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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스페이스X 합병설…머스크의 큰 그림


전기차 기업 테슬라와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하나로 합쳐질 가능성이 공식적으로 거론되면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구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전기차와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로봇, 첨단 반도체, 위성통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아우르는 거대 기술기업이 탄생할 수 있다. 핵심은 각기 다른 사업을 AI를 중심으로 연결해 기술 개발과 생산, 통신 인프라를 통합하는 데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현지시간 20일 스페이스X의 3분기 실적 발표 자리에서 테슬라와의 합병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초지능(SI) 시대를 앞두고 AI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설계, 로봇, 우주 데이터센터, 통신 분야에서 두 회사가 협력할 경우 얻을 수 있는 이점이 크다고 설명했다. 다만 합병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구체적인 거래 조건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두 회사는 합병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해 각각 독립이사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 머스크는 자신이 양사의 최고경영자를 겸하고 주요 주주로도 참여하고 있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점을 들어 위원회 논의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합병을 추진할 경우 양측 주주의 이해관계와 기업가치 평가, 지배구조 등을 독립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의미다.

 

합병 논의의 배경에는 두 회사의 사업 영역이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이 있다. 테슬라는 전기차 제조를 넘어 자율주행 기술과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에너지저장장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스페이스X 역시 로켓 발사와 위성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를 기반으로 사업을 넓히는 한편, AI 연산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분야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과거에는 자동차와 우주산업이라는 서로 다른 영역에 속했던 두 회사가 AI와 자동화 기술을 중심으로 접점을 늘리는 모습이다.

 


두 회사의 협력 사례로는 첨단 반도체 생산 프로젝트인 ‘테라팹(Terafab)’이 꼽힌다. 이 프로젝트는 자율주행차와 로봇, AI 데이터센터 등에 필요한 반도체를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머스크는 테라팹을 두 회사가 협력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업으로 제시했으며, 2028년 3분기까지 대량생산에 들어간다는 목표도 밝혔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핵심 반도체의 공급 능력을 확보하고 AI 관련 사업에 필요한 부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사업 간 기술적 시너지도 합병 논의의 주요 배경이다. 스타링크 위성통신망은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과 로보택시, 미래의 옵티머스 로봇에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테슬라가 보유한 배터리와 에너지저장 기술은 전력 소비가 큰 데이터센터 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다. 테슬라의 대량생산 및 자동화 역량을 스페이스X의 우주선 스타십 생산 확대에 활용하는 방안도 가능한 협력 분야로 거론된다.

 

회사를 하나로 합치면 자금과 연구개발 인력, 생산설비를 배분하는 방식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현재는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두 회사가 각각 이사회와 주주의 이해관계를 고려해야 하지만, 통합 기업에서는 사업 간 자원 배분을 보다 유연하게 결정할 수 있다는 논리다. 다만 이런 효과가 실제로 나타날지는 통합 이후의 운영 방식과 사업별 투자 우선순위에 달려 있다.

 


머스크의 지배력 변화도 주요 쟁점이다. 머스크는 테슬라 지분 약 20%를 보유하고 있으며, 스페이스X에서는 약 85%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보도됐다. 합병 구조에 따라 통합 기업에서 그의 영향력이 달라질 수 있지만, 지분 교환 비율과 의결권 구조가 정해지지 않은 만큼 결과를 미리 단정하기는 어렵다.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스페이스X는 미국 국방부와 정보기관, 항공우주국(NASA) 등의 주요 계약업체이며,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 공장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과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 두 회사가 합쳐질 경우 국가안보와 기술 관리, 중국 사업 관련 규제 등 여러 사안을 검토해야 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산업의 기업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사업 운영과 투자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일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주주들의 동의 역시 필수적인 절차다. 머스크는 합병이 성사되려면 테슬라 전체 주식의 과반에 해당하는 찬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사업 간 시너지뿐 아니라 거래 조건과 이해충돌 가능성, 지배구조, 자본 배분 문제 등을 함께 따질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 역시 합병이 확실하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며 최종 결정은 주주들의 지지와 특별위원회의 검토에 달려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합병 구상은 전기차와 우주산업을 넘어 AI, 로봇, 반도체, 에너지, 통신 인프라를 하나의 사업 체계로 묶으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기술적 협력 가능성이 곧바로 기업 통합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 합병 여부와 기업가치에 미칠 영향은 거래 조건과 주주 승인, 규제 심사, 통합 이후의 사업 운영이 어떻게 결정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방콕에 이런 곳이? 인도·중국·말레이 문화 여행

를 사용하는 한국과 달리 여러 국가와 국경을 접하고 다양한 민족이 살아가는 곳에서는 문화가 뒤섞인 풍경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여행의 재미는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문화가 한 도시의 일상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살펴보면 여행의 깊이도 달라진다. 태국의 수도 방콕은 이런 매력을 발견하기 좋은 도시다. 태국은 미얀마와 라오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여러 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타이족이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지만 중국계와 말레이계, 인도계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도 함께 살아간다. 따라서 방콕을 여행하면서 태국 고유의 문화만 경험하기보다는 여러 공동체가 만들어 낸 종교와 음식, 거리 풍경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이 도시를 이해하는 방법이다.방콕에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아침을 파후랏의 시크교 사원 스리구루싱사바에서 시작해 볼 만하다. 이곳에서는 국적과 종교,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방문객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시크교 전통인 ‘랑가르’가 이어진다. 특별한 축제나 행사가 있을 때만 마련되는 식사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음식을 나누는 전통이라는 점이 특징이다.사원에 들어서려면 입구에서 신발을 벗어야 한다. 1층에서는 사람들이 카펫 위에 앉아 아침 기도를 하고 있다. 잠시 기도 공간의 분위기를 느낀 뒤 식사가 제공되는 2층으로 올라가면 방문객들을 위한 음식이 준비돼 있다. 메뉴는 담백한 로티 빵과 콩·감자로 만든 카레, 코코넛 밀크 소스 등이다. 달콤한 밀크티까지 받아 바닥에 앉아 먹는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같은 음식을 나누는 모습은 시크교가 중시하는 평등과 나눔의 가치를 보여준다.처음 찾아온 여행객에게도 정성껏 음식을 내어주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식사 후 설거지를 돕겠다고 제안해도 일손이 충분하다며 사양할 만큼 방문객을 맞이하는 분위기도 자연스럽다. 사원을 방문할 때는 성별과 관계없이 머리에 작은 두건인 루말을 착용해야 한다. 파후랏 일대를 둘러본다면 힌두교 사원인 스리마하마리암만도 함께 방문해 볼 만하다. 시크교 사원과 힌두교 사원은 공간을 꾸민 방식과 분위기가 크게 달라 종교문화의 차이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파후랏은 인도계 공동체가 형성돼 있어 ‘리틀 인디아’로도 불린다. 과거에는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 불편했지만 2019년 지하철 삼욧역이 개통되면서 접근성이 나아졌다. 인도 전통 의상과 향신료, 각종 소품을 구경하는 것도 즐겁지만 이 지역을 제대로 경험하려면 현지 음식점에 들러보는 것이 좋다. 화덕에서 구운 난과 향신료가 풍부한 카레, 탄두리 치킨을 비롯해 여러 음식을 한 쟁반에 담아내는 ‘탈리’는 인도식 한 상 차림에 해당한다. 식사 후에는 달콤한 인도 과자를 차와 함께 맛보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파후랏에서 조금만 걸으면 방콕의 대표적인 차이나타운인 야오와랏이 나온다. 지하철로도 한 정거장 거리다. 18세기 후반부터 형성된 이 지역은 중국계 공동체의 역사와 음식문화가 남아 있는 곳이다. 특히 중국의 설 명절 무렵이면 거리가 축제 분위기로 바뀐다.태국의 중국계 이민자 가운데는 광둥성과 푸젠성, 하이난성 등 중국 남부 출신이 많다. 이들은 낯선 땅에서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형성하며 자신들의 문화를 이어 왔다. 야오와랏의 중심에 자리한 중국 불교 사원 왓망콘카말라왓은 이러한 문화적 특징을 보여준다. 태국 사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축 양식과는 달리 중국 남부의 영향을 받은 건물에 용과 봉황을 장식하고 붉은색과 황금색을 활용했다. 사원에서는 향을 피우고 기도하며 복을 비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차이나타운의 매력은 종교시설에만 머물지 않는다. 주변에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중국 음식점과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식당이 함께 자리한다. 일부 딤섬 전문점은 전통 음식을 세련된 담음새로 선보여 마치 애프터눈 티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두유와 두부를 활용한 디저트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된다. 음식의 맛은 물론 공간과 플레이팅까지 즐길 수 있어 미식과 사진 촬영을 함께 즐기는 여행객에게도 흥미로운 장소다.야오와랏의 분위기는 해가 질 무렵 더욱 생생해진다. 거리 곳곳에서 테이블과 의자가 나오고 노점이 이어지면서 밤시장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숯불 위에서는 해산물이 익어가고, 중국어와 태국어가 뒤섞인 간판에는 붉은 네온 조명이 켜진다. 여러 언어와 음식, 사람들의 움직임이 한데 어우러지는 풍경은 방콕의 밤을 특별하게 만든다.방콕에서는 말레이계 공동체의 문화도 만날 수 있다. 태국 남부와 말레이시아 북부는 역사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으며, 이 지역의 역사적 배경은 오늘날 태국 남부에 말레이계 무슬림 공동체가 자리 잡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방콕 지상철 랏차테위역 인근의 다룰아만모스크는 이슬람 문화와 지역 공동체의 일상을 살펴볼 수 있는 장소다. 이곳에서는 태국어와 말레이어를 사용해 예배하며, 금요일이면 주변의 할랄 음식 노점과 식당을 찾는 사람들로 활기를 띤다.음식은 말레이계 문화를 경험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코코넛 밀크 향이 감도는 밥에 여러 반찬을 곁들인 나시르막은 대표적인 말레이시아 음식이다. 인도식 카레와는 다른 풍미의 말레이식 카레, 쫄깃한 로티 빵, 거품을 풍성하게 내 만든 밀크티 테타릭도 맛볼 만하다. 같은 아시아 음식이라도 지역과 공동체에 따라 재료와 조리법, 맛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방콕에서는 하루 동안 여러 문화권의 생활상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아침에는 시크교 사원에서 음식을 나누고, 낮에는 파후랏의 인도계 상점과 식당을 둘러본 뒤 저녁에는 차이나타운의 야시장을 즐길 수 있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 말레이계 무슬림 공동체의 음식과 종교문화도 접할 수 있다. 이처럼 방콕의 매력은 화려한 사원이나 북적이는 시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문화가 오랜 시간 공존하며 도시의 일상 속에 녹아 있다는 점이야말로 방콕 여행을 한층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