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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수봉 쏘아 올린 화두… 김다현 그리고 어린 트로트

 가요계 대선배 심수봉과 17세 신예 김다현 사이에 벌어진 '무대 위 실언 논란'은 당사자 간의 사과로 표면적 사태는 일단락됐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단순한 말실수 헤프닝을 넘어, 최근 수년간 트로트 오디션 열풍이 낳은 '미성년 가수의 인생가창 소화력'에 대한 가요계의 본질적인 논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일 전북 진안군에서 열린 '진안고원 트로트페스티벌'이었다. 심수봉은 자신의 앞 순서였던 김다현의 무대를 두고 관객들을 향해 "어린 아가씨가 삶과 노래의 깊이를 모르는 것 같다", "인생의 고생도 안 해본 상태에서 관객을 위로하는 노래를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던졌다. 현장에 모인 관객들 앞에서 55세 어린 미성년 후배의 가창을 직접 평가·비판한 셈이다.

파장이 커지자 심수봉은 이튿날 "지방 축제 무대에서 실언을 했다"며 특정인을 망신주려던 의도는 아니었음을 밝혔다. 이어 김다현 측에 직접 연락해 사과의 뜻을 전했고, 김다현 역시 SNS를 통해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받았다며 이를 대범하게 받아들였다.

 

이처럼 갈등 자체는 빠르게 수습됐으나, 대중의 시선은 심수봉이 던진 '메시지 자체'로 이동하고 있다. 발언의 장소와 방식은 명백히 부적절했으나, 그 속에 담긴 '문제의식'에는 고개를 끄덕이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로트는 성인의 사랑과 이별, 인생의 서러움과 한(恨)을 핵심 정서로 삼는다.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10대 미성년 참가자들이 성인 가수를 뛰어넘는 기교로 인생의 애환을 노래하는 모습이 대중화됐지만, 가사의 정서를 깊이 이해하지 못한 채 '기계적인 감정 흉내'에 그친다는 지적은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심수봉의 발언 역시 평소 가요계 대선배로서 느껴온 이러한 아쉬움이 돌출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반면 음악적 스펙트럼을 나이라는 한계로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거세다. 배우가 자신이 직접 겪지 않은 인물과 인생을 연기하듯, 가수 역시 뛰어난 곡 해석력과 감정 전달력으로 가사를 표현해낼 수 있다는 논리다. 억지로 어른의 정서를 시키는 어색함은 경계해야 하지만, 가창력과 표현력을 지닌 어린 가수의 무대 자체를 폄훼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태는 대선배의 씁쓸한 말실수로 시작됐지만, 한국 가요계에 '미성년 가수가 인생의 정서를 다루는 트로트를 어떻게 어디까지 소화해야 하는가'라는 깊은 화두를 던졌다. 과열된 트로트 시장 속에서 어린 가수들의 음악적 성장과 정서적 보호를 위한 세심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10년 발굴한 가야 왕성, 12가지 색으로 만난다

발굴조사 과정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는 29일부터 11월 21일까지 경남 김해 국립가야역사문화센터 1층 로비에서 체험전시 ‘채색, 봉황: 색으로 가야 왕성의 기억을 되살리다’를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김해 봉황동 유적은 김해를 중심으로 발전한 금관가야의 왕성으로 알려진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굴조사가 이뤄진 회현리 패총과 금관가야의 생활 유적인 봉황대가 합쳐진 유적으로, 2015년 9월부터 발굴조사가 계속되고 있다.이번 전시는 지난 10년간 발굴 현장에서 발견한 다양한 ‘색’에 주목했다. 발굴된 유물과 유적만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조사 과정에서 만들어진 기록과 현장의 흔적까지 전시해 가야 왕성의 모습을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전시장에서는 출토 유물의 복제품을 비롯해 고고학자들이 조사 과정에서 작성한 메모와 작업복, 보고서 교정본 등도 만날 수 있다. 유물에 담긴 과거의 이야기뿐 아니라 이를 찾아내고 기록한 사람들의 활동까지 함께 보여주는 방식이다.전시는 모두 3부로 구성된다. 1부 ‘터: 왕성이 품어온 시간의 색’에서는 봉황동 유적이 간직한 시간과 발굴 현장을 색을 통해 살펴본다.2부 ‘사람: 고고학자도 이만, 퇴근합니다’에서는 유적을 조사하고 기록하는 고고학자들의 모습을 소개한다. 발굴 현장에서 사용된 자료와 기록 등을 통해 고고학자들이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유적을 조사하는지 엿볼 수 있다.3부 ‘장소: 만남은 늘 새로움을 만든다’에서는 봉황동 유적이라는 공간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과정을 보여준다.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출토 유물 복제품을 살펴보면서 봉황동 유적에서 살아갔던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다. 또 전시를 통해 고고학자들의 조사 과정과 발굴 현장을 접할 수 있다.특히 전시에 활용된 열두 가지 색 가운데 관람객이 다섯 가지 색을 직접 선택해 기념품인 ‘봉황 색채 상자’를 받아 갈 수 있다. 전시를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색을 고르는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이번 전시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관람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김해 봉황동 유적은 10년 동안 이어진 발굴조사를 통해 금관가야의 왕성과 당시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를 축적해왔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의 발굴 성과를 유물 중심이 아닌 ‘색’이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가야의 기억과 발굴 현장을 보다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