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post

경제post

홈플러스 위기에 협력업체들 ‘폭풍 전야’.."상품권 안 받아"

MBK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있는 홈플러스가 최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며 유통업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4일 법원에서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개시가 받아들여졌고, 이에 따라 홈플러스의 협력업체들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제휴처와 협력업체들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홈플러스는 현재까지 매장 운영을 정상적으로 이어가고 있으며, 대기업인 CJ와 롯데웰푸드 등은 여전히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티몬과 위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가 기억에 남는 만큼, 납품업체들은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진행 상황에 따라 납품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협력사들은 납품 물량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상거래 채권은 보호된다"며 납품업체들에 불안감을 잠재우려 노력하고 있다. 또한, "현재까지 납품 중단 없이 정상 공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회생절차를 밟으면서 자금 지출에는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고, 납품 대금 지급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홈플러스 서울 모 지점에서 영업 중인 한 임대 점주는 "1월 매출 가운데 홈플러스 수수료 등을 제외한 2천여 만원을 4일에 받아야 했지만 아직 지급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은 특히 자금 회전이 빠듯한 중소기업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일부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홈플러스의 회생절차와 납품 대금 지급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물량을 줄이거나 납품 중단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CJ푸드빌 등 대기업들은 납품을 지속하고 있지만, 상황을 지켜보며 물량을 줄일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 납품사들끼리 '눈치 게임'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홈플러스와 제휴 관계에 있는 기업들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신라면세점, CJ푸드빌, 에버랜드 등 홈플러스 상품권을 사용하던 제휴사들은 상품권 결제를 중단했다. 상품권은 상거래채권에 해당해 원칙적으로 전액 변제되지만, 회생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급여, 세금, 임대료 등의 필수 채무가 우선적으로 변제돼 상거래채무는 변제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로 인해 홈플러스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당근마켓 등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홈플러스 상품권을 판매하려는 게시글이 급증하고 있다.

 

이처럼 홈플러스의 회생절차가 본격화되면서 시장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유통업계와 제휴처는 홈플러스의 신용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상품권 사용 중단과 같은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홈플러스 측은 "전체 매출에서 상품권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며, 제휴처들이 상품권 결제를 중단한 것은 과도한 불안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홈플러스의 회생절차가 영업력에 어느 정도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티메프 사태처럼 극단적인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금융 연구원은 "홈플러스는 직매입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재고를 활용해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어, 티메프와 같은 상황이 재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협력업체와 소비자들의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성민 가천대 교수는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홈플러스는 신속한 조치를 취해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협력사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며 정상 영업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고객 이탈과 협력업체들의 납품 중단 등으로 인해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日軍이 총 쏘자 ‘피땀’ 흘렸다는 비석…방치된 이순신 최후의 보루에 가보니

던 이유는 단 하나, 수백 척의 왜군에 맞서 싸워야 할 조선 수군의 전력이 고작 13척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전라도 사람을 모조리 죽여 씨를 말리라"는 잔혹한 명령 아래 전라도 전역은 초토화되고 있었고, 이순신은 함대를 보존하고 재건할 안전한 근거지가 절실했다. 법성포, 고군산도를 전전하고 우수영으로 돌아왔으나 이미 폐허가 된 뒤였다. 시야 확보가 어렵고 육지와 멀어 전략적으로 부적합했던 안편도를 거쳐 마침내 도달한 곳이 바로 고하도였다. 이곳은 영산강 하구에 위치해 군량 조달이 용이하고, 북서풍을 막아주는 천혜의 지형에 배를 만들 소나무까지 풍부해 수군 재건을 위한 최적의 장소였다.고하도에 닻을 내린 이순신은 곧바로 기적과도 같은 재건 작업에 착수했다. 도착하자마자 집과 군량 창고를 짓고, 길이 1km, 높이 2m의 석성을 쌓아 방어 태세를 갖췄다. 가장 놀라운 것은 군량미 확보와 함대 증강이었다. 피란민들의 배에 실린 곡식을 군량미로 바꾸는 ‘해로통행첩’ 제도를 시행해 단 열흘 만에 1만 석의 군량미를 비축했다. 동시에 백성들을 모아 구리와 쇠로 대포를 만들고, 섬의 풍부한 소나무를 베어 40여 척의 전선을 건조했다. 그 결과 13척에 불과했던 함대는 53척으로 늘어났고, 흩어졌던 장수와 병사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어 1천 명이던 병력은 2천 명으로 불어났다. 원균의 칠천량 패전으로 궤멸 직전까지 갔던 조선 수군이 불과 100여 일 만에 다시금 막강한 위용을 갖추게 된 것이다.오늘날 고하도는 이순신의 처절했던 재건의 역사 위에 화려한 현대적 관광 시설을 덧입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유달산 정상을 넘어서면 목포 앞바다와 해안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진다. 섬에 내리면 13척의 판옥선을 격자 모양으로 쌓아 올린 독특한 형태의 전망대가 방문객을 맞이하고, 용머리 해안을 따라서는 1818m 길이의 아름다운 해상데크가 쪽빛 바다 위로 이어진다. 가을이면 해안 절벽을 수놓는 노란 들국화의 군락은 탄성을 자아낸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사진을 찍고 둘레길을 걸으며 여유를 만끽하지만, 이곳이 패배의 벼랑 끝에서 조선의 운명을 다시 일으켜 세운 역사의 심장부였음을 기억하는 이는 많지 않다.이처럼 고하도는 아름다운 순례길 이전에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의 현장이지만, 그 가치가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있다. 이순신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1722년 세워진 기념비와 모충각이 쓸쓸히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당시 수군의 심장이었던 삼도수군통제영은 복원되지 못한 채 그 터만 남아있다. 일제강점기 일본군이 총을 쏘자 비석이 몇 달간 땀을 흘렸다는 일화가 전해질 만큼 민족의 한이 서린 곳이지만, 대부분의 방문객은 둘레길만 둘러볼 뿐 이곳을 스쳐 지나간다. 노량해전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재기의 땅, 고하도 삼도수군통제영의 조속한 복원을 통해 이곳이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모든 국민이 찾는 역사의 순례길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