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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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예산 110% 받고 용지는 절반만?

 제9회 지방선거가 막을 내렸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향한 비판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인해 유권자들이 주권을 행사하지 못하거나 개표 방송이 진행되는 심야에 투표하는 파행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선관위가 지자체로부터 전체 유권자의 110%에 달하는 용지 제작 예산을 수령하고도 실제로는 절반 수준만 인쇄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고의적인 행정 태만이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와 강남구 등 14개 투표소에서 벌어진 이번 소동은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선관위는 과거 잔여 투표용지 탈취 사건 이후 부정선거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 인쇄량을 줄였다고 해명했으나, 이는 유권자의 참정권을 현저히 침해한 결정이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송파구의 경우 본투표 용지를 유권자 수의 50%만 준비하는 등 선관위 내부 지침 자체가 현실적인 투표율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선거 관리의 실패가 오히려 부정선거 음모론을 키우는 역효과를 낳았다고 꼬집으며,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에도 투표가 이뤄진 상황은 투표 왜곡을 초래한 중대한 결격 사유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은 즉각적인 책임 추궁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선관위를 항의 방문해 노태악 선관위원장 면담과 함께 긴급 국정조사를 제안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역시 행정 실무를 총괄하는 사무총장의 거취 문제를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선관위는 대국민 사과와 함께 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지만, 공직선거법상 재선거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여야를 막론하고 선관위의 폐쇄적인 운영 구조와 도덕적 해이가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학계에서는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선관위의 기형적인 조직 구조를 지목한다. 중앙선관위원 9명 중 8명이 비상임으로 운영되다 보니 조직 장악력과 실무 감독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현직 대법관이 위원장을 겸직하는 관행 또한 직원의 일탈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외부 감시를 받지 않는 헌법상 독립기구라는 지위가 오히려 내부의 폐쇄성을 강화하고, 선거철 대거 육아휴직 사태와 같은 공직 기강 해이를 불러왔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인사 편향성 논란도 선관위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고질적인 문제다.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이 위원을 나눠 임명하는 구조지만, 실제로는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가 임명되면서 정치적 중립성 시비가 끊이지 않았다. 과거 정부의 특보 출신 인사 임명이나 현 정부의 정실인사 논란 등은 선관위가 권력으로부터 독립되지 못했다는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는 선거 관리의 전문성 결여로 이어졌고, 결국 '소쿠리 투표'에 이어 '용지 부족'이라는 참담한 결과로 나타났다.

 

결국 선관위의 대대적인 인적·구조적 쇄신 없이는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상임위원 수를 늘려 실질적인 책임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헌법적 독립성을 방패 삼아 외부 감사를 거부하는 행태를 멈춰야 한다는 제언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여준 선관위의 무능은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행정 시스템이 얼마나 취약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와 강도 높은 진단이 예고된 가운데, 선관위가 환골탈태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낡은 포구는 잊어라" 동해 대진항의 변신

항 다목적센터 광장에서 해양수산부 관계자와 지역 주민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어촌활력증진지원 시범사업’ 준공식을 개최하며 지역 발전의 새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번 행사는 지난 수년간 추진해 온 어촌 현대화 작업의 결실을 확인하고, 변화된 마을의 미래상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사업의 중심축인 대진, 어달, 노봉 일대는 그동안 수려한 해안 경관에도 불구하고 노후화된 시설과 부족한 편의 공간으로 인해 관광객 유입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동해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총 74억 9,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대대적인 인프라 확충에 나섰다. 특히 서핑족들이 즐겨 찾는 대진항의 특성과 어달동의 역사적 가치를 결합하여, 단순한 수산물 생산 기지를 넘어선 체류형 관광 거점으로의 변모를 꾀했다.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시설인 ‘어촌스테이션’은 외지 방문객과 지역 주민이 소통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되어 지역 경제 활성화의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와 함께 마을보건실과 다목적광장 등 주민 복지 시설을 대폭 보강했으며, 관광객 편의를 위한 샤워장과 공중화장실 등 기초 인프라 10개 세부 사업을 차질 없이 완료했다. 이는 망상해수욕장과 묵호항 사이의 단절된 관광 흐름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동해시는 이번 시범사업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기존에 추진하던 묵호항 재창조 사업 및 어촌뉴딜300 사업과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전략을 취했다. 개별적인 시설 건립에 그치지 않고 어촌 전체의 정주 환경을 통합적으로 개선함으로써 사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이러한 통합 재생 모델은 인구 유출로 고민하던 어촌 마을에 청년 창업가와 관광객이 모여드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준공식 당일 현장은 주민들과 방문객들이 어우러진 ‘어대노 문화페스티벌’로 꾸며져 축제 분위기를 방불케 했다. 어달, 대진, 노봉의 앞 글자를 딴 이번 축제에서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특화 상품 전시와 다채로운 로컬 문화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었다. 참석자들은 새롭게 단장된 다목적센터와 광장을 둘러보며 어촌 마을의 화려한 변신에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으며, 축하 공연은 행사의 열기를 더했다.동해시는 이번 준공을 기점으로 대진·어달·노봉 일대를 동해안을 대표하는 해양 레저 및 힐링 거점으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확충된 인프라를 바탕으로 민간 투자를 유도하고 차별화된 관광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지역 주민의 소득 증대로 이어지게 한다는 구상이다. 시 관계자들은 새롭게 조성된 거점 시설들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사후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주민 주도의 마을 운영 모델을 확립하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