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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의 작심 발언..“한국 경제, 외환위기급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 경제의 심각한 성장 정체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새로운 정부가 구조개혁을 단행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12일 한국은행 창립 75주년 기념사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면 지난 30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올해 성장률은 0.8%, 내년은 1.6%로 지난 2월 전망보다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성장률 하락의 배경에 대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수출이 둔화된 것이 주요 요인이며, 국내적으로는 지난 6개월간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상반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0.1%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경제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등 경기부양 조치를 이미 진행해 왔으며, 앞으로도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과도하게 낮출 경우 수도권 부동산 가격 급등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그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지난 3월 이후 연율 기준 약 7% 상승하고,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도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장의 과열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처럼 통화정책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는 만큼, 근본적인 구조개혁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 총재는 장기적인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구조개혁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0년대 중후반까지 4% 수준이던 잠재성장률이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현재는 2%를 밑도는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지적하며 “2024년 기준 분기별 역성장 발생 확률은 14%로, 10년 전보다 3배 이상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단기 부양책만으로는 구조적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경기 부양도 필요하지만, 성장잠재력의 하락을 막고 경기 변동성에 강한 경제 구조를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급하다고 단기적인 부양책에만 의존한다면 이후 더 큰 부작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총재는 특히 구조개혁이 정치적 갈등에 막히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새 정부의 강력한 리더십과 사회적 조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해집단의 저항에 부딪혀 좋은 정책도 좌초될 수 있다”며 “새 정부가 구조개혁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총재는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디지털 혁신과 인공지능(AI) 활용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행이 디지털 금융 인프라 구축을 위해 추진 중인 ‘프로젝트 한강’과 ‘프로젝트 아고라’를 소개하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시스템과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아울러,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개발과 관련해서는 “핀테크 산업의 혁신과 법정화폐 기능 보완이라는 균형 속에서, 외환시장 규제를 우회하지 않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국은행이 자체적으로 개발 중인 인공지능 시스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국내 업체가 구축한 ‘소버린(Sovereign) AI’를 기반으로, 한국은행 업무에 특화된 AI를 개발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통해 “한국의 AI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민관 협력의 모범 사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기념사에서 이창용 총재는 단기적 부양책보다는 구조개혁과 디지털 전환을 통한 장기 성장 기반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한국 경제가 지금 직면한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 정치, 사회, 산업 전반의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했다. 한국은행의 정책적 방향뿐만 아니라, 향후 정부의 대응과 리더십이 한국 경제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시점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서울시, 광복절 밤을 수놓을 화려한 축제 공개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역사적 감동과 문화 콘텐츠가 어우러진 자리로 꾸며질 예정이다.서울도서관 정문 앞에는 높이 6m, 폭 5m, 길이 45m에 이르는 대형 설치물 ‘태극기 언덕’이 조성된다. 이는 200개의 바람개비로 구성된 작품으로, 태극기를 형상화해 광복의 자부심과 기쁨을 상징한다. 언덕은 과거, 현재, 미래를 상징하는 세 가지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일제강점기 선열들의 발자취를 형상화한 길(과거), 시민이 함께 올라가는 공동체적 공간(현재), 언덕 위에서 미래를 바라보는 시선(미래)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태극기 언덕에는 꿈새김판이 설치돼 안중근 의사의 ‘단지동맹 혈서 태극기’를 중심으로, 서울의 발전사와 독립유공자 150명의 사진으로 구성된 포토 모자이크 작품이 전시된다. 멀리서 보면 하나의 큰 태극기지만, 가까이에서는 서울의 과거와 현재가 생생하게 담긴 구성으로, 시민들은 이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역사적 감동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광복을 기념하는 특별 전시도 마련된다. ‘광복열차’ 전시회는 해방 이후 우리 기술로 만든 첫 열차인 ‘해방자호’와 현존하는 최신 고속열차 KTX-청룡이 나란히 등장한다. 해방자호 전시관은 ‘경성에서 서울로-해방의 시대를 달리는 열차’를 주제로, 서울 출신 독립운동가와 그를 도운 외국인의 이야기를 다양한 사료와 함께 선보인다. 특히 서울시가 올해 처음 발굴한 독립유공자 관련 신규 자료들도 이번 전시를 통해 공개된다.KTX-청룡 전시관은 ‘서울에서 미래로’라는 주제로 구성되며, 서울의 발전과 함께 독립운동 유적지의 현재 모습을 조명한다. 이 외에도 ‘8.15초 스톱워치 체험’과 광복을 주제로 한 페이스페인팅 체험존 등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도 마련돼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서울의 과거와 현재를 한 장면에 담아낸 ‘리포토그래피’ 전시도 시민들의 발길을 끈다. 렌티큘러(입체 이미지) 인쇄 기법을 활용해 각도에 따라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서울의 명소 21곳의 과거와 현재를 극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과거의 흑백사진과 현재의 컬러사진이 하나의 프레임 안에서 교차하며 시공간을 넘나드는 감각을 선사한다.다채로운 시민 체험 프로그램도 광복의 의미를 재조명한다. 마임 퍼포먼스, 태극기 공방, 독립운동 관련 퀴즈 이벤트 등이 상시 운영되며,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광복절 전야인 14일에는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400여 명이 참석하는 ‘서울시 경축식’이 열린다. 광복회 및 주요 보훈단체, 해외 독립운동가 후손, 일반 시민 등이 함께하며, 식전공연으로는 시민국악합창단의 무대가 준비된다. 이어 손기정 선수와 김구 선생 등의 모습을 인공지능(AI) 기술로 복원한 영상이 상영되고, 오세훈 서울시장의 경축사와 함께 초청된 후손의 특별 피아노 공연도 진행된다.광복절 당일인 15일 저녁에는 서울광장에서 기념 콘서트 ‘우리는 대한민국’이 개최된다. 방송인 신동엽이 사회를 맡고, 소프라노 조수미, 가수 김연자, 홍지민, god, 김범수, 다이나믹 듀오 등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출연해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는 무대를 선보인다. 이어 16일에는 세종문화회관 뮤지컬 공연단이 ‘8.15 Seoul, My Soul’ 콘서트를 통해 축제 분위기를 이어간다.서울시는 이번 광복 80주년 행사를 통해 단순한 기념을 넘어, 시민과 함께하는 역사교육과 문화 체험의 장을 만들고자 한다. 윤종장 서울시 복지실장은 “세대 간 공감으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우리 역사의 가치를 미래로 전하는 다양한 행사를 기획했다”며 “시민 모두가 축제를 통해 광복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