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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해진 안전조치에 ‘특혜’ 물음표…경찰은 “절차대로”

 배우 유해진을 대상으로 시행됐던 경찰의 신변보호 조치가 최근 종료됐다.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이 자택 앞 집회와 온라인상 협박성 발언으로 이어지면서 경찰이 안전 확보에 나섰지만, 이후 유해진 측이 해제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됐으며, 현장에서는 경찰 보호조치의 형평성을 둘러싼 공방도 벌어졌다.

 

15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은 유해진이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고 있는지 질의했다. 답변에 나선 고범석 서울경찰청장은 국감이 열리기 하루나 이틀 전 해제 요청이 들어왔고, 이에 따라 관련 조치를 종료했다고 설명했다.

 

유해진에 대한 안전조치가 시작된 것은 지난 6일이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소속사의 요청을 접수한 뒤 심의를 거쳐 보호에 나섰다. 긴급 신고에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112시스템에 관련 내용을 등록했으며, 자택 주변의 순찰도 강화했다. 위급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는 동시에 주거지 인근의 안전을 살피는 방식이었다.

소속사가 도움을 요청한 직접적인 배경은 신변 위협에 대한 우려였다. 유해진의 자택 앞에서 보수단체의 규탄 집회가 열렸고, 온라인에서도 협박성 발언이 게시됐다. 작품을 둘러싼 논란이 배우의 일상 공간으로까지 번지자 소속사는 경찰의 안전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보호 해제를 요청한 구체적인 사유는 이날 전해진 설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조치가 끝났다는 사실을 곧바로 위협 상황이 해소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경찰이 밝힌 것은 요청을 받아 보호를 시행했고, 이후 해제 요청에 따라 종료했다는 경위다.

 

국감의 쟁점은 보호 종료 여부에만 머물지 않았다. 강 의원은 송파구에서 최근 발생한 장모 살인 사건 등을 언급하며 경찰이 보호 대상자를 선정하고 대응하는 기준을 문제 삼았다. 유명 배우에게는 신속하게 조치가 이뤄지는 반면, 일반 시민의 안전 확보에는 공백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지적이었다.

 

고 청장은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유해진을 우대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소속사의 요청 이후 심의 절차를 밟아 조치를 시행했다며, 배우라는 직업이나 대중적 인지도가 특별대우의 근거가 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번 대응이 별도의 예외를 적용한 결과가 아니라 정해진 절차에 따른 판단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제기된 의문과 실제 특혜 여부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공개된 질의와 답변만으로는 각각의 사건에서 경찰이 파악한 위험 수준이나 보호 요청 당시의 상황을 비교하기 어렵다. 유해진에게 제공된 안전조치로 인해 다른 시민에 대한 보호가 밀렸다는 사실도 제시되지 않았다. 형평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곧 특혜의 확인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사안에서는 배우 개인을 향한 위협에 대응할 필요성과 시민 누구에게나 일관된 보호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함께 드러났다. 두 문제는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는 관계라기보다 경찰의 안전조치가 동시에 충족해야 할 조건에 가깝다.

 

유해진 측의 요청으로 해당 보호조치는 마무리됐다. 다만 국감에서 이어진 논쟁은 개인의 신변보호를 넘어, 위험을 호소하는 시민에게 경찰이 어떤 근거로 어느 수준의 보호를 제공하는지에 대한 문제로 범위를 넓혔다. 이번 사안을 평가할 때도 보호의 시행과 종료 경위, 특혜 의혹, 실제 위험성 판단을 나눠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방콕에 이런 곳이? 인도·중국·말레이 문화 여행

를 사용하는 한국과 달리 여러 국가와 국경을 접하고 다양한 민족이 살아가는 곳에서는 문화가 뒤섞인 풍경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여행의 재미는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문화가 한 도시의 일상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 살펴보면 여행의 깊이도 달라진다. 태국의 수도 방콕은 이런 매력을 발견하기 좋은 도시다. 태국은 미얀마와 라오스,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여러 나라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타이족이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지만 중국계와 말레이계, 인도계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도 함께 살아간다. 따라서 방콕을 여행하면서 태국 고유의 문화만 경험하기보다는 여러 공동체가 만들어 낸 종교와 음식, 거리 풍경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이 도시를 이해하는 방법이다.방콕에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아침을 파후랏의 시크교 사원 스리구루싱사바에서 시작해 볼 만하다. 이곳에서는 국적과 종교,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방문객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하는 시크교 전통인 ‘랑가르’가 이어진다. 특별한 축제나 행사가 있을 때만 마련되는 식사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음식을 나누는 전통이라는 점이 특징이다.사원에 들어서려면 입구에서 신발을 벗어야 한다. 1층에서는 사람들이 카펫 위에 앉아 아침 기도를 하고 있다. 잠시 기도 공간의 분위기를 느낀 뒤 식사가 제공되는 2층으로 올라가면 방문객들을 위한 음식이 준비돼 있다. 메뉴는 담백한 로티 빵과 콩·감자로 만든 카레, 코코넛 밀크 소스 등이다. 달콤한 밀크티까지 받아 바닥에 앉아 먹는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같은 음식을 나누는 모습은 시크교가 중시하는 평등과 나눔의 가치를 보여준다.처음 찾아온 여행객에게도 정성껏 음식을 내어주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식사 후 설거지를 돕겠다고 제안해도 일손이 충분하다며 사양할 만큼 방문객을 맞이하는 분위기도 자연스럽다. 사원을 방문할 때는 성별과 관계없이 머리에 작은 두건인 루말을 착용해야 한다. 파후랏 일대를 둘러본다면 힌두교 사원인 스리마하마리암만도 함께 방문해 볼 만하다. 시크교 사원과 힌두교 사원은 공간을 꾸민 방식과 분위기가 크게 달라 종교문화의 차이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파후랏은 인도계 공동체가 형성돼 있어 ‘리틀 인디아’로도 불린다. 과거에는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 불편했지만 2019년 지하철 삼욧역이 개통되면서 접근성이 나아졌다. 인도 전통 의상과 향신료, 각종 소품을 구경하는 것도 즐겁지만 이 지역을 제대로 경험하려면 현지 음식점에 들러보는 것이 좋다. 화덕에서 구운 난과 향신료가 풍부한 카레, 탄두리 치킨을 비롯해 여러 음식을 한 쟁반에 담아내는 ‘탈리’는 인도식 한 상 차림에 해당한다. 식사 후에는 달콤한 인도 과자를 차와 함께 맛보며 여유를 즐길 수 있다.파후랏에서 조금만 걸으면 방콕의 대표적인 차이나타운인 야오와랏이 나온다. 지하철로도 한 정거장 거리다. 18세기 후반부터 형성된 이 지역은 중국계 공동체의 역사와 음식문화가 남아 있는 곳이다. 특히 중국의 설 명절 무렵이면 거리가 축제 분위기로 바뀐다.태국의 중국계 이민자 가운데는 광둥성과 푸젠성, 하이난성 등 중국 남부 출신이 많다. 이들은 낯선 땅에서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공동체를 형성하며 자신들의 문화를 이어 왔다. 야오와랏의 중심에 자리한 중국 불교 사원 왓망콘카말라왓은 이러한 문화적 특징을 보여준다. 태국 사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축 양식과는 달리 중국 남부의 영향을 받은 건물에 용과 봉황을 장식하고 붉은색과 황금색을 활용했다. 사원에서는 향을 피우고 기도하며 복을 비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차이나타운의 매력은 종교시설에만 머물지 않는다. 주변에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중국 음식점과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식당이 함께 자리한다. 일부 딤섬 전문점은 전통 음식을 세련된 담음새로 선보여 마치 애프터눈 티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두유와 두부를 활용한 디저트 역시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된다. 음식의 맛은 물론 공간과 플레이팅까지 즐길 수 있어 미식과 사진 촬영을 함께 즐기는 여행객에게도 흥미로운 장소다.야오와랏의 분위기는 해가 질 무렵 더욱 생생해진다. 거리 곳곳에서 테이블과 의자가 나오고 노점이 이어지면서 밤시장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숯불 위에서는 해산물이 익어가고, 중국어와 태국어가 뒤섞인 간판에는 붉은 네온 조명이 켜진다. 여러 언어와 음식, 사람들의 움직임이 한데 어우러지는 풍경은 방콕의 밤을 특별하게 만든다.방콕에서는 말레이계 공동체의 문화도 만날 수 있다. 태국 남부와 말레이시아 북부는 역사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으며, 이 지역의 역사적 배경은 오늘날 태국 남부에 말레이계 무슬림 공동체가 자리 잡는 데에도 영향을 미쳤다. 방콕 지상철 랏차테위역 인근의 다룰아만모스크는 이슬람 문화와 지역 공동체의 일상을 살펴볼 수 있는 장소다. 이곳에서는 태국어와 말레이어를 사용해 예배하며, 금요일이면 주변의 할랄 음식 노점과 식당을 찾는 사람들로 활기를 띤다.음식은 말레이계 문화를 경험하는 또 다른 방법이다. 코코넛 밀크 향이 감도는 밥에 여러 반찬을 곁들인 나시르막은 대표적인 말레이시아 음식이다. 인도식 카레와는 다른 풍미의 말레이식 카레, 쫄깃한 로티 빵, 거품을 풍성하게 내 만든 밀크티 테타릭도 맛볼 만하다. 같은 아시아 음식이라도 지역과 공동체에 따라 재료와 조리법, 맛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방콕에서는 하루 동안 여러 문화권의 생활상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 아침에는 시크교 사원에서 음식을 나누고, 낮에는 파후랏의 인도계 상점과 식당을 둘러본 뒤 저녁에는 차이나타운의 야시장을 즐길 수 있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 말레이계 무슬림 공동체의 음식과 종교문화도 접할 수 있다. 이처럼 방콕의 매력은 화려한 사원이나 북적이는 시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문화가 오랜 시간 공존하며 도시의 일상 속에 녹아 있다는 점이야말로 방콕 여행을 한층 풍성하게 만드는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