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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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밟는 대로 나간다" 미니 쿠퍼 S의 짜릿한 손맛

 미니가 선보인 신형 쿠퍼와 에이스맨은 브랜드 특유의 귀여운 디자인 뒤에 강력한 주행 성능을 숨긴 반전의 주인공들이다. 두 모델 모두 '도심 속 레이싱 카트'를 지향하는 브랜드 철학에 충실하게 설계되어, 조그만 차체와 동글동글한 외관 요소와는 대조되는 단단하고 묵직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상반신을 견고하게 지지하는 레이싱 스타일의 시트는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부터 이 차가 단순한 패션카가 아님을 실감하게 한다. 큰 차체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역동적인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포기할 수 없는 운전자들에게 최적화된 선택지로 평가받는다.

 

브랜드의 핵심인 쿠퍼와 새로운 전기 SUV 에이스맨은 디자인 틀을 공유하는 패밀리룩을 완성하면서도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낸다. 쿠퍼 S는 전장 3,875mm의 콤팩트한 사이즈로 민첩성을 극대화했으며, 에이스맨은 폭은 비슷하지만 길이를 4,085mm까지 늘려 SUV다운 공간 활용성을 확보했다. 특히 고성능 트림인 JCW 에이스맨은 노면의 질감을 여과 없이 전달하는 얇은 타이어와 단단한 서스펜션을 통해 미니가 추구하는 '고-카트 필링'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고속 주행 시 차체가 다소 흔들리는 감각조차 의도된 스포티함으로 승화시키며 급격한 코너링에서도 흔들림 없는 안정감을 유지한다.

 


주행 반응성 측면에서는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경계가 무색할 정도의 기술력이 돋보인다. 쿠퍼 S는 내연기관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차가 튀어나가는 민첩함을 보여주며 전기차 이상의 반응 속도를 자랑한다. 도심 정체 구간에서는 오히려 이러한 민감함이 피로를 줄 수 있어 안전거리 제어 기능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권장될 정도다. 순수 전기차인 에이스맨 역시 전기 모터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를 바탕으로 시원한 가속감을 선사하며, 1회 충전 시 309km라는 실용적인 주행 거리를 확보해 도심형 고성능 SUV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실내 인테리어는 미니만의 독창적인 감성과 실용성이 조화를 이룬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업계에서 보기 드문 원형 디스플레이다. 기존의 직사각형 화면보다 시선 이동 거리가 짧아 내비게이션 정보를 한눈에 파악하기 용이하며, 원형 테마를 활용한 UI 디자인은 브랜드의 시각적 정체성을 완성한다. 또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현재 속도와 차선 안내는 물론 간략한 지형도까지 직관적으로 표시하여 수입차 중에서도 최상위권의 편의성을 제공한다. 이러한 디지털 환경은 운전자가 오직 주행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요소다.

 


다만 첨단 주행 보조 시스템 중 자동주차 기능은 향후 개선이 필요한 과제로 남았다. 페이버드 트림 이상에 기본 탑재된 자동주차 시스템은 수직 주차나 넉넉한 공간에서는 정교한 실력을 발휘하지만, 사선 모양의 주차 칸이나 복잡한 환경에서는 인식률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쿠퍼 모델의 경우 특정 상황에서 주차 칸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사례도 발견되어, 완벽한 자율 주행 보조를 기대하기에는 아직 이른 단계임을 시사했다. 이는 미니가 추구하는 아날로그적 운전 재미와 디지털 편의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보완해야 할 지점이다.

 

가격 경쟁력 면에서 쿠퍼 S는 4,830만 원, 고성능 전기 SUV인 JCW 에이스맨은 6,250만 원으로 책정되어 프리미엄 소형차 시장에서의 위치를 공고히 했다. 미니는 이번 라인업을 통해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운전자의 개성과 열정을 대변하는 아이콘으로서의 가치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특히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기 속에서도 브랜드 고유의 거친 주행 질감을 유지하려는 노력은 기존 마니아들은 물론 새로운 세대의 운전자들에게도 충분한 구매 소구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왕사남' 열풍에 군위 엄흥도 묘소 '북적'

화본리는 최근 영화 속 주인공 엄흥도의 자취를 확인하려는 이들로 북적인다. 이곳 산108번지에 자리한 엄흥도의 묘소는 단종의 시신을 거두면 삼족을 멸하겠다는 세조의 서슬 퍼런 엄명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걸고 왕의 마지막을 지켰던 한 충신의 절개를 묵묵히 증언하고 있다. 영화의 기록적인 흥행은 박제된 역사 속 인물이었던 엄흥도를 우리 곁의 생생한 영웅으로 불러내며 고요했던 산골 마을을 활기 넘치는 답사지로 변모시켰다.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엄흥도 묘'를 가리키는 이정표와 함께 성역임을 알리는 홍살문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안내판에 따르면 엄흥도는 영월 호장 시절 단종의 장례를 치른 뒤 후환을 피해 군위 등지에 은거하며 생을 마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러 지역에 관련 유적이 흩어져 있지만, 학계에서는 군위의 묘소가 실제 묘역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으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영화를 통해 그의 삶을 접한 관객들에게 이곳은 단순한 묘소가 아니라, 불의에 굴하지 않고 인간의 도리를 다했던 한 남자의 고결한 선택을 마주하는 성소와 같은 공간이 되었다.답사객들을 위한 군위군의 세심한 배려도 눈길을 끈다. 가파른 계단 입구에는 방문객들이 지팡이로 사용할 수 있는 나뭇가지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어 산비탈을 오르는 수고를 덜어준다. 묘역으로 향하는 길목마다 설치된 이정표와 정비된 탐방로는 영화 흥행 이후 급증한 인파를 수용하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을 짐작하게 한다. 묘소 앞에 서서 묵념을 올리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500여 년 전 단종이 겪었을 비극과 그 곁을 지켰던 엄흥도의 고독한 결단에 대한 경외심이 묻어난다.묘소 참배를 마친 뒤 발길을 옮기면 나타나는 화본역은 답사의 또 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철길 주변의 수려한 풍광으로 이름난 이곳은 특히 25m 높이의 급수탑이 명물로 꼽힌다. 증기기관차 시대의 유물인 급수탑 내부는 한여름에도 냉장고처럼 시원한 공기를 머금고 있어 무더위에 지친 답사객들에게 최고의 휴식처가 된다. 탑 벽면에 새겨진 '석탄 절약'이라는 옛 구호들은 관객들을 영화 속 조선 시대를 넘어 근현대사의 시간 여행으로 안내하며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군위 화본리 답사는 단순히 영화의 배경지를 둘러보는 것을 넘어 지역의 문화유산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화본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국보로 지정된 '군위 아미타여래 삼존석굴'이 자리하고 있어 역사 탐방의 깊이를 더한다. 영화 한 편이 불러일으킨 관심이 잊혔던 충신의 삶을 조명하고, 나아가 주변 관광 자원과의 연계를 통해 대구 근교의 새로운 여행 코스를 완성한 셈이다. 지도를 펼쳐 들고 다음 행선지를 확인하는 답사객들의 표정에는 영화가 남긴 여운과 새로운 발견의 설렘이 교차한다.폭염과 폭우 예보가 오가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엄흥도의 묘를 찾는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던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는 이들에게 군위의 산자락은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영화의 흥행이 지속되는 한, 단종을 향한 일편단심을 품고 숨어 살았던 엄흥도의 은거지는 시대를 초월한 충의의 상징이자 부산한 도심을 벗어난 이들의 쉼터로 더욱 사랑받을 전망이다. 군위군청이 새로 마련한 주차장에는 오늘도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차량이 줄을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