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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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주의보 발령, 지금 뜨는 청량 음료는?

 한반도를 덮친 고온다습한 장마 전선이 유통업계의 여름 지도마저 바꾸고 있다. 7월 초입부터 서울 전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지고 습한 공기가 정체되면서, 소비자들의 입맛은 묵직한 디저트 대신 산뜻한 과일 베이스의 음료로 빠르게 옮겨가는 추세다. 기상청이 이달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60% 이상으로 예보함에 따라, 카페와 디저트 업계는 복숭아, 한라봉, 레몬 등 청량감을 극대화한 신메뉴를 앞세워 여름 대목 잡기에 나섰다.

 

커피 프랜차이즈 컴포즈커피는 여름의 대표 과일인 복숭아와 제주산 한라봉을 주원료로 한 신제품 4종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의 신호탄을 쐈다. 이번 신메뉴의 핵심은 건강을 즐겁게 관리하는 '헬시 플레저' 트렌드를 반영해 당 함량을 대폭 낮춘 점이다. 저당 복숭아 스무디와 캐모마일 티를 조합한 블렌딩 티 등은 갈증 해소는 물론 칼로리 부담까지 덜어내며 젊은 층의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나타드 코코와 펄을 추가해 씹는 재미까지 더하며 식감의 다변화를 꾀했다.

 


빙과 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배스킨라빈스는 브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슬러시 형태의 음료인 '비타 프로스티'를 출시하며 차별화된 청량감을 강조했다. 이 제품은 레몬과 트로피컬 과즙에 영국산 비타민C를 대량 함유해 무더위에 지친 유권자들의 피로 회복을 돕도록 기획되었다. 600g에 달하는 대용량 구성은 야외 활동이 잦은 여름철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관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단순한 시원함을 넘어 기능성까지 갖춘 음료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아이스크림 시장에서는 인기 아이돌과의 협업을 통한 감성 마케팅이 돋보인다. 프리미엄 브랜드 벤슨은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걸그룹 '하츠투하츠'와 손잡고 한정판 플레이버 '레몬탱'을 출시했다. 치즈케이크 베이스에 상큼한 레몬 크림과 팝핑캔디를 더해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재미를 구현했다. 팬덤을 겨냥한 굿즈 증정 이벤트와 함께 레몬 특유의 산미를 강조한 이 제품은 출시 직후 매장 방문객을 끌어모으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장마철 특유의 불쾌지수가 높아질수록 가볍고 상큼한 메뉴에 대한 선호도가 뚜렷해진다고 입을 모은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우유나 초콜릿이 들어간 진한 맛보다 과일의 산미가 느껴지는 에이드나 스무디류의 판매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제철 과일의 과육을 그대로 살리거나 탄산의 청량감을 높이는 등 시각적, 미각적으로 시원함을 극대화하는 신제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예고된 7월 한 달간 이러한 과일 음료 전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주요 브랜드들은 신메뉴 출시와 동시에 가격 할인 프로모션을 병행하며 고객 유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여름이 길어지고 습도가 높아지는 기상 특성이 고착화되면서, 계절 과일을 활용한 청량 음료 시장은 단순한 시즌 메뉴를 넘어 카페업계의 연간 실적을 좌우하는 핵심 승부처로 부상하고 있다.

 

'왕사남' 열풍에 군위 엄흥도 묘소 '북적'

화본리는 최근 영화 속 주인공 엄흥도의 자취를 확인하려는 이들로 북적인다. 이곳 산108번지에 자리한 엄흥도의 묘소는 단종의 시신을 거두면 삼족을 멸하겠다는 세조의 서슬 퍼런 엄명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걸고 왕의 마지막을 지켰던 한 충신의 절개를 묵묵히 증언하고 있다. 영화의 기록적인 흥행은 박제된 역사 속 인물이었던 엄흥도를 우리 곁의 생생한 영웅으로 불러내며 고요했던 산골 마을을 활기 넘치는 답사지로 변모시켰다.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엄흥도 묘'를 가리키는 이정표와 함께 성역임을 알리는 홍살문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안내판에 따르면 엄흥도는 영월 호장 시절 단종의 장례를 치른 뒤 후환을 피해 군위 등지에 은거하며 생을 마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러 지역에 관련 유적이 흩어져 있지만, 학계에서는 군위의 묘소가 실제 묘역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으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영화를 통해 그의 삶을 접한 관객들에게 이곳은 단순한 묘소가 아니라, 불의에 굴하지 않고 인간의 도리를 다했던 한 남자의 고결한 선택을 마주하는 성소와 같은 공간이 되었다.답사객들을 위한 군위군의 세심한 배려도 눈길을 끈다. 가파른 계단 입구에는 방문객들이 지팡이로 사용할 수 있는 나뭇가지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어 산비탈을 오르는 수고를 덜어준다. 묘역으로 향하는 길목마다 설치된 이정표와 정비된 탐방로는 영화 흥행 이후 급증한 인파를 수용하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을 짐작하게 한다. 묘소 앞에 서서 묵념을 올리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500여 년 전 단종이 겪었을 비극과 그 곁을 지켰던 엄흥도의 고독한 결단에 대한 경외심이 묻어난다.묘소 참배를 마친 뒤 발길을 옮기면 나타나는 화본역은 답사의 또 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철길 주변의 수려한 풍광으로 이름난 이곳은 특히 25m 높이의 급수탑이 명물로 꼽힌다. 증기기관차 시대의 유물인 급수탑 내부는 한여름에도 냉장고처럼 시원한 공기를 머금고 있어 무더위에 지친 답사객들에게 최고의 휴식처가 된다. 탑 벽면에 새겨진 '석탄 절약'이라는 옛 구호들은 관객들을 영화 속 조선 시대를 넘어 근현대사의 시간 여행으로 안내하며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군위 화본리 답사는 단순히 영화의 배경지를 둘러보는 것을 넘어 지역의 문화유산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화본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국보로 지정된 '군위 아미타여래 삼존석굴'이 자리하고 있어 역사 탐방의 깊이를 더한다. 영화 한 편이 불러일으킨 관심이 잊혔던 충신의 삶을 조명하고, 나아가 주변 관광 자원과의 연계를 통해 대구 근교의 새로운 여행 코스를 완성한 셈이다. 지도를 펼쳐 들고 다음 행선지를 확인하는 답사객들의 표정에는 영화가 남긴 여운과 새로운 발견의 설렘이 교차한다.폭염과 폭우 예보가 오가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엄흥도의 묘를 찾는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던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는 이들에게 군위의 산자락은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영화의 흥행이 지속되는 한, 단종을 향한 일편단심을 품고 숨어 살았던 엄흥도의 은거지는 시대를 초월한 충의의 상징이자 부산한 도심을 벗어난 이들의 쉼터로 더욱 사랑받을 전망이다. 군위군청이 새로 마련한 주차장에는 오늘도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차량이 줄을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