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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구조적 다수" vs 文 "당내 단합"…미묘한 온도차

 여당의 차기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이재명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청와대 상춘재에서 만나 국정 운영과 진영의 미래를 논의했다. 이번 회동은 민주 정부의 정통성을 계승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겠다는 큰 틀에서의 합의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다만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 있어서는 내부 결속을 우선시하는 전임 대통령과 중도층까지의 외연 확장을 강조하는 현직 대통령 사이의 미묘한 온도 차가 감지되었다. 이는 향후 전당대회 국면에서 각 계파의 결집과 전략 수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찬 도중 비빔밥의 조화를 비유로 들며 내부 단합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구조적 다수'를 형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는 단순히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중도 세력까지 포섭하여 국정 운영의 안정적인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특히 최근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 외연 확장 비판론에 대해, 집권 세력으로서 국가 전체를 책임지기 위해서는 모두를 아우르는 정치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드러냈다.

 


반면 문재인 전 대통령은 민주 개혁 진영의 선제적 결속이 국민 통합의 전제 조건임을 강조했다. 당내 단합이 공고해질 때 비로소 더 큰 통합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단계론적 접근이다. 문 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이 이러한 통합의 과정을 이끌 적임자임을 치켜세우며, 비주류 세력까지 포용하는 넓은 리더십을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러한 발언은 당내 친문계 등 비주류 의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인 동시에, 현 정부가 진영 내 갈등을 먼저 해소해야 한다는 조언으로 풀이된다.

 

두 사람은 정책적 계승에 대해서는 한층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이어갔다. 문재인 정부 시절 구축된 신재생에너지 인프라가 이재명 정부의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와 RE100 산단 조성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전임 정부의 성과를 현 정부가 도약대로 삼아 국가적 발전을 이루겠다는 화답은 민주 정부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대목이다. 또한 남북 관계의 경색 국면 속에서도 평화 공존이라는 기조를 유지하며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사법 제도 개혁과 관련해서는 속도감 있는 추진과 부작용 방지라는 두 가지 측면이 동시에 논의되었다. 검찰 개혁이 중단 없는 국정 과제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으나, 문 전 대통령은 제도 변화 과정에서 국민이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덧붙였다. 이는 개혁의 당위성에는 찬성하면서도 집행 과정에서의 신중함을 요구한 것으로, 정부가 추진 중인 후속 개혁안의 수위 조절에 영향을 줄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번 회동에 대해 여당 내 당권 주자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히며 각자의 입장에 맞춘 해석을 내놓고 있다. 통합과 연대, 확장이 별개의 가치가 아니라는 청와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는 이번 만남이 친문계 의원들의 향후 행보와 전당대회 표심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현직 대통령이 보여준 미묘한 시각 차이는 당내 주류와 비주류 사이의 접점을 찾는 과정에서 중요한 가이드라인이 될 전망이며, 회동의 여진은 당분간 정국 전반에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경 넘은 밥도둑, 간장게장의 화려한 진화

식으로 꼽혔던 간장게장은, 최근 K-콘텐츠를 통해 접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반드시 도전해야 할 '미식 버킷리스트'로 급부상했다. 서울 여의도의 한 유명 게장 전문점에는 미국에서 온 MZ세대 여행객들이 방문해 숙성된 암꽃게의 맛에 감탄하며 한국인 못지않은 '먹방'을 선보이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미국인 관광객 제이다와 길리는 글로벌 여행 플랫폼을 통해 만난 한국인 호스트와 함께 3대째 내려오는 전통 게장 맛집을 찾았다. 7일간 저온 숙성한 꽃게와 정갈한 방짜유기에 담긴 상차림은 이들에게 단순한 식사를 넘어 하나의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왔다. 처음에는 생소한 생게의 비주얼에 주춤하기도 했으나, 게살을 밥에 비벼 감태에 싸 먹는 한국식 식사법을 배우며 이내 간장게장 특유의 깊은 감칠맛에 매료되었다. 이들은 이번 경험을 한국 여행 중 최고의 모험이자 추억으로 꼽으며 한식의 깊이에 찬사를 보냈다.간장게장의 열풍은 이웃 나라 일본에서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도쿄의 세련된 미식 거리인 가쿠라자카에는 서해안 꽃게를 직접 공수해 게장을 담그는 전문점 '쿠다라'가 등장해 현지 미식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적인 경제지 포브스에 기고하는 일본의 유명 미식 전문 기자 미야코 씨는 이곳에서 게장을 맛본 뒤 연신 "오이시(맛있다)"를 외치며 감탄했다. 특히 게딱지에 밥을 비벼 먹는 방식은 일본인들이 중시하는 '우마미(감칠맛)'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으며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일본 현지의 간장게장은 한국의 전통 공정에 일본의 정교한 장류 기술이 더해져 한층 진화한 모습을 보인다. 현지 식당에서는 한국에는 없는 밀로 만든 백간장 등 게장과 어울리는 최적의 장류를 과학적으로 선별해 사용한다. 여기에 서해 변산반도에서 항공편으로 신속하게 공수한 최상급 꽃게와 일본의 명품 쌀인 고시히카리로 지은 밥이 조화를 이루며 "한국보다 더 맛있다"는 극찬을 끌어내기도 한다. 이는 한국의 식재료와 일본의 미식 인프라가 만나 새로운 미식 경험을 창조한 사례로 주목받는다.맛의 핵심인 꽃게의 선도 관리 또한 글로벌 수준으로 격상되었다. 변산반도의 젊은 선장이 조업한 꽃게를 선상에서 즉시 급랭 처리해 조직감을 보존하고, 이를 신속하게 일본 주방으로 전달하는 물류 시스템이 뒷받침되고 있다. 이러한 철저한 원재료 관리는 비린내에 민감한 외국인들의 거부감을 없애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전통적인 손맛에 현대적인 위생 관리와 물류 혁신이 더해지면서 간장게장은 이제 세계 어디서나 통하는 고품격 요리로 거듭나고 있다.간장게장의 세계화는 단순히 음식 한 가지가 알려지는 것을 넘어, 한국의 발효 문화와 식사 예절이 전파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놋그릇에 담긴 정성과 게장을 매개로 낯선 이들이 친구가 되는 과정은 한식이 가진 소통의 힘을 증명한다. 바다를 건너 일본의 미식가들을 울리고 서구의 젊은 세대에게 즐거움을 주는 간장게장은, 이제 한국인만의 소울푸드를 넘어 전 세계인이 공유하는 '글로벌 밥도둑'으로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