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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경제계, 3500억 달러 투자 앞두고 ‘비자·인허가 문턱 낮춰라’

 한국과 미국 경제계가 양국 간 합의한 3500억 달러(약 473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 비자와 인허가 등 기업 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양국 정부에 요청했다. 대규모 투자 약속이 실제 사업과 생산시설 구축으로 이어지려면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는 취지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5일 미국상공회의소와 함께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제36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1일 양국 정부가 대미 전략투자 프로젝트 3건을 발표한 이후 처음 열린 양국 경제계의 공식 협력 행사다. 총회 참석자들은 양국의 전략적 산업협력을 강화하고 투자 계획의 실질적인 이행을 뒷받침할 방안을 논의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정부 간 합의가 기업의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강조했다. 류 회장은 “양국 정부가 합의한 전략투자가 이제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며 “이제부터는 기업의 시간이다. 정부가 마련한 협력의 틀을 실질적 성과로 만들어내는 주역은 바로 기업”이라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합의를 구체적인 사업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국 기업들의 미국 투자 규모도 꾸준히 확대되는 추세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한국의 대미 직접투자액은 2063억 달러(약 279조 원)로 집계됐다. 연평균 투자액은 약 206억 달러(약 28조 원)에 이른다. 이처럼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이 활발해지는 가운데 양국 경제계는 기존 투자 흐름을 이어가는 동시에 새로운 협력 사업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협력 분야는 반도체와 조선,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이달 양국 정부가 발표한 대규모 에너지 관련 프로젝트가 새로운 협력 기회로 주목받고 있다. 주요 사업에는 223억 달러 규모의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12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원전 8기 구축, 540억 달러 규모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가 포함됐다. 이들 사업은 양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대형 투자 분야로, 향후 구체적인 사업 추진 과정에서 기업 간 협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경제계는 총회에서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공동성명도 채택했다. 공동성명에는 대규모 투자 계획이 실제 공장 건설과 사업 운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경영 환경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인허가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양국 기업 간 원활한 인력 교류를 위해 비자 문제를 해결하며, 기업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예측 가능한 투자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대규모 해외 투자는 자금 조달뿐 아니라 현지 사업을 위한 행정 절차와 전문 인력 확보 등 여러 조건이 충족돼야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양국 경제계는 투자 규모를 확대하는 것만큼이나 기업들이 현장에서 겪는 제도적 어려움을 해소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총회에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을 비롯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등 한미 정·재계 인사 60여 명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미한 재계회의 위원장인 에반 그린버그 처브그룹 회장과 미셸 스틸 주한미국대사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양국 정부와 주요 기업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산업협력의 방향을 논의했다는 점에서도 이번 총회의 의미가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한미동맹과 산업협력의 관계가 더욱 긴밀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과거에는 한미동맹이 양국의 산업협력을 강화했다면 이제는 산업협력이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하게 만드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양국 정부가 합의한 투자 계획을 실제 사업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비자와 인허가 문제를 얼마나 신속하게 개선하느냐가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한미 경제계가 요구한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될 경우 반도체와 조선, 에너지 등 주요 산업에서 협력이 확대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빛으로 깨어난 이순신, 현충사 물들이다

사와 정신을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한 이번 행사는 다채로운 미디어아트와 공연을 선보이며 국가유산의 색다른 매력을 전했다.아산시는 지난달 18일부터 진행한 ‘2026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아산 이충무공 유허’가 지난 11일 성황리에 종료됐다고 13일 밝혔다. 아산의 대표적인 국가유산인 현충사를 무대로 펼쳐진 이번 행사는 역사적 공간에 현대 기술을 접목해 이순신 장군의 삶과 정신을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행사의 주제는 ‘이순신 영혼의 귀환, 불멸의 영웅, 빛으로 다시 깨어나다’였다. 주제에 맞춰 현충사 곳곳에서는 영상과 빛을 활용한 미디어아트가 펼쳐졌으며, 다양한 공연도 함께 진행됐다. 역사적 의미를 지닌 장소를 단순히 둘러보는 데서 나아가 관람객들이 시각적 콘텐츠와 공연을 통해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특히 중앙광장에서 선보인 대형 영상과 영상 투사, 물방울 영상, 레이저쇼 등을 활용한 융합 공연이 눈길을 끌었다. 창작무용 ‘빛볼무’와 첨단 시각효과가 결합하면서 기존의 전통적인 문화유산 관람과는 다른 형태의 공연을 선보였다. 다양한 영상 연출과 무용이 어우러진 무대는 행사 기간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음악 공연도 이번 행사의 주요 프로그램으로 마련됐다. 전통 악기 연주와 클래식 공연 등 여러 장르를 조합한 무대가 펼쳐져 미디어아트와는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지난 3일에는 앙상블 여운의 ‘더 캔들(The Kandle)’ 클래식 공연이 열렸으며, 이어 지난 5일에는 아산시립합창단의 공연이 진행돼 관람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이번 행사는 첨단 기술을 활용한 영상 콘텐츠뿐 아니라 음악과 무용 등 다양한 예술 장르를 함께 선보였다는 점에서 특징을 보였다. 현충사라는 역사적 공간에 현대적인 표현 방식을 더해 국가유산을 새로운 관점에서 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시민과 관광객들이 문화유산의 가치를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아산시는 이번 미디어아트 행사를 통해 현충사가 지닌 역사적 의미를 알리는 동시에 국가유산을 활용한 문화 콘텐츠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전통적인 유산과 현대 예술·기술의 결합을 바탕으로 역사적 공간을 새로운 문화 체험의 장으로 활용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오세현 아산시장은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현충사의 역사적 가치와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국가유산의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발굴해 시민과 관광객에게 특별한 문화 체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