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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종원 셰프가 꾸린 국빈 만찬…한불 미식 외교 눈길

이재명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부를 청와대 상춘재로 초청해 친교 만찬을 열었다. 이번 만찬은 마크롱 대통령의 국빈 방한을 계기로 마련된 자리로, 양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의 전통과 미식을 함께 소개하는 외교 무대로 꾸며졌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지난 2일 저녁 진행된 만찬은 한국 식재료와 프랑스 조리 기법을 결합한 코스 요리로 구성됐다. 만찬 총괄은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2’ 출연으로 널리 알려진 손종원 셰프가 맡았다. 손 셰프는 한식과 양식 부문에서 모두 미슐랭 스타를 보유한 국내 유일의 셰프로, 이번 행사에서 양국의 음식 문화를 잇는 메뉴를 선보였다.

 

전채로는 잡채를 타르틀렛 형태로 재구성한 요리가 제공됐고, 이어 삼계탕을 프랑스식 육류 요리로 풀어낸 ‘삼계 룰라드’가 올랐다. 메인 메뉴는 한우 채끝과 전복을 활용한 ‘한우 밀푀유’였다. 손 셰프는 주요 내빈에게 직접 요리 의도를 설명하며 메인 디시를 서빙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식은 메밀 크레이프에 고구마 무스를 채운 ‘군고구마 크레이프’로 준비됐다. 이 디저트는 한국 전통 자개함에 담겨 제공돼 시각적 상징성도 더했다. 차로는 동백겨우살이 차가 나왔고, 프랑스 측을 고려해 선별한 와인 2종과 한국 전통주 1종도 함께 곁들여졌다. 식사 후반부에는 거문고 연주가 이어지며 만찬장 분위기에 한국적 정취를 보탰다.

 


국빈 방문의 의미를 담은 선물도 마련됐다. 이 대통령 부부는 1886년 수교 당시 고종 황제가 프랑스 대통령에게 보낸 ‘반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예품을 마크롱 대통령 부부에게 전달했다.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에게는 BTS, 스트레이 키즈, 지드래곤의 사인 CD와 한국 도자 기술로 제작한 양식기 세트가 함께 증정됐다. 프랑스 영부인이 K-팝에 관심이 많은 점을 고려한 구성으로 풀이된다.

 

숙소에도 환영의 의미를 담은 준비가 이어졌다. 올해 세계 제빵대회 우승 경력이 있는 한국 국가대표팀이 제작한 에펠탑 모양의 빵 공예품과 마카롱 등이 비치돼 한국의 제과 역량과 프랑스를 상징하는 요소를 함께 담아냈다.

 


마크롱 대통령은 만찬에 앞서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의 프랑스군 참전비를 찾아 헌화하고, 6·25전쟁에 참전한 프랑스 장병들의 희생을 기렸다. 양국 정상은 3일 공식 회담을 열어 인공지능, 우주, 원자력 등 첨단 산업 분야 협력 방안을 중점 논의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 기고문에서 양국 관계가 단순한 협력을 넘어 전략적 조율의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과 사는 남자' 흥행 돌풍, 영월 단종문화제로 이어진다

향으로 단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오는 4월 24일부터 사흘간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일대에서 제59회 단종문화제가 막을 올린다. 이번 축제는 영화를 통해 단종의 서사를 접한 국내외 관람객들이 대거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한국의 전통과 역사를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 문화 축제로 격상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질 예정이다.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첫날에는 영화 속 비극의 시작점을 재현한 '청령포 유배행사'가 새롭게 도입되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단종이 나룻배를 타고 고립된 섬 청령포로 들어가는 장면은 한 나라의 군주에서 유배인으로 전락하는 운명의 변곡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축제의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같은 날 저녁에는 정순왕후 선발대회와 화려한 드론쇼가 밤하늘을 수놓으며, 특히 영화를 연출한 장항준 감독이 직접 강연자로 나서 영화 제작 뒷이야기와 단종의 역사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풀어내며 축제의 열기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둘째 날인 25일에는 조선 왕실의 품격과 슬픈 역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대규모 재현 행사들이 이어진다. 생이별해야 했던 단종과 정순왕후의 넋을 기리는 가례 행사는 철저한 고증을 거친 조선 왕실 혼례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며 두 사람의 영적인 결합을 상징한다. 이어지는 단종국장은 이번 축제의 정점으로, 조선 임금 중 유일하게 국장을 치르지 못했던 단종에게 뒤늦게나마 왕으로서의 예우를 갖추는 의식이다. 관풍헌에서 장릉까지 이어지는 장엄한 국장 행렬은 관람객들에게 역사적 정의와 예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위한 참여형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되어 축제의 외연을 넓혔다. 어린이들이 직접 선비가 되어 실력을 겨루는 단종 과거시험과 깨비 명랑운동회 등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역사 축제에 활기찬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또한 영월의 청정 특산물을 활용해 왕실의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단종의 미식제'는 방문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새로운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역사를 단순히 공부하는 대상이 아니라 맛보고 즐기는 입체적인 경험으로 승화시키려는 영월군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축제의 마지막 날인 26일은 지역 공동체의 결속력을 보여주는 무형유산 행사들로 대미를 장식한다. 강원도 특유의 역동성이 담긴 칡줄다리기와 칡줄행렬은 주민과 관광객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을 연출한다. 특히 영화에서 영월군수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박지환 배우가 행렬에 동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팬들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영화 속 인물이 현실의 축제 현장에 나타나 전통 행사를 함께하는 모습은 대중문화와 전통문화가 만나는 가장 이상적인 협업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올해 단종문화제는 영화라는 강력한 매개체를 통해 박제된 역사를 생생한 문화 콘텐츠로 부활시키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영월군은 이번 행사를 통해 단종이 지닌 유배와 그리움, 그리고 충절의 서사를 세계적인 보편 가치로 확산시키겠다는 포부를 지니고 있다. 영화의 감동을 가슴에 품고 영월을 찾은 수많은 발길은 장릉과 청령포의 굽이치는 물줄기를 따라 흐르며, 500여 년 전 어린 왕이 남긴 슬픈 이야기가 어떻게 현대의 찬란한 문화유산으로 재탄생했는지를 직접 목격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