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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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성, 여성보다 30% 더 받는다... OECD 최악 '성별 임금 격차' 실체 폭로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025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The glass-ceiling index)에서 한국이 조사 대상 29개국 중 28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지난 12년간 연속으로 최하위를 차지하다가 올해 처음으로 한 계단 상승했지만, 여전히 일하는 여성에게 가장 가혹한 환경을 제공하는 국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의 유리천장 지수는 2013년부터 매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산정되는 지표로, 여성의 노동 참여율, 성별 임금 격차, 고위직 여성 비율, 유급 육아휴직 등 10개 지표를 종합적으로 반영한다. 지수가 낮을수록 일하는 여성에게 불리한 환경임을 의미한다.

 

올해 조사에서는 스웨덴이 1위를 차지했으며, 아이슬란드, 핀란드,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반면, 한국은 28위로 튀르키예(29위)와 일본(27위)과 함께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튀르키예는 지난해 28위에서 한 단계 더 하락하며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29.3%로 OECD 국가 중 가장 컸다. 이는 OECD 평균인 11.4%의 거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한국 여성들은 같은 일을 해도 남성보다 약 30% 적은 임금을 받고 있다는 의미로, 성별에 따른 경제적 불평등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노동 참여율에서도 한국은 남녀 간 격차가 15.9%포인트로 튀르키예(37.3%포인트), 이탈리아(18.1%포인트) 다음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결혼, 출산, 육아 등을 이유로 경력이 단절되거나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한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한국의 관리직 여성 비율(16.3%)과 기업 내 여성 이사 비율(17.2%)이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뉴질랜드, 프랑스, 영국 등에서 여성이 남성과 거의 동등한 비율로 이사회 직책을 맡고 있는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OECD 국가 평균 기업 내 여성 이사 비율이 33%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현저히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한편, 한국은 남성의 유급 출산휴가 기간이 29.2주로 일본(31.1주)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일본과 한국이 OECD 국가 중 가장 관대한 육아휴직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를 사용하는 남성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법과 제도는 마련되어 있으나 기업 문화와 사회적 인식이 여전히 남성의 육아 참여를 어렵게 만들고 있음을 시사한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최근 통계에 따르면, 한국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육아휴직자의 30% 미만에 그치고 있다. 많은 남성 직장인들이 경력 불이익이나 직장 내 분위기를 우려해 육아휴직 사용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성별 임금 격차 해소와 여성의 경력단절 방지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왔다. 특히 육아휴직 제도 개선, 유연근무제 확대, 직장 내 성차별 감독 강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코노미스트의 조사 결과는 이러한 정책들이 아직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의 성별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의 개선뿐만 아니라 기업 문화와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여성의 경력 발전을 저해하는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여성 인재 육성과 고위직 등용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제노동기구(ILO)의 한 관계자는 "한국이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사회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여성 인력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성별 격차 해소는 단순한 평등의 문제를 넘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명동 대신 북한산 간다…K-콘텐츠가 바꾼 한국 여행 공식

산 배낭을 멘 개별 자유여행객들이 북한산과 설악산 등 주요 명산으로 향하는 풍경이 일상이 되었다. K-팝과 K-푸드의 뒤를 이어 한국의 산세와 등산 문화가 새로운 한류 콘텐츠인 'K-등산'으로 각광받으면서, 국내 관광 산업의 지형 자체가 쇼핑 중심에서 체험형 아웃도어로 빠르게 이동하는 추세다.수치로 나타나는 변화는 더욱 극명하다. 올해 1분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474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6% 증가했는데, 이 중 산악 관광을 즐기는 수요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국립공원을 찾은 외국인은 200만 명을 넘어섰으며, 특히 관광 목적으로 입국해 산을 찾은 이들이 국내 거주 외국인 방문객 수를 앞질렀다. 제주 한라산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가운데, 산악형 공원 중에서는 설악산이 외국인들 사이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외국인들에게 설악산은 한국 여행 시 반드시 정복해야 할 '하이킹 성지'로 통한다. 사계절이 뚜렷한 자연경관은 물론이고, 케이블카와 정비가 잘 된 등산로 덕분에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꼽힌다. 여기에 KTX와 시외버스를 이용해 서울에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접근성까지 더해지며 외국인 입문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설악산 인근의 주요 호텔들은 평일 외국인 투숙객 비중이 40%를 상회할 정도로 개별 여행객들의 필수 목적지가 되었다.이들의 여행 동선 역시 한류 콘텐츠와 결합해 더욱 다변화되는 양상이다. 서울에서 출발해 방탄소년단(BTS)의 뮤직비디오 촬영지 등 K-팝 성지를 순례한 뒤 설악산 등반으로 여정을 마무리하는 코스가 대표적이다. 좀 더 긴 일정을 선호하는 여행객들은 부산의 사찰과 안동의 한옥 마을을 거쳐 설악산 하이킹으로 한국의 전통과 자연을 동시에 경험하는 전국 일주형 패턴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한국의 지역 특색이 담긴 체험형 콘텐츠가 인바운드 관광의 새로운 축으로 확고히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관광 업계와 호텔업계는 이러한 수요 변화에 발맞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설악산의 자연환경을 활용해 박물관이나 영국식 클래식 테마를 결합한 체험형 숙박 콘텐츠를 강화하는 등 외국인 고객 유치를 위한 맞춤형 전략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배낭 하나만 메고 호텔을 찾는 외국인이 늘어난 현상을 두고, 한국 여행의 목적이 단순한 물건 구매에서 자연 속에서의 웰니스와 로컬 체험으로 완전히 전환되었다고 분석한다.전문가들은 K-등산 열풍이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글로벌 여행 트렌드의 구조적 변화와 맞닿아 있다고 보고 있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한국 산의 비현실적인 풍광이 공유되면서 전 세계 젊은 층의 유입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럭셔리 쇼핑 위주의 관광 시장이 저물고 아웃도어와 로컬 문화가 결합한 체험형 여행이 주류로 부상함에 따라, 한국의 산악 자원을 활용한 관광 상품은 향후 더욱 세분화되고 전문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