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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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K-2 호위할 '로봇 탱크' 개발 착수

 대한민국 지상군의 주력인 K-2 전차와 보조를 맞춰 전장을 누빌 중형 무인 로봇 전차가 국내 기술로 처음 개발된다. 현대로템은 최근 궤도형 다목적 무인 로봇의 체급별 연구개발 로드맵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시제품 제작에 돌입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내년 3t급 소형 모델을 시작으로 2028년에는 10t급 중형 모델을 선보인 뒤, 2030년까지 실전 배치를 완료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이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변한 전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군의 전투 개념을 유·무인복합체계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이다.

 

중형급 궤도형 무인 로봇은 기술적 난도가 매우 높은 분야로, 전차 수준의 강력한 험지 돌파 능력과 사격 안정성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바퀴형인 차륜형보다 기동 지속성이 우수한 궤도형 플랫폼은 진흙탕이나 눈길, 험준한 산악 지형 등 전차가 활동하는 가혹한 환경에서도 함께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사람이 타지 않는 이 로봇 전차는 최전방에서 적의 대전차 미사일이나 드론 위협을 먼저 탐지하고 차단함으로써 유인 전차와 승무원의 생존성을 극대화하는 이른바 '호위무사' 역할을 전담하게 된다.

 


현대로템이 이처럼 고난도의 무인 체계 개발에 자신감을 보이는 배경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K-2 전차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궤도 체계 기술력이 있다. 엔진과 현가장치, 동력전달장치 등 전차의 핵심 하드웨어 기술을 무인 플랫폼에 최적화하여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현대자동차그룹의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기술력을 접목하여 자율주행 능력과 원격 통제 시스템, 다중 센서 융합 기술을 통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단순한 무인 차량을 넘어 인공지능이 스스로 판단하고 기동하는 진정한 의미의 로봇 탱크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전의 양상을 바꾼 드론의 위협은 이번 무인 로봇 개발의 결정적인 동기가 되었다. 최근 전쟁 사례에서 보듯 수백만 원짜리 자폭 드론이 수백억 원에 달하는 전차를 파괴하는 비대칭적 상황이 반복되자, 이를 방어할 전용 플랫폼의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현대로템의 중형 무인 로봇에는 적 드론을 직접 격추하는 하드 킬 방식의 대드론 체계가 탑재될 전망이다. 이는 유인 전차가 본연의 공격 임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주변의 소형 위협들을 무인 로봇이 사전에 제거하는 효율적인 방어망을 형성하게 된다.

 


미래 지상전의 핵심 개념인 유·무인복합체계(MUM-T) 구축 또한 이번 개발의 핵심 축이다. 유인 전차와 무인 로봇, 정찰 드론이 하나의 유기적인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정보를 공유하고 협동 작전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미래의 전장에서는 유인 전차가 위험한 최전선에 먼저 진입하기보다, 무인 체계가 앞장서서 적의 정보를 수집하고 위협 요소를 제거한 뒤 유인 전차가 결정적인 타격을 가하는 형태가 일반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체계가 완성되면 아군의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작전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현대로템의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우리나라는 소형부터 중형, 차륜형부터 궤도형을 아우르는 종합 지상 무인 체계 라인업을 세계에서 몇 안 되게 확보하게 된다. 이는 현대로템이 전통적인 전차 제조업체의 틀을 깨고 첨단 방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통합하는 미래형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전 세계적으로 기술 문턱이 높은 중형 궤도형 무인 로봇 시장에서 K-방산이 다시 한번 독보적인 경쟁력을 증명하며 글로벌 방산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수만리 습지, 파괴 딛고 생태 보고로 부활

과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시킨다. 이곳은 병자호란 당시 의병을 일으켰던 백천 류함의 충절이 깃든 장소로, 탐방객들은 정자에 올라 호수를 바라보며 난세 속에서 선비가 지켰던 대의를 되새긴다. 류함이 남긴 격문 속에는 나라를 구하고자 했던 절박한 심경과 호남의 의로운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단순한 풍경 이상의 무게감을 전달한다.발걸음을 옮겨 도착한 무돌길 11길의 큰재는 과거와 현재의 삶이 교차하는 길목이다. 무등산 자락 깊은 곳에 위치한 이 고개는 예부터 산촌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광주와 화순을 오가던 소중한 통로였다. 해발 고도가 높은 탓에 겨울철이면 접근이 어려웠던 험로였으나, 오늘날에는 무등산 남사면의 웅장한 능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조망점으로 변모했다. 고개 마루에서 내려다보이는 수만리 일대의 비경은 '한국의 알프스'라는 별칭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이국적이면서도 평화로운 정취를 자아낸다.큰재 아래 펼쳐진 수만리 생태공원은 인간의 손길로 빚어낸 자연의 휴식처다. 편백나무 숲과 습지원이 조화롭게 배치된 이곳은 맨발 걷기 길과 데크 산책로가 잘 갖춰져 있어 숲이 주는 치유의 힘을 온몸으로 느끼기에 충분하다. 특히 빽빽하게 들어선 편백나무 군락은 한여름의 무더위를 식혀주는 시원한 숲 터널을 형성하며 탐방객들에게 여유를 선사한다. 마을 주민들의 생활로였던 이 길은 이제 도시민들의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생태 관광의 핵심 기지로 자리매김했다.해발 409m에 위치한 중지마을은 무등산의 품에 가장 깊숙이 안긴 마을 중 하나다. 18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이 마을은 외지인 없이 고향을 지키는 주민들이 다랑이논을 일구며 살아온 삶의 터전이다. 마을 정자에서 만난 주민들은 과거 산비탈을 깎아 벼농사를 짓던 고단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길손을 반긴다. 장불재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한 덕분에 중지마을은 예나 지금이나 무등산을 오가는 사람들의 쉼터이자 역사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중지마을을 지나 너와나목장 방향으로 향하면 자연의 놀라운 회복력을 목격하게 된다. 과거 흑염소 방목으로 인해 황폐해졌던 산비탈은 국립공원공단의 끈질긴 복원 노력 끝에 다시 생명의 습지로 거듭났다. 2022년부터 시작된 지형 복원과 자생식물 식재 사업은 훼손된 식생을 되살렸고, 이제는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는 건강한 생태계의 보고가 되었다. 다랑이논의 흔적을 간직한 채 본래의 모습을 되찾은 습지는 인간과 자연이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육장이다.초여름 햇살을 머금은 숲길은 완만한 내리막을 지나 용연마을 정자에서 그 여정을 마무리한다. 활엽수 잎사귀 사이로 불어오는 산바람은 환산정에서 시작해 큰재를 넘어온 탐방객들의 땀방울을 씻어준다. 역사 속 선비의 절개와 험준한 고개를 넘던 민초들의 삶, 그리고 파괴된 자연을 되살려낸 현대의 노력이 무돌길이라는 하나의 선 위에 촘촘히 엮여 있다. 길 위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은 채 다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준비를 마친 용연마을의 고즈넉한 풍경 속으로 잦아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