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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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출신' 한성숙, 첫 행보는 AI 혁신 간담회

 이재명 정부의 국정 동력을 새롭게 이끌 한성숙 신임 국무총리가 공식 취임하며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했다. 민간 IT 기업의 수장으로서 혁신을 주도했던 한 총리는 취임 첫날부터 행정부의 체질 개선과 정책 집행의 가속화를 예고했다. 그는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현장에서 구현하는 '실행가'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며, 공직 사회에 민간의 역동성을 이식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해 온 실용주의 노선을 행정 실무 차원에서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 총리는 정부서울청사로 처음 출근하는 길에 진행된 도어스테핑에서 내각의 핵심 역할을 '신속한 실행'으로 규정했다. 대통령이 국가적 차원의 거대 담론과 비전을 제시한다면, 총리는 이를 세부적인 정책으로 구체화하여 국민의 삶에 직접 닿게 만드는 가교가 되어야 한다는 논리다. 특히 그는 행정부의 업무 처리 속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하며, 국민이 일상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과제들을 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실무 중심의 국정 운영 방침을 시사했다.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인공지능(AI) 관련 장관 간담회를 개최한 점은 한 총리 체제의 지향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네이버 대표 시절부터 AI 산업을 선도해온 전문성을 바탕으로, 그는 AI 행정 도입과 공공 데이터 개방 등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3대 과제를 즉각 제시했다. 단순히 장기적인 계획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올해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라고 관계 부처에 주문하며 특유의 속도감을 드러냈다.

 

정치권과 관가에서는 한 총리가 이재명 정부의 핵심 사업인 AI 메가프로젝트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대형 국정과제의 조정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복잡하게 얽힌 부처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낡은 규제를 혁파하는 과정에서, 민간과 공공의 언어를 모두 이해하는 한 총리의 이력이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자신이 총리로 발탁된 이유에 대해 민간의 혁신 속도와 공공의 행정력을 결합하라는 시대적 요구 때문이라고 스스로 진단하기도 했다.

 


민간 CEO 출신이라는 배경은 공직 사회 내부에도 상당한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성과 중심의 문화와 효율성을 중시하는 경영 기법이 정부 부처에 접목될 경우, 경직된 관료 사회의 업무 방식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총리는 임명장 수여식 이후 대통령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정책의 체감도를 높여달라는 당부를 받았다고 전하며, '손에 잡히는 정책'을 통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확인했다.

 

한성숙 총리의 취임으로 이재명 정부 2기 내각의 진용이 갖춰지면서 국정 운영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총리 인선이 일단락됨에 따라 조만간 단행될 후속 개각과 참모진 개편 역시 한 총리가 강조한 '실행력'과 '전문성'에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국무총리실은 향후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며 AI 국가전략을 비롯한 주요 현안들이 부처 이기주의에 가로막히지 않고 추진될 수 있도록 강력한 동력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일곱 왕자 성불한 칠불사, 영지의 전설

막을 알리는 상징물이다. 약 500년의 수령을 자랑하는 이 거목은 최치원이 꽂은 지팡이에서 싹이 돋았다는 신비로운 전설을 품고 있다. 마을을 넉넉히 감싸 안은 웅장한 가지는 천년 전 선비가 꿈꿨던 이상향의 입구를 지키는 파수꾼처럼 당당하게 서서 방문객들을 맞이한다.계곡의 물길을 따라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가면 물살이 빚어낸 기암괴석 사이에 '세이암'이 모습을 드러낸다. 최치원이 속세의 번잡한 소리에 오염된 귀를 씻어냈다는 이곳은, 지금도 맑은 물줄기가 끊임없이 흐르며 세속의 때를 벗겨내려는 이들에게 무언의 가르침을 전한다. 수정처럼 투명한 대성계곡의 수면 위로 비치는 숲의 그림자는 최치원이 지향했던 무욕의 삶이 어떤 풍경이었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자연과 역사가 교차하는 이 공간은 단순한 유적지를 넘어 성찰의 장소로 기능한다.발걸음을 옮겨 도착한 칠불사는 화려한 단청보다 깊은 적막이 먼저 다가오는 수행도량이다. 가야 김수로왕의 일곱 왕자가 성불했다는 설화에서 유래한 이 절은 지리산 반야봉 아래 고즈넉이 자리 잡고 있다. 어머니 허황옥 왕비가 아들들을 그리워하며 만들었다는 연못 '영지'에는 성불한 왕자들의 모습이 비쳤다는 애틋한 이야기가 흐른다. 전설은 세월을 견디며 이끼 낀 석축과 고요한 경내 곳곳에 스며들어 천년고찰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완성한다.칠불사의 명성은 독특한 온돌 구조를 지닌 '아자방'에서 정점을 찍는다. 한 번 아궁이에 불을 지피면 온기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이 선방은 한국 불교 수행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유산이다. 조선 후기의 다성 초의선사 역시 이곳에 머물며 참선과 차를 하나로 보는 '선다일여'의 정신을 다듬었다. 아자방의 온기는 단순히 육신의 추위를 녹이는 것을 넘어, 혹독한 정진을 이어갔던 수행자들의 뜨거운 구도열을 오늘날의 우리에게 전해주는 매개체가 된다.경내를 천천히 거니는 스님들의 포행은 칠불사의 적막을 더욱 깊고 경건하게 만든다. 참선 후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이 느린 발걸음은 숲을 스치는 바람 소리, 계곡물 소리와 어우러져 하나의 수행 예술을 연출한다. 인위적인 장식 없이 자연의 순리대로 배치된 전각들은 지리산의 사계절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방문객들은 말없이 이어지는 스님들의 행선(行禪)을 지켜보며 도심에서 잊고 지냈던 내면의 고요를 비로소 마주하게 된다.대성계곡의 맑은 물줄기에서 시작해 칠불사의 아자방으로 이어지는 이 길은 단순한 탐방로가 아닌,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명상의 통로다. 최치원이 귀를 씻었던 물소리는 여전히 계곡을 울리고, 일곱 왕자가 깨달음을 얻었던 고요는 칠불사 경내에 가득하다. 역사와 전설, 그리고 수행의 향기가 한데 어우러진 지리산의 이 길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잠시 멈춰 서서 삶의 근원적인 가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