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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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채상병 외압' 첫 압수수색 불발..'피의자 윤석열' 적시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대통령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최종 집행에는 이르지 못하고 철수했다. 이는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공수처가 대통령실 압수수색에 나선 첫 사례로,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피의자로 적시돼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는 5월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이날 오후 5시 30분경 집행을 중단하고 철수했다. 형사소송법 제110조에 따르면 군사상 또는 공무상 비밀을 요하는 장소는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수색할 수 없다. 대통령실과 국가안보실은 책임자 승낙 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시간을 끌었고, 이에 따라 압수수색 집행은 지연되다가 결국 불발됐다. 공수처는 압수수색이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며, 향후 협의를 통해 증거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압수수색 영장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피의자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도 피의자로 함께 기재됐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2023년 7월 31일 열린 국가안보실 회의 관련 자료, 당시 대통령실 출입 기록, 대통령실 내선전화 ‘02-800-7070’의 통신 내용이 저장된 서버 등도 포함됐다. 이 내선번호는 윤 전 대통령이 채 상병 사건 수사 결과 보고를 받고 격노한 이른바 'VIP 격노설'이 제기된 직후, 이종섭 전 장관이 통화한 번호로 알려졌다. 당시 이 전 장관은 해당 번호로부터 전화를 받고 168초간 통화했으며, 이후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수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하려 했던 절차가 중단됐다. 이 번호의 가입자 명의는 대통령경호처로 확인됐지만, 실제 사용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박정훈 전 단장은 지난해 7월 경북 예천군에서 수해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 사망한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하며,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의 혐의를 적시해 사건을 경찰에 넘기려 했다. 그러나 수사 결과가 대통령실에 보고된 후 윤 전 대통령이 격노했고, 이로 인해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박 전 단장에게 수사 결과를 보류하라고 압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수처는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경찰 이첩을 막으라고 지시했는지 여부에 수사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공수처는 대통령실의 전화 서버와 회의 자료, 내선번호 관련 자료를 확보하려 했으나 이번 시도는 무위로 돌아갔다.

 

공수처가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실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수사 착수 1년 9개월 만이며, 지난해 12·3 비상계엄 수사에 전 인력을 집중 투입하면서 이 사건 수사는 한동안 중단됐었다. 그러나 지난달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형사소추가 가능해짐에 따라 공수처는 다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지난달 23일에는 임 전 사단장의 휴대전화 포렌식 선별작업이 재개됐으며, 오는 9일에는 임 전 사단장을 다시 불러 포렌식 분석을 이어갈 예정이다. 공수처는 압수수색 영장에 야간 집행 허용 조항이 없어 일몰 전에 철수할 수밖에 없었고, “계속 협의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공수처는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외압 의혹뿐 아니라, 임 전 사단장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된 인물들을 통해 구명 로비를 벌였다는 또 다른 의혹도 수사 중이다. 특히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과의 연관성이 주목된다. 이번 수사는 단순한 군 내 사건을 넘어, 대통령실과 전직 대통령의 직권남용 가능성까지 수사의 범위가 확장되면서 정치적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핵심 관련자들의 통신 기록, 회의 자료, 통화 내역 확보에 집중하면서 향후 대통령실과의 협의 결과에 따라 재차 압수수색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제천에서 구석기 시대로 슝! 점말동굴 체험관 오픈

14일부터 임시 개관에 들어간다고 12일 밝혔다.점말동굴은 과거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용굴', '용가둔굴' 등으로 불리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간직해왔다. 동굴이 위치한 절벽이 용의 형상을 닮았다는 설화와 약재로 쓰이는 동물 화석 뼈인 '용골(龍骨)'이 발견됐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이 동굴은 1973년 연세대학교 박물관 손보기 교수에 의해 학계에 처음 알려졌으며, 1980년까지 무려 7차례에 걸친 집중적인 발굴 조사가 이루어졌다. 이 조사를 통해 점말동굴은 남한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구석기시대 동굴 유적이라는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으며 한국 선사시대 연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이러한 역사적, 학술적 중요성을 바탕으로 2001년 충청북도 기념물 116호로 지정되었다.제천시는 오랜 역사를 품은 점말동굴 유적의 가치를 보존하고 시민들과 방문객들이 이를 쉽게 접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비 및 개발 사업을 추진해왔다. 특히 낙석 위험으로 인해 실제 동굴 내부 출입이 제한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유적의 의미를 되새기고 구석기 시대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점말동굴 유적체험관을 새롭게 건립했다.총사업비 약 54억 원을 투입하여 전체면적 499㎡ 규모로 조성된 체험관은 유적의 역사를 배우는 '역사터'와 다양한 체험 활동을 할 수 있는 '체험터'로 구성되어 있다. 체험관 건립과 함께 방문객 편의를 위한 산책로, 주차장, 진입도로 등 주변 환경 정비도 함께 이루어졌다.제천시 관계자는 "점말동굴 유적체험관 개관을 통해 남한 최초 구석기 유적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지역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국가 사적 승격 추진, 야외 체험시설 및 산책로 확충, 교육·관광 프로그램 개발 등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유적의 위상을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임시 개관 기간 동안 방문객들은 체험관 내부 시설을 미리 둘러보고 유적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제천 점말동굴 유적체험관은 구석기 시대의 흔적을 따라 시간 여행을 떠나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