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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영 "선관위 행정 주먹구구"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유권자들에게 나눠준 대기표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선거 당일 투표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 속에서 임시방편으로 배부된 대기표가 얼마나 발행되었고, 이 중 몇 장이 실제 투표로 이어졌는지에 대한 기초적인 데이터가 전무한 실정이다. 이는 국가 선거 사무를 총괄하는 헌법기관의 현장 관리 체계가 사실상 마비되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국회 선관위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윤건영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선관위는 대기표 배부 및 회수 내역을 묻는 질의에 객관적으로 추산할 수 있는 자료가 없다는 공식 답변을 내놓았다. 선관위는 투표용지가 바닥난 투표소에 뒤늦게 용지를 추가 배분하며 대기표를 받은 유권자들이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밝혔으나, 정작 대기표를 받고도 투표를 포기하고 돌아간 인원이 정확히 몇 명인지는 집계하지 못하고 있다.

 


선관위 자체 조사 결과, 지방선거 당일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곳은 전국 91개 투표소에 달했으며 이 중 26곳에서는 실제 투표가 일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선관위 진상규명위원회는 현장 상황이 기록된 투표록을 전수 조사해 피해 규모 파악에 나섰으나 기록의 불완전성으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 진상규명위 측은 투표록에 기재된 내용을 근거로 최소 수십 명의 유권자가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현장의 혼란으로 인해 누락된 사례가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선관위의 이러한 관리 부실이 향후 전개될 선거 무효 소송에서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 규정 위반 사실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경우 선거 무효 판결이 내려질 수 있는데, 이를 판단할 핵심 근거인 대기표 자료가 없다는 점이 법적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실제 투표하지 못한 인원을 특정할 수 없다면 선거 결과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의 비판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국정조사 특위에서는 유권자의 소중한 한 표를 관리하는 선관위가 주먹구구식으로 대응했다는 질타가 이어졌다. 특히 투표용지 추가 배분 수량과 사용량은 기록하면서도, 정작 참정권 침해의 핵심 지표인 대기표 현황을 방치한 것은 선거 행정의 기본을 망각한 처사라는 평가다. 야권은 이번 사태를 국민 참정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로 규정하고 선관위 수뇌부의 책임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현재 선관위는 진상규명위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이미 훼손된 선거 신뢰도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정조사 특위는 향후 청문회 등을 통해 투표용지 수급 계획 수립 단계부터 현장 대응까지의 전 과정을 면밀히 들여다볼 계획이다. 선관위의 부실한 자료 관리가 확인된 만큼, 이번 국정조사는 선거 관리 시스템 전반에 대한 고강도 개혁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황지연못, 단오의 흥으로 물든다

로 건너가 아스텍 문명을 세웠다는 설과 튀르키예와의 혈연적 유대감 등 광범위한 역사적 담론을 배경으로 기획됐다. 태백은 백두대간의 중심이자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로서 지질학적 가치는 물론, 우리 민족의 혼이 서린 성소로 평가받는다. 태백시문화재단은 이러한 역사적 상징성을 바탕으로 오는 19일부터 사흘간 황지연못 일대에서 시민과 관광객이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을 펼친다.축제의 서막은 19일 황지연못에서 거행되는 용신제가 장식한다. 용신제는 물의 근원지에서 한 해의 풍년과 시민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전통 의례로, 태백단오가 지닌 본연의 의미를 되새기는 엄숙한 자리다. 이어지는 일정 동안에는 평소 접하기 힘든 전통혼례 시연과 청소년들의 성년의식례가 진행되어 관람객들에게 우리 고유의 예법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가족 공동체의 소중함과 성인이 되는 이들의 책임감을 공유하는 교육적 가치까지 담아내며 축제의 깊이를 더한다.공연 프로그램은 전통과 현대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버라이어티 쇼 형식으로 구성됐다. 20일 개막식에서는 '태백, 빛의 단오'라는 주제 공연이 펼쳐지며, 강원특별자치도립무용단의 우아한 춤사위와 지역 전통 소리인 태백아라레이가 무대를 채운다. 여기에 퓨전 국악 밴드와 클래식 오페라 공연이 더해져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풍성한 예술적 경험을 선사한다. 전문 예술 단체와 지역 예술인들이 함께 만드는 협업 무대는 태백의 문화적 역량을 대내외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마지막 날인 21일에는 아찔한 줄타기 공연과 하회별신굿탈놀이 등 국가 무형유산급 공연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특히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한 비보잉 공연은 젊은 세대의 눈높이에 맞춘 파격적인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 국악 합주단과 밴드들의 무대가 이어지며 축제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황지연못 주변은 전문 예술가들의 기량과 시민들의 흥겨움이 교차하는 거대한 야외 공연장으로 탈바꿈하여 단오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발산한다.체험 프로그램 역시 단오의 세시풍속을 충실히 반영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가훈 부채 만들기, 궁궁이 향주머니 제작, 떡메치기 등 손끝으로 전통을 느끼는 활동들이 운영된다. 방문객들은 전통 한복을 입고 행사장을 누비며 앵두화채와 단오 전통주를 시음하는 등 오감을 만족시키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참여형 콘텐츠는 자칫 박제될 수 있는 전통문화를 현대인의 일상 속으로 끌어들여 생명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태백시는 이번 단오 축제를 통해 지역의 역사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문화 도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고대부터 이어온 '태백'이라는 이름의 무게에 걸맞게,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황지연못의 맑은 물줄기처럼 면면히 이어져 온 우리 민족의 흥과 멋이 이번 태백단오를 통해 새롭게 피어나고 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예술적 혁신이 만난 이번 행사는 지역 축제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