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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 집 22번 찾아간 브라질 여성…법원 “팬심 넘어 스토킹”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의 주거지를 반복적으로 찾아가 스토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브라질 국적 여성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자택 주변을 반복적으로 배회한 행위와 접근 금지 조치를 어긴 점을 유죄로 판단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1단독 박지원 부장판사는 스토킹처벌법 위반과 주거침입 혐의로 구속기소 된 브라질 여성 A씨에게 지난달 초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7일부터 같은 달 28일까지 서울 시내에 있는 정국의 자택을 모두 22차례 찾아간 혐의를 받는다. 그는 자택 주변을 배회하거나 지켜보는 방식으로 피해자에게 불안감과 공포심을 유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은 구체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뤄졌다. A씨는 범행 첫날 약 20분 동안 정국의 자택 초인종을 13차례 연속으로 누른 것으로 파악됐다. 또 같은 달 13일에는 배달원이 출입하는 틈을 이용해 건물 안으로 들어간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뒤 정국과 그의 자택 100m 이내 접근을 금지하는 긴급응급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A씨는 해당 조치를 받은 뒤에도 다시 자택 인근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월 4일에는 정국의 집 주변에 사진과 인쇄물을 두는 방식으로 접근 금지 조치를 위반한 혐의도 적용됐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피해자에게 상당한 불안감을 줄 수 있었다고 봤다. 박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현행범으로 체포돼 경찰 조사 과정에서 접근 금지 경고를 받고 석방된 뒤에도 다시 스토킹 범죄를 저질렀다”며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법원은 양형 과정에서 일부 사정을 함께 고려했다. 재판부는 A씨가 정국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려는 목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며, 피해자에게 직접 위해를 가하려는 의도까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접근 금지 조치 위반 정도가 비교적 중하지 않고, 실내 주거 공간까지 침입한 것은 아니라는 점도 참작했다.

 


A씨가 이 사건으로 약 3개월 동안 구금된 점도 양형에 반영됐다. 재판부는 판결이 확정되면 A씨가 강제추방될 가능성이 큰 상황도 고려 요소로 삼았다.

 

결국 법원은 A씨에게 실형 대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유명인을 향한 팬심을 이유로 한 반복적 접근도 피해자에게 불안과 공포를 주면 스토킹 범죄로 처벌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접근 금지 조치가 내려진 뒤 이를 어길 경우 처벌 가능성이 커질 수 있어, 연예인 사생활 침해와 팬덤 문화의 경계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왕사남' 열풍에 군위 엄흥도 묘소 '북적'

화본리는 최근 영화 속 주인공 엄흥도의 자취를 확인하려는 이들로 북적인다. 이곳 산108번지에 자리한 엄흥도의 묘소는 단종의 시신을 거두면 삼족을 멸하겠다는 세조의 서슬 퍼런 엄명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걸고 왕의 마지막을 지켰던 한 충신의 절개를 묵묵히 증언하고 있다. 영화의 기록적인 흥행은 박제된 역사 속 인물이었던 엄흥도를 우리 곁의 생생한 영웅으로 불러내며 고요했던 산골 마을을 활기 넘치는 답사지로 변모시켰다.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엄흥도 묘'를 가리키는 이정표와 함께 성역임을 알리는 홍살문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안내판에 따르면 엄흥도는 영월 호장 시절 단종의 장례를 치른 뒤 후환을 피해 군위 등지에 은거하며 생을 마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러 지역에 관련 유적이 흩어져 있지만, 학계에서는 군위의 묘소가 실제 묘역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으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영화를 통해 그의 삶을 접한 관객들에게 이곳은 단순한 묘소가 아니라, 불의에 굴하지 않고 인간의 도리를 다했던 한 남자의 고결한 선택을 마주하는 성소와 같은 공간이 되었다.답사객들을 위한 군위군의 세심한 배려도 눈길을 끈다. 가파른 계단 입구에는 방문객들이 지팡이로 사용할 수 있는 나뭇가지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어 산비탈을 오르는 수고를 덜어준다. 묘역으로 향하는 길목마다 설치된 이정표와 정비된 탐방로는 영화 흥행 이후 급증한 인파를 수용하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을 짐작하게 한다. 묘소 앞에 서서 묵념을 올리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500여 년 전 단종이 겪었을 비극과 그 곁을 지켰던 엄흥도의 고독한 결단에 대한 경외심이 묻어난다.묘소 참배를 마친 뒤 발길을 옮기면 나타나는 화본역은 답사의 또 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철길 주변의 수려한 풍광으로 이름난 이곳은 특히 25m 높이의 급수탑이 명물로 꼽힌다. 증기기관차 시대의 유물인 급수탑 내부는 한여름에도 냉장고처럼 시원한 공기를 머금고 있어 무더위에 지친 답사객들에게 최고의 휴식처가 된다. 탑 벽면에 새겨진 '석탄 절약'이라는 옛 구호들은 관객들을 영화 속 조선 시대를 넘어 근현대사의 시간 여행으로 안내하며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군위 화본리 답사는 단순히 영화의 배경지를 둘러보는 것을 넘어 지역의 문화유산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화본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국보로 지정된 '군위 아미타여래 삼존석굴'이 자리하고 있어 역사 탐방의 깊이를 더한다. 영화 한 편이 불러일으킨 관심이 잊혔던 충신의 삶을 조명하고, 나아가 주변 관광 자원과의 연계를 통해 대구 근교의 새로운 여행 코스를 완성한 셈이다. 지도를 펼쳐 들고 다음 행선지를 확인하는 답사객들의 표정에는 영화가 남긴 여운과 새로운 발견의 설렘이 교차한다.폭염과 폭우 예보가 오가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엄흥도의 묘를 찾는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던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는 이들에게 군위의 산자락은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영화의 흥행이 지속되는 한, 단종을 향한 일편단심을 품고 숨어 살았던 엄흥도의 은거지는 시대를 초월한 충의의 상징이자 부산한 도심을 벗어난 이들의 쉼터로 더욱 사랑받을 전망이다. 군위군청이 새로 마련한 주차장에는 오늘도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차량이 줄을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