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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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경고 씹고 통행 유도한 오산시, 결국 사망자 낸 옹벽 붕괴

 경기도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옹벽 붕괴 사고가 인재 가능성으로 무게를 얻고 있다. 이번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해당 옹벽은 불과 한 달 전 오산시가 실시한 정밀안전점검에서 ‘B등급’ 판정을 받아 ‘안전한 상태’로 분류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붕괴 지점 반대편 옹벽 외벽마저 팽창한 정황이 드러나며, 부실 시공과 점검에 대한 책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고는 지난 16일 오후 7시 4분께 발생했다. 세교2지구 광역교통개선 사업 일환으로 2023년 개통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의 옹벽이 10m 높이에서 붕괴되며 아래 도로를 지나던 승용차 두 대를 덮쳤다. 이 중 한 차량 탑승자는 가까스로 탈출했지만, 다른 차량에 타고 있던 48세 남성은 매몰돼 사망했다. 사고 직후 현장은 전면 통제되었으며, 붕괴 지점뿐 아니라 반대편 통행로까지 출입이 차단된 상태다. 이는 반대편 옹벽 외벽의 팽창으로 인해 추가 붕괴 위험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최선호 오산시 시민안전국장은 “호우가 계속되고 있어 추가 붕괴 우려가 커졌다”며 “붕괴된 지점과 반대편 모두 양방향 통제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역시 사고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강희업 제2차관을 현장에 급파, 국토안전관리원 중심의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원인 규명에 나서기로 했다.

 

붕괴된 옹벽은 시가 지난 6월 정밀점검을 실시해 안정권으로 분류되는 ‘B등급’을 부여받았다. 이전 다섯 차례 점검에서도 ‘양호’ 판정을 받아, 해당 구조물이 위험 요소로 간주되지 않았다. 그러나 붕괴 하루 전인 15일 오전, 한 시민이 “2차로 오른쪽 지반이 침하되었으며, 빗물 침투 시 붕괴가 우려된다”는 내용을 신고했으며, 같은 날 오후 4시경에는 옹벽 위 도로에 지름 40cm의 포트홀까지 발생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더했다.

 

 

 

오산시는 이러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포트홀 복구 시점을 18일로 늦추는 한편, 복구 과정에서 옹벽 쪽으로 차량 통행을 유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부실 시공뿐 아니라 사고 대응과 관리 체계 전반에 중대한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형사기동대 중심으로 13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편성하고 사고 경위를 본격 수사 중이다. 전문가들도 옹벽 자체의 구조적 결함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수곤 전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옹벽 구조에서 배수는 핵심인데, 배수 시설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처럼 강한 비가 지속되면 반대편 옹벽도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상청은 19일까지 중부지방에 시간당 3~50mm의 집중 호우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으며, 특히 경기 남부권에는 최대 150mm 이상의 폭우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20일까지 도내 유사 구조물에 대한 긴급 전수점검에 나섰다. 점검 대상은 도로 성토부 보강토옹벽으로, △옹벽의 배부름, 균열, 침하 △상부 포장면의 침하 및 포트홀 △안전신문고 민원 접수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점검은 시군 합동으로 진행되며, 일일 실적 보고와 긴급 보수 조치가 병행될 예정이다.

 

또한 민간 소유 부지 내 옹벽 역시 해당 부서 협의를 통해 추가 점검 대상에 포함될 계획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사고 당일 밤 현장을 방문해 “도내 유사 구조물에 대해 시급히 조사하고 조치하라”며 “내일이라도 시군과 함께 급한 곳부터 빠르게 전수조사를 실시하자”고 지시했다.

 

경기도는 도민에게도 협조를 요청하며, 이상 징후를 발견한 경우 즉시 안전예방 핫라인이나 시군 민원실, 안전신문고 등을 통해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도 관계자는 “이번 긴급 점검은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강조했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닌, 부실한 설계와 점검, 관리체계의 복합적 문제로 인한 인재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확한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 규명은 물론, 제2의 참사를 막기 위한 철저한 구조물 전수조사와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텔 예약 불가능? 올여름 숙박시설이 '만실'된 놀라운 현상의 배후

웃도는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냉방 시설이 완비된 쇼핑 공간이 '도심 속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호텔업계에 따르면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폭염 영향으로 주요 휴가지 숙박 시설의 예약률이 급증하고 있다. 롯데리조트 속초는 여름 성수기인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객실이 거의 만실 상태에 이르렀으며, 부산 L7해운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예약률이 16% 포인트 높아졌다.특히 호텔 내에서 모든 식사와 활동을 해결할 수 있는 '올인클루시브' 패키지 상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호텔 제주의 올인클루시브 패키지는 7월 판매량이 전월 대비 두 배로 증가했다. 이 패키지는 2박 전용 상품으로 조식과 석식은 물론, 수영장 풀카페에서 치킨, 자장면, 피자 등의 메뉴를 즐길 수 있는 혜택이 포함되어 있다.호텔신라도 제주와 부산 지역 호텔에서 수영장 식음매장의 짬뽕, 칵테일 등이 포함된 패키지 상품이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신라호텔의 경우 투숙 기간 무제한 야외 수영장 이용과 30만원 상당의 호텔 내 식음료 혜택이 제공되는 3연박 패키지가 목표치를 50% 초과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조선호텔앤리조트의 부산 지역 호텔들도 7월 26일부터 8월 3일까지 예약률이 작년 동기간 투숙률보다 5% 높아졌다. 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강원, 제주 소재 켄싱턴호텔과 리조트는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만실이 예상되며, 강원도의 설악밸리와 설악비치는 이미 객실이 모두 채워졌고, 제주권과 경상권도 예약률이 90%를 넘어섰다.도심 속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폭염 특수를 누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7월 1일부터 13일까지 매출과 방문객이 각각 15%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매출도 각각 13.7%, 13.5% 늘었다. 특히 7월 11일과 12일 한낮 기온이 36도까지 오르자 에어컨이 가동되는 백화점으로 소비자들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여름 정기세일 또한 쇼핑객 증가에 한몫했다. 백화점 3사는 6월 27일부터 7월 13일까지 수백 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최대 50% 할인 행사를 진행했으며, 이른 무더위와 여름 휴가철 쇼핑 수요가 맞물려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대형마트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7월 초반 13일간 매출과 방문객이 전년 동기 대비 5%씩 증가했고,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는 방문객이 15%나 급증했다.폭염으로 인해 냉방 관련 상품 수요도 크게 늘었다. 롯데하이마트의 에어컨과 선풍기 매출은 7월 초반 13일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0%, 80%가량 증가했으며, 다이소의 휴대용 선풍기 매출은 두 배 이상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