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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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뛰어든 부자, 긴급체포 .."아내 살해 자백"

경기도 고양시에서 아내이자 어머니를 살해한 뒤 한강에 투신한 80대 남성과 그의 50대 아들이 생활고와 장기간 간병 부담에 시달려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두 사람을 긴급 체포하고 사건의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기 일산서부경찰서는 5일 살인 및 존속살인 혐의로 80대 남성 A씨와 그의 50대 아들 B씨를 입건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전날인 4일 오전 10시쯤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에서 함께 살던 아내이자 어머니인 80대 여성 C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후 같은 날 오후 8시 20분쯤 서울 송파구 잠실한강공원에서 한강으로 투신했으나, 이를 목격한 시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경찰에 따르면, 구조된 직후 A씨와 B씨는 "아내이자 어머니를 살해했다"고 현장에서 자백했다. 경찰이 즉시 범행 현장을 확인한 결과, 피해자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피해 여성의 사인은 목 졸림에 의한 질식사로 추정되며, 시신에서 외부 충격 흔적이나 반항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수사 과정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지난 10년 동안 간병인 없이 직접 C씨를 돌봐왔다. 피해 여성 C씨는 지병으로 인해 거동이 불편했으며, 휠체어를 이용하는 등 일상생활에 상당한 도움을 필요로 했다. A씨와 B씨는 경찰 조사에서 "C씨를 간병하며 살아왔지만 최근 주거 문제와 생활고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며 "C씨가 스스로 죽여달라고 요청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의 경제적 상황과 관련된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고양시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가정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두 사람은 간병 부담과 경제적 어려움이 계속해서 누적된 끝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A씨는 범행 직전, 생활고를 호소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노인 간병 문제가 초래한 '간병 살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간병 살인이란, 장기간 가족을 돌보다가 육체적·정신적·경제적 압박을 견디지 못해 간병인을 살해하는 범죄 유형을 뜻한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가족 간병 살인 사건은 총 28건으로, 대다수의 가해자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올해 1월에도 치매를 앓던 아내를 간병하던 80대 남성이 부인을 살해하고 징역 3년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전문가들은 간병 부담이 개인에게 과도하게 전가되는 현실이 이번 사건과 같은 비극을 초래한다고 지적한다. 한국 사회는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노노(老老) 부양'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사회적 지원책이 부족한 것이 문제로 꼽힌다. 일본의 경우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매년 40~50건의 간병 살인이 발생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웃 주민들은 이번 사건을 두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주민은 "오랫동안 간병을 하면서 가족들이 심적으로 많이 지쳐 있었을 것"이라며 "사회적으로 간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원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경찰 조사 결과, 해당 가정에서 가정폭력이나 학대와 관련한 신고 이력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현재 A씨와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한 상태다. 향후 심리를 고려해 정신감정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으며, 추가 조사를 통해 범행 동기를 보다 면밀히 분석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범행 경위와 계획성 여부를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며 "사회적 논란이 되는 간병 살인 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강력 범죄를 넘어, 고령화 사회에서 증가하는 간병 부담과 사회적 지원의 한계를 다시 한번 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간병 부담을 덜어줄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문학+자연과학"…시대를 앞서간 천재 홍대용, 200년 만에 화려한 부활

이 태어난 동남구 수신면 장산리 일대에 그의 학문적 업적과 삶의 발자취를 체험할 수 있는 역사문화 관광체험 공간 '담헌달빛관'을 공식 개관했다고 밝혔다. 이곳은 단순한 기념관을 넘어, 우리나라 최초의 사설 천문대였던 '농수각'을 현대적으로 재현하고 인문학과 자연과학을 결합한 융복합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조선 시대 유교 정신문화의 정수를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잊힐 뻔했던 지역의 위대한 인물을 재조명하고, 그의 정신을 오늘날의 시민들과 함께 나누는 새로운 문화 거점의 탄생을 알린 것이다.담헌달빛관은 총 60억 원(국비 21억, 도비 4억, 시비 35억)의 예산이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로, 8778㎡의 넓은 부지에 연면적 312㎡의 지상 1층 규모로 건립되었다. 건물의 안팎에는 홍대용 선생의 천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28수 별자리와 같은 상징적 디자인 요소들이 섬세하게 반영되었다. 내부에서는 그의 풍류와 학문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거문고 체험 및 교육, 수준 높은 인문학 강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이는 방문객들이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홍대용이라는 인물의 삶과 철학을 입체적으로 경험하며 지역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자연스럽게 체득하도록 유도하기 위함이다.특히 담헌달빛관은 독립된 공간으로 머무르지 않고, 주변 관광 자원과의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미 천안의 대표적인 과학 교육 시설로 자리 잡은 홍대용과학관과 휴양 시설인 상록리조트를 연결하는 산책로를 조성하여, 방문객들이 과학, 역사, 휴양을 아우르는 통합적인 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재현된 농수각과 탁 트인 개방형 광장 등 야외 시설을 마련하여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거닐며 담헌의 숨결을 느끼고 사색에 잠길 수 있는 여유로운 환경을 제공한다. 한 인물의 유산을 중심으로 지역 전체의 관광 콘텐츠를 풍성하게 만드는 허브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천안시는 오는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약 3개월간의 시범운영을 통해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고 시설을 최종 점검한 뒤, 내년 3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할 계획이다. 김석필 천안시장 권한대행은 담헌달빛관이 시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지역의 자랑스러운 역사문화자원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천안시는 담헌달빛관을 중심으로 더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확대하여, 이곳이 과거와 현재가 소통하고 과학과 인문이 어우러지는 천안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매김하도록 힘쓸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