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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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 뚫는 수분 보충, 전해질 워터믹스 돌풍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기록적인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식품업계가 유권자들의 기력을 되찾아줄 '에너지 솔루션' 경쟁에 돌입했다. 단순한 갈증 해소를 넘어 체내에 빠져나간 전해질을 즉각적으로 채워주고 활력을 불어넣는 기능성 음료들이 여름 대목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것이다. 특히 올해는 전통적인 캔 음료의 틀을 깨고 커피 전문점과의 이색 협업이나 휴대성을 극대화한 분말 제형 제품들이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국내 대표 커피 프랜차이즈인 이디야커피는 동아제약의 스테디셀러 에너지 음료 '얼박사'와 손을 잡고 파격적인 시즌 메뉴를 선보였다. 박카스와 사이다를 섞어 마시던 추억의 레시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번 신제품은 에스프레소 샷을 추가하거나 젤리를 넣는 등 젊은 층의 취향을 정밀 타격했다. 타우린과 비타민, 카페인을 한 잔에 담아 업무나 운동 전후 에너지가 필요한 소비자들에게 미식과 활력을 동시에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야외 활동이 잦은 이들을 겨냥한 휴대용 수분 보충제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고강도 운동이나 실외 작업 시에는 물만 마시는 것보다 나트륨과 칼륨 등 전해질을 함께 섭취해야 온열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상웰라이프는 스포츠 뉴트리션 기술을 집약한 분말형 워터믹스를 출시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4가지 필수 전해질을 담으면서도 칼로리와 당분, 카페인을 걷어내 건강을 생각하는 '헬시 플레저'족의 니즈를 충족시켰다.

 

스포츠음료의 대명사인 게토레이 역시 변화하는 소비 패턴에 맞춰 변신을 시도했다. 롯데칠성음료는 기존의 액상 제품 대신 물에 타서 마시는 파우더 형태를 도입해 등산이나 캠핑 등 야외 활동 시의 편의성을 높였다. 스틱 포장으로 제작되어 언제 어디서든 물만 있으면 전문적인 스포츠 영양 공급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운동 인구의 증가와 함께 개인의 컨디션에 맞춰 농도를 조절해 마시려는 스마트한 소비자들의 성향을 반영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능성 음료의 강세가 단순한 계절적 요인을 넘어 일상적인 건강 관리 문화로 정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과도한 땀 배출로 인한 미네랄 손실을 방치할 경우 만성 피로나 근육 경련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전해질 보충 음료가 필수 상비품처럼 여겨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실외 근로자나 러닝 크루처럼 고온 환경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은 집단일수록 물 대신 기능성 워터믹스를 선택하는 비중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음료 시장의 경쟁은 이제 맛과 향을 넘어 '효능의 체감'으로 옮겨가고 있다. 기업들은 신제품 출시와 더불어 러닝 챌린지나 요트 투어 등 활동적인 라이프스타일과 연계한 마케팅을 강화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 중이다. 무더위가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향후 몇 주간, 에너지를 즉각적으로 보충해주고 수분 밸런스를 유지해주는 기능성 제품들의 판매량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왕사남' 열풍에 군위 엄흥도 묘소 '북적'

화본리는 최근 영화 속 주인공 엄흥도의 자취를 확인하려는 이들로 북적인다. 이곳 산108번지에 자리한 엄흥도의 묘소는 단종의 시신을 거두면 삼족을 멸하겠다는 세조의 서슬 퍼런 엄명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걸고 왕의 마지막을 지켰던 한 충신의 절개를 묵묵히 증언하고 있다. 영화의 기록적인 흥행은 박제된 역사 속 인물이었던 엄흥도를 우리 곁의 생생한 영웅으로 불러내며 고요했던 산골 마을을 활기 넘치는 답사지로 변모시켰다.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엄흥도 묘'를 가리키는 이정표와 함께 성역임을 알리는 홍살문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안내판에 따르면 엄흥도는 영월 호장 시절 단종의 장례를 치른 뒤 후환을 피해 군위 등지에 은거하며 생을 마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러 지역에 관련 유적이 흩어져 있지만, 학계에서는 군위의 묘소가 실제 묘역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으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영화를 통해 그의 삶을 접한 관객들에게 이곳은 단순한 묘소가 아니라, 불의에 굴하지 않고 인간의 도리를 다했던 한 남자의 고결한 선택을 마주하는 성소와 같은 공간이 되었다.답사객들을 위한 군위군의 세심한 배려도 눈길을 끈다. 가파른 계단 입구에는 방문객들이 지팡이로 사용할 수 있는 나뭇가지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어 산비탈을 오르는 수고를 덜어준다. 묘역으로 향하는 길목마다 설치된 이정표와 정비된 탐방로는 영화 흥행 이후 급증한 인파를 수용하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을 짐작하게 한다. 묘소 앞에 서서 묵념을 올리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500여 년 전 단종이 겪었을 비극과 그 곁을 지켰던 엄흥도의 고독한 결단에 대한 경외심이 묻어난다.묘소 참배를 마친 뒤 발길을 옮기면 나타나는 화본역은 답사의 또 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철길 주변의 수려한 풍광으로 이름난 이곳은 특히 25m 높이의 급수탑이 명물로 꼽힌다. 증기기관차 시대의 유물인 급수탑 내부는 한여름에도 냉장고처럼 시원한 공기를 머금고 있어 무더위에 지친 답사객들에게 최고의 휴식처가 된다. 탑 벽면에 새겨진 '석탄 절약'이라는 옛 구호들은 관객들을 영화 속 조선 시대를 넘어 근현대사의 시간 여행으로 안내하며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군위 화본리 답사는 단순히 영화의 배경지를 둘러보는 것을 넘어 지역의 문화유산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화본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국보로 지정된 '군위 아미타여래 삼존석굴'이 자리하고 있어 역사 탐방의 깊이를 더한다. 영화 한 편이 불러일으킨 관심이 잊혔던 충신의 삶을 조명하고, 나아가 주변 관광 자원과의 연계를 통해 대구 근교의 새로운 여행 코스를 완성한 셈이다. 지도를 펼쳐 들고 다음 행선지를 확인하는 답사객들의 표정에는 영화가 남긴 여운과 새로운 발견의 설렘이 교차한다.폭염과 폭우 예보가 오가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엄흥도의 묘를 찾는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던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는 이들에게 군위의 산자락은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영화의 흥행이 지속되는 한, 단종을 향한 일편단심을 품고 숨어 살았던 엄흥도의 은거지는 시대를 초월한 충의의 상징이자 부산한 도심을 벗어난 이들의 쉼터로 더욱 사랑받을 전망이다. 군위군청이 새로 마련한 주차장에는 오늘도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차량이 줄을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