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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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해고가 죽음이 아닐 때"…노동계에 파격 제안

 이재명 대통령이 노동 시장의 해묵은 과제인 고용 유연성 문제를 사회적 대타협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노동계가 고용 유연성을 수용하는 대신, 그로 인해 혜택을 보는 기업이 비용을 부담해 강력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것이다. 이는 노동계의 희생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방식이 아닌, 상호 양보를 통한 균형점 찾기를 제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노동 정책 토론회에서, 해고가 곧 생존의 위협으로 여겨지는 현재 상황에서는 고용 유연성 확대가 부당하다고 전제했다. 노동자들이 재취업에 대한 불안 없이 해고를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 즉 실업이 '죽음'으로 인식되지 않을 만큼 촘촘한 사회 안전망이 확보되는 것이 고용 유연성 논의의 대전제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는 노동계의 힘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업의 요구만 들어줄 수는 없다는 인식에 기반한다.

 


이러한 대통령의 발언은 15개월 만에 재개된 노사정 사회적 대화 기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1기 출범을 맞아 열린 토론회에서 나왔다. 과거의 대화 중단 사태를 딛고 새롭게 출범한 경사노위는 '사회적 대화 2.0' 시대를 선언하며,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일자리 문제를 첫 번째 핵심 의제로 선정했다. 사회 갈등 해결 전문가로 평가받는 김지형 위원장이 직접 특별위원회를 이끌며 논의를 주도한다.

 

특히 이번 경사노위는 기존의 방식을 벗어나 국민 참여형 공론화 기법을 사회적 대화에 처음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저출생·고령화와 같은 국가적 난제는 노사만의 문제가 아닌 국민 전체의 과제라는 인식 아래, 찬반 선택을 넘어 구체적인 정책 대안을 함께 설계하는 과정을 거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대규모 공론장을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사회적 대화의 한 축인 민주노총이 이번에도 불참하면서 '반쪽짜리 대화'라는 한계는 여전하다. 민주노총은 경사노위가 사실상 정부 정책을 관철하기 위한 들러리 역할을 해왔다며 1999년 이후 공식 대화 틀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에 김지형 위원장은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회의실에만 머물지 않고 어디든 찾아가 목소리를 듣겠다며 대화의 문을 열어두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이 대통령이 제시한 '고용 유연성과 사회 안전망의 빅딜'이라는 이상적 구상은 노사 간의 뿌리 깊은 불신이라는 현실적 장벽에 부딪혀 있다. 노동계는 양보의 대가가 제대로 돌아오지 않을 것을 우려하고, 경영계는 추가적인 비용 부담에 난색을 표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서로가 "양보했다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 사회적 대타협의 가장 큰 과제로 남았다.

 

 

 

'왕과 사는 남자' 흥행 돌풍, 영월 단종문화제로 이어진다

향으로 단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오는 4월 24일부터 사흘간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일대에서 제59회 단종문화제가 막을 올린다. 이번 축제는 영화를 통해 단종의 서사를 접한 국내외 관람객들이 대거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한국의 전통과 역사를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 문화 축제로 격상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질 예정이다.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첫날에는 영화 속 비극의 시작점을 재현한 '청령포 유배행사'가 새롭게 도입되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단종이 나룻배를 타고 고립된 섬 청령포로 들어가는 장면은 한 나라의 군주에서 유배인으로 전락하는 운명의 변곡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축제의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같은 날 저녁에는 정순왕후 선발대회와 화려한 드론쇼가 밤하늘을 수놓으며, 특히 영화를 연출한 장항준 감독이 직접 강연자로 나서 영화 제작 뒷이야기와 단종의 역사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풀어내며 축제의 열기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둘째 날인 25일에는 조선 왕실의 품격과 슬픈 역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대규모 재현 행사들이 이어진다. 생이별해야 했던 단종과 정순왕후의 넋을 기리는 가례 행사는 철저한 고증을 거친 조선 왕실 혼례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며 두 사람의 영적인 결합을 상징한다. 이어지는 단종국장은 이번 축제의 정점으로, 조선 임금 중 유일하게 국장을 치르지 못했던 단종에게 뒤늦게나마 왕으로서의 예우를 갖추는 의식이다. 관풍헌에서 장릉까지 이어지는 장엄한 국장 행렬은 관람객들에게 역사적 정의와 예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위한 참여형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되어 축제의 외연을 넓혔다. 어린이들이 직접 선비가 되어 실력을 겨루는 단종 과거시험과 깨비 명랑운동회 등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역사 축제에 활기찬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또한 영월의 청정 특산물을 활용해 왕실의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단종의 미식제'는 방문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새로운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역사를 단순히 공부하는 대상이 아니라 맛보고 즐기는 입체적인 경험으로 승화시키려는 영월군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축제의 마지막 날인 26일은 지역 공동체의 결속력을 보여주는 무형유산 행사들로 대미를 장식한다. 강원도 특유의 역동성이 담긴 칡줄다리기와 칡줄행렬은 주민과 관광객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을 연출한다. 특히 영화에서 영월군수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박지환 배우가 행렬에 동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팬들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영화 속 인물이 현실의 축제 현장에 나타나 전통 행사를 함께하는 모습은 대중문화와 전통문화가 만나는 가장 이상적인 협업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올해 단종문화제는 영화라는 강력한 매개체를 통해 박제된 역사를 생생한 문화 콘텐츠로 부활시키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영월군은 이번 행사를 통해 단종이 지닌 유배와 그리움, 그리고 충절의 서사를 세계적인 보편 가치로 확산시키겠다는 포부를 지니고 있다. 영화의 감동을 가슴에 품고 영월을 찾은 수많은 발길은 장릉과 청령포의 굽이치는 물줄기를 따라 흐르며, 500여 년 전 어린 왕이 남긴 슬픈 이야기가 어떻게 현대의 찬란한 문화유산으로 재탄생했는지를 직접 목격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