에서 오 시장을 대체할 뉴키즈 카드가 오늘 등록할 것이라며 오 시장의 조건부 등록 태도를 비판하기도 했다.

 

지방선거를 불과 70여 일 앞둔 시점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터져 나온 공천 파열음에 당내 우려는 최고조에 달했다. 그럼에도 이정현 위원장은 주변에 당에 충격 요법이 필요하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공관위 결정이 최고위원회의에서 재의 요구를 통해 거부될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다만 지도부 관계자는 당 대표가 직접 영입한 공관위원장과 지도부가 대립하는 모습은 선거에 치명적인 만큼 파국에 이르기 전 정치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접어든 국민의힘이 이정현 위원장의 뚝심과 중진들의 거센 반발 사이에서 어떤 타협점을 찾아낼지 정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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