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post

경제post

4년 만의 희망 사라져..중동 악재로 기업 심리 꽁꽁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4년 만에 기지개를 켜던 대한민국 경제에 다시 한번 거대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이란으로 이어지는 중동 전쟁의 여파가 우리 기업들의 심장을 얼어붙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3월만 해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준선을 넘겼던 기업 체감 경기가 한 달 만에 수직 낙하하며 경제계 전반에 비상벨이 울리고 있다. SNS와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는 고유가와 물가 상승이 불러올 실물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빠르게 확산되며 이번 경기 지수 발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 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BSI 전망치는 전월 대비 무려 17.6포인트나 급락한 85.1을 기록했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경기를 낙관하는 기업이 많고 낮으면 비관하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지난달 48개월 만에 102.7을 기록하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던 종합 전망치가 단 한 달 만에 부정적인 전망으로 완전히 뒤집힌 셈이다. 이는 중동 사태라는 예상치 못한 대외 변수가 우리 기업들의 경영 의지를 얼마나 심각하게 꺾어놓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지표다.

 


업종별 상황을 살펴보면 더욱 처참하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기준선인 100을 한참 밑돌며 동반 부진에 빠졌다. 제조업은 85.6, 비제조업은 84.6을 기록했는데 두 업종이 동시에 80점대의 낮은 지수를 기록한 것은 2025년 1월 이후 1년 3개월 만의 일이다. 특히 제조업의 하락 폭은 눈이 번쩍 뜨일 정도다. 3월 105.9였던 제조업 전망치는 한 달 사이 20.3포인트나 빠지며 85.6으로 주저앉았다. 중동발 위기가 제조 현장의 실핏줄까지 파고들어 기업가 정신을 마비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가장 타격이 큰 곳은 역시 원유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업종들이다.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로 원유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서 석유정제 및 화학 업종은 80.0에 머물렀다. 전기·가스·수도 업종은 63.2라는 기록적인 저점을 찍으며 에너지 대란에 대한 공포를 그대로 드러냈다. 물류와 이동의 핵심인 운수 및 창고 업종 역시 82.6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원유를 기초 소재로 사용하는 비금속 소재 및 제품 제조 업종 또한 69.2를 기록하며 원자재 가격 상승의 직격탄을 맞았다. 한경협은 국제유가 상승과 더불어 해상 운임이 급등한 점이 기업 심리에 치명적인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기업들의 돈줄이 마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부문별 전망을 보면 내수와 수출 그리고 투자를 포함한 7개 주요 부문 모두가 부정적인 전망을 기록했다. 특히 기업의 자금 여력과 유동성을 나타내는 자금사정 BSI는 89.7까지 떨어졌다. 이는 2023년 6월 이후 2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물건을 만들어 팔아도 남는 게 없고 돈 빌리기는 더 어려워지는 사면초가의 상황에 놓인 셈이다.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 기업들에게 고유가와 고환율 그리고 자금난이라는 삼중고는 견디기 힘든 파고로 다가오고 있다.

 


중동 지역의 화염은 단순히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안방의 경제를 위협하는 실질적인 위협이 됐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가 원유 수급 불안감을 키워 기업 심리를 급격히 위축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단순한 심리 위축을 넘어 실제 실물 경기의 침체로 전이되지 않도록 정부의 발 빠른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적극적인 재정 정책은 물론 생산 차질을 막고 기업들의 경영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전방위적인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번 4월 BSI 수치는 대한민국 경제가 얼마나 대외 변수에 취약한지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 반도체 하나에 의존해 겨우 버티던 회복세가 중동발 전쟁이라는 거대한 변수 앞에 허무하게 무너져 내리는 모습은 우리 경제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기업들은 이제 성장이 아닌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고유가 시대에 대비한 에너지 효율화와 공급망 다변화 등 근본적인 체질 개선 없이는 이러한 변덕스러운 경기 흐름을 이겨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앞으로의 관건은 중동 사태가 얼마나 장기화되느냐에 달려 있다. 만약 전쟁의 불길이 더 확산되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우리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 온도는 지금보다 훨씬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위기 대응 매뉴얼을 점검하며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4월의 봄 기운 대신 중동발 경제 한파를 맞이하게 된 대한민국 기업들이 이 시련을 어떻게 뚫고 나갈지 전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전등록 폭주한 불교박람회, '공 뽑기'로 MZ세대 홀렸다

교박람회'는 불교의 심오한 철학을 대중적인 놀이 문화로 탈바꿈시켜 관람객을 맞이한다. 지난해 20만 명의 발길을 이끌며 화제를 모았던 이 행사는 올해 더욱 강력해진 콘텐츠와 역대 최대 규모의 인파를 예고하며 사전 등록 단계부터 뜨거운 열기를 증명하고 있다.이번 박람회의 핵심 테마는 불교의 근간인 '공(空)' 사상을 몸소 느끼는 체험형 전시다. 주최 측은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철학적 개념을 설명하는 대신,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체득하도록 기획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공 뽑기'다. 코인을 넣어 무작위로 공을 뽑는 이 게임은 그 안에 담긴 메시지에 따라 스님과 대화를 나누거나 미션을 수행하며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독특한 여정을 제공한다.단순한 재미를 넘어선 참여형 예술 프로젝트도 눈에 띈다. '공 수거' 프로그램은 관람객이 자신의 염원과 마음을 담은 공을 전시장과 인근 봉은사에 마련된 대형 조형물에 봉안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개인의 소망이 담긴 작은 공들이 하나둘 모여 거대한 작품을 완성해가는 과정은 불교의 공동체 의식을 공공미술로 승화시킨 결과물이다. 여기에 유명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이 참여한 '행운의 전당'은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해가 지면 불교의 변신은 더욱 파격적으로 변한다. 박람회장 인근 봉은사에서는 4월 2일과 3일 양일간 야간 문화 프로그램인 '야단법석 – 마음을 밝히는 밤'이 펼쳐진다. 고요한 사찰의 밤을 깨우는 이 행사는 전통적인 반야심경 독송에 현대적인 EDM과 힙합 사운드를 결합한 이색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정적인 수행 공간이 화려한 조명과 비트가 넘치는 공연장으로 탈바꿈하며 종교적 경계를 허무는 시도가 이뤄진다.공연 라인업 역시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정조준했다. 첫날에는 힙합 아티스트 우원재와 DJ 웨건이 무대에 올라 묵직한 비트 위에 불교적 메시지를 얹은 공연을 선보인다. 둘째 날에는 세계적인 인기를 구사하는 DJ 소다가 EDM 파티를 이끌며 축제의 정점을 찍는다. 관객들은 '공' 모양의 풍선을 흔들며 반야심경 구절을 외치고 음악에 몸을 맡기는 등 기존의 법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역동적인 방식으로 불교 문화를 만끽하게 된다.주최 측은 이번 행사가 불교 철학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친숙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텍스트 위주의 강의나 법문에서 벗어나 오감을 자극하는 참여형 콘텐츠를 통해 불교가 현대인들의 삶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보여주겠다는 포부다. 전통 사찰의 정취와 첨단 전시 문화, 그리고 화려한 야간 공연이 어우러지는 이번 박람회는 4월 초 서울 강남을 불교의 새로운 매력으로 물들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