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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예산판 새로 짠다

경기도가 재정위기 대응을 위해 내년도 예산 편성 방식을 대대적으로 바꾼다. 오래 이어진 사업과 중복 사업을 다시 들여다보고, 성과가 낮은 사업은 줄이거나 종료한다. 동시에 체납 징수와 신규 세원 발굴, 공공기관 배당 등을 통해 민선 9기 동안 1조6000억 원 규모의 추가 재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번 방안은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지난 8월 5일 도 재정을 ‘비상상황’으로 규정한 뒤 처음 나온 종합 실행계획이다. 재정위기 선언이 실제 예산 구조조정과 세입 확충, 지방재정 제도개선 요구로 구체화한 것이다. 

 

주형철 경기도 경제부지사 겸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 단장은 31일 경기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TF 활동 결과를 발표했다. TF는 추 지사의 재정 비상상황 선언 이후 구성됐으며, 지난 10일부터 3주 동안 7차례 회의를 열어 2027년도 예산 편성 방향과 추가 세입 확보, 세제개편 방안 등을 논의했다.

 

경기도는 2027년도 본예산을 편성하면서 기존 재정사업 전반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단순히 모든 사업 예산을 같은 비율로 줄이는 방식이 아니라, 사업의 필요성과 성과, 지속 가능성을 기준으로 예산을 재배분하겠다는 구상이다.

주 부지사는 “파격적인 지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면서도 “도민의 안전과 기본적인 복지는 더 두텁게 챙기고, 경기도의 미래를 놓치지 않는 재정을 구현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경기도가 적용하기로 한 기준은 3년 이상 계속된 사업의 원점 재검토, 부서 간 또는 시군 사업과 중복되는 사업의 원칙적 일몰, 대규모 사업 추진 방식 재검토, 광역자치단체 고유사무 집중, 재정·보조·투자사업 평가 결과의 예산 반영 강화, 신규 사업의 재원조달계획 제출 의무화 등이다.

 

특히 대형 사업이 먼저 점검 대상에 오른다. 주 부지사는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통상 1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사업이 40여 개라며, 이들 사업을 우선적으로 살펴보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체적으로는 금액과 관계없이 약 400개 재정사업을 모두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경기도는 광역자치단체가 해야 할 일과 시군이 맡는 것이 더 적합한 사업도 구분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전통시장 활성화처럼 현장 밀착형 사업은 기초지자체가 수행할 수 있지만, 여러 시군에 걸친 광역교통 사업은 경기도가 담당해야 할 대표적인 광역 사무로 보고 있다.

 

재정사업 평가와 보조사업 평가, 투자사업 검토에서 낮은 평가를 받은 사업은 예산 삭감이나 일몰 대상이 된다. 새로 추진하는 사업에는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먼저 제시하도록 하는 ‘페이고’ 원칙도 적용한다.

 

경기도는 직접 예산을 투입하지 않아도 행정력과 네트워크를 통해 정책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도 발굴한다. 기관과 기업, 단체를 연결하거나 정보 공유, 인증제도 등을 활용해 예산 부담을 줄이면서 정책 효과를 높이는 방식이다.

 

세출 구조조정과 함께 세입 확대도 추진된다. 경기도는 민선 9기 동안 지방세와 세외수입을 추가로 확보해 약 1조6000억 원의 재원을 마련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선 체납 징수를 강화해 4년간 약 3357억 원을 확보한다. 지방세 체납은 도가 직접 징수 기능을 강화하고, 체납관리단의 현장 실태조사를 확대한다. 과징금과 과태료 등 세외수입 체납에는 책임징수제를 도입해 관리 강도를 높인다.

 

신규 세원 발굴 목표액은 5519억 원이다. 대표적인 방안은 임대용 자동차 등록 유치다. 렌터카와 리스 사업자의 차량 등록을 경기도로 유도해 관련 세수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도와 시군이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탈세나 부적정 감면 사례에 대한 조사와 추징도 병행한다.

 

공공기관 배당도 재원 확보 수단으로 활용된다. 경기주택도시공사와 킨텍스 등 도 산하 공기업의 운영 이익에 대해 안정적인 배당을 추진한다. 경기도는 공공기관의 지속 가능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현금 배당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경기도가 제시한 세입 확보 규모는 체납 징수 3357억 원, 신규 세원 5519억 원, 공공기관 배당 약 7500억 원이다. 이를 합치면 약 1조6376억 원으로, 전체 목표인 1조6000억 원을 웃돈다.

 

경기도는 이들 방안이 별도의 법 개정 없이 행정력으로 추진할 수 있는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자산 매각 등 추가 세입 확보 방안도 계속 검토한다.

 

경기도는 재정위기의 근본 해법으로 지방재정 구조 개편도 제시했다. 주 부지사는 경기도 재정난의 원인을 “개발 시대에 머물러 있는 낡은 재정구조”라고 진단했다. 부동산 경기 변동에 크게 좌우되는 취득세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세입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도가 제안한 첫 번째 제도개선 과제는 지방소비세율 인상이다. 현재 25.3%인 지방소비세율을 임기 내 40%까지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경기도는 이 방안이 실현되면 연간 약 1조4000억 원의 추가 재원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 번째는 담배소비세에 붙는 지방교육세 중 일몰 예정분을 지역자원시설세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이를 소방과 안전 분야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내용이다.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된 뒤에도 실제 소방 업무와 재정 부담의 상당 부분을 광역지자체가 맡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세 번째는 법인세 일부를 광역지방정부 재원으로 조정하는 방안이다. 경기도는 법인세의 5%를 광역재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산업단지와 광역 인프라 구축 등에 광역정부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지역 산업 성장에 따른 재원도 광역정부에 일부 돌아와야 한다는 논리다.

 

네 번째는 보통교부세 산정 방식 개편이다. 경기도는 현재 기준재정수입액은 과다하게, 기준재정수요액은 실제보다 적게 산정돼 보통교부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인구 규모와 행정 수요, 광역 기반시설 부담을 반영하도록 산정 방식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기도는 앞으로 세입 확보 추진단과 지출 구조조정 추진단을 중심으로 실행체계를 꾸릴 계획이다. TF에서 마련한 기준은 2027년도 예산 편성과 재정사업 조정에 반영된다. 도의회와는 ‘지방재정 상생 협의체’를 구성해 재정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다.

 

법률 개정이 필요한 과제는 도내 31개 시군과 전국 시·도지사협의회 등과 연대해 정부와 국회에 건의하기로 했다. 지방소비세율 인상, 법인세 일부 광역재원화, 보통교부세 산정 방식 개선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번 대책의 방향은 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도민 안전이나 민생 예산을 일률적으로 줄이지 않겠다는 데 있다. 대신 오래됐지만 효과가 낮은 사업, 다른 기관 사업과 겹치는 사업, 투입 예산에 비해 성과가 부족한 사업을 정리하고 필요한 곳에 재원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실제 예산 편성 과정에서는 진통이 예상된다. 3년 이상 계속된 사업과 중복사업, 대규모 사업을 손보는 과정에서 관련 부서와 시군, 수혜 단체의 반발이 나올 수 있다. 세제개편 역시 정부와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만큼 단기간에 결론이 나기는 쉽지 않다.

 

결국 관건은 실행력이다. 경기도가 약 400개 재정사업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고 어떤 사업을 줄이거나 종료할지에 따라 재정개혁의 강도가 드러날 전망이다. 1조6000억 원 규모의 세입 확보 목표와 지방세제 개편 요구가 실제 재정 정상화로 이어질지도 추미애 도정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보다 부산?”…외국인 관광객 300만명 눈앞

수도권으로 이동하지 않고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는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부산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총 292만7674명으로 집계됐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올해 부산시가 세운 연간 목표 400만명의 73.2%에 해당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00만3466명과 비교하면 46.1%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전국 외국인 관광객 증가율은 21.3%로, 부산의 증가율이 전국보다 24.8%포인트 높았다.특히 올해는 외국인 관광객 300만명 돌파 시점도 지난해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부산시는 7월 말 기준으로 300만명까지 약 7만2000명이 남았으며, 최근 부산을 찾는 외국인이 한 달에 40만~50만명대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8월 초순 이미 300만명을 넘어섰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확한 집계 결과는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이다.부산이 연간 외국인 관광객 300만명을 넘긴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당시에는 10월에 300만명을 달성했지만, 올해는 이보다 약 두 달 앞서 같은 기록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월별 방문객 규모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 7월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50만7045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6월 기록인 48만4057명을 넘어선 수치로, 두 달 연속 월간 최고 기록을 경신한 것이다. 전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부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4.2%에 달했다. 방한 외국인 4명 가운데 1명꼴로 부산을 찾은 셈이다.국가별로는 대만과 중국 관광객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7월 한 달 기준 대만 관광객은 12만8000명으로 전체의 25.2%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중국 관광객은 12만5000명으로 24.7%를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두 국가의 관광객을 합치면 전체의 49.9%로 절반에 가까운 비중이다.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한 증가 폭도 컸다. 대만 관광객은 88.3% 증가했고 중국 관광객은 80.3% 늘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누적으로는 대만 관광객이 60만500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중국이 59만4000명, 일본이 34만명으로 뒤를 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각각 대만 60.1%, 중국 88.4%, 일본 27.5%였다.장거리 관광시장에서는 미국인 관광객의 증가세가 특히 눈에 띄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부산을 방문한 미국인은 25만967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4만5535명과 비교하면 78.4%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전국 미국인 방한객 증가율이 11.6%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부산의 증가 폭은 전국보다 6배 이상 높았다.부산시는 미주 지역과 부산을 잇는 직항 노선이 없는 상황에서도 미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점을 들어 부산이 장거리 관광시장에서 독자적인 목적지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외국인 관광객 증가에는 김해국제공항의 역할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관광공사의 ‘요즘, 한국관광 리포트’ 2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김해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은 101만4341명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9만1993명과 비교하면 46.6% 증가했다. 청주·대구·김해·제주 등 4개 지방공항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다.특히 김해공항으로 입국한 외국인의 이동 경로에서 부산과 동남권의 높은 비중이 확인됐다. 입국객 가운데 50.2%는 부산에 머물렀고, 47.9%는 경남과 울산 등 인근 지역으로 이동했다. 수도권으로 이동한 비율은 1.9%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김해공항으로 들어온 외국인의 98.1%가 수도권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동남권 안에서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관광객 증가세는 외국인의 지역 내 소비 확대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부산에서 발생한 외국인 카드 소비액은 74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8% 증가했다. 전국에서는 서울의 6조7486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비수도권 지역 가운데서는 부산과 제주가 외국인 소비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같은 기간 제주 외국인 카드 소비액은 3438억원으로, 부산과 제주 두 지역이 비수도권 외국인 소비의 75.2%를 차지했다. 부산의 의료관광 관련 소비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8.4% 증가했으며, 서울을 제외한 지역 의료관광 소비에서 37%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부산시는 하반기에도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관광 활성화를 위한 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오는 9월 8일부터 10일까지 ‘2026 부산글로벌도시위크’를 개최하고, 10월에는 부산 전역에서 ‘페스티벌 시월’을 진행한다.이와 함께 10월 2일부터 4일까지 부산국제록페스티벌이 열리고, 10월 23일부터 11월 11일까지 부산유엔위크가 이어진다. 10월 26일부터 28일까지는 글로벌도시관광서밋도 예정돼 있다.관광객 편의를 위한 인프라 정비도 추진한다. 김해공항과 부산역에 비짓부산패스 키오스크를 도입하고, 부산 16개 구·군과 함께 주요 관광지 안내 체계를 정비할 예정이다.전재수 부산시장은 외국인 관광객 300만명 달성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단순히 방문객 숫자를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체류 기간과 관광 경험의 깊이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해국제공항 입국 외국인의 98%가 수도권으로 이동하지 않고 부산과 동남권에 머무는 점을 언급하며, 앞으로 관광객의 체류 기간을 늘리고 관광 소비가 지역 곳곳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시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