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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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다더니' 댐 비웠다 물 말랐다…정부도 예측 못한 '가뭄 쓰나미'

 올여름, 기상청의 '많은 비' 예보와 달리 '마른장마'가 현실화되면서 전국 곳곳에서 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장마철 폭우에 대비해 댐 수위를 낮춰 놓았던 것이 오히려 극심한 가뭄을 초래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환경부의 10일 발표에 따르면, 대구·경북권의 주요 용수 공급원인 운문댐은 현재 저수율 38.4%로 예년(47.3%)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강원도 강릉 지역의 생명줄인 오봉저수지 역시 예년(6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1%를 기록하며 '빨간불'이 켜졌다. 두 댐 모두 가뭄 대응 단계가 각각 '주의'와 '관심'으로 격상되었으며, 앞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물 부족 사태는 기상청의 예측과 달리 장마가 너무나도 일찍, 그리고 건조하게 끝났기 때문이다. 당초 6월 강수량은 평년보다 많고, 7~8월은 평년 수준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됐지만, 6월에만 예측이 적중했을 뿐 7월부터는 빗나갔다. 특히 북태평양 고기압의 이른 세력 확장으로 장마 전선이 급격히 북상하며 제주(15일)와 남부 지방(12일)은 역대급으로 짧은 장마를 경험했다. 남부 지방의 장마 기간 강수량은 고작 98㎜에 불과했으며, 최근 2주간(6월 25일~7월 8일) 전국 평균 강수량은 평년 동기(141㎜)의 6.1%인 8.3㎜에 그쳤다. 수도권과 강원 영서 지역이 평년의 10분의 1 수준의 비라도 맞은 반면, 나머지 지역은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강수량으로 신음하고 있다.

 

댐 관리 당국 역시 이례적인 '마른장마'를 예상치 못해, 다가올 폭우에 대비해 댐 수위를 낮춰 놓은 상태였다. 여기에 때 이른 폭염까지 겹치면서 댐의 물은 빠르게 증발하고 있어, 관계자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절정에 달할 8월에는 물 증발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아직 중부 지방의 장마 종료 선언은 나오지 않았지만, 희망적인 비 소식도 가뭄 해갈에는 역부족일 전망이다. 기상청은 오는 16~17일 북서쪽 기압골의 영향으로 수도권과 강원 영서에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찬 공기와 뜨거운 공기의 충돌로 형성되는 비구름대가 폭염을 잠시 누그러뜨릴 수는 있겠지만, 7월 평년 강수량이 최소 240㎜인 점을 감안하면 이틀간의 비로는 가뭄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비구름대가 태백산맥을 넘지 못하고 강원 영서에만 집중될 가능성이 커, 강원 영동 지역의 가뭄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강원 영동 지역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40.1%(이달 1일 기준)로 평년보다 24.4%포인트 낮아 이미 제한 급수가 시행 중이다.

 

환경부는 이례적인 장마 종료와 국지적 가뭄 징후에 따라, 기존 홍수 대응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가뭄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여름철 자연재난 대책 기간 동안 홍수 대응과 함께 강원 강릉 등 국지적으로 나타나는 가뭄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며, 물 관리에 비상이 걸린 현 상황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시사했다.

 

호텔 예약 불가능? 올여름 숙박시설이 '만실'된 놀라운 현상의 배후

웃도는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냉방 시설이 완비된 쇼핑 공간이 '도심 속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호텔업계에 따르면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폭염 영향으로 주요 휴가지 숙박 시설의 예약률이 급증하고 있다. 롯데리조트 속초는 여름 성수기인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객실이 거의 만실 상태에 이르렀으며, 부산 L7해운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예약률이 16% 포인트 높아졌다.특히 호텔 내에서 모든 식사와 활동을 해결할 수 있는 '올인클루시브' 패키지 상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롯데호텔 제주의 올인클루시브 패키지는 7월 판매량이 전월 대비 두 배로 증가했다. 이 패키지는 2박 전용 상품으로 조식과 석식은 물론, 수영장 풀카페에서 치킨, 자장면, 피자 등의 메뉴를 즐길 수 있는 혜택이 포함되어 있다.호텔신라도 제주와 부산 지역 호텔에서 수영장 식음매장의 짬뽕, 칵테일 등이 포함된 패키지 상품이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신라호텔의 경우 투숙 기간 무제한 야외 수영장 이용과 30만원 상당의 호텔 내 식음료 혜택이 제공되는 3연박 패키지가 목표치를 50% 초과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조선호텔앤리조트의 부산 지역 호텔들도 7월 26일부터 8월 3일까지 예약률이 작년 동기간 투숙률보다 5% 높아졌다. 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강원, 제주 소재 켄싱턴호텔과 리조트는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만실이 예상되며, 강원도의 설악밸리와 설악비치는 이미 객실이 모두 채워졌고, 제주권과 경상권도 예약률이 90%를 넘어섰다.도심 속 백화점과 대형마트도 폭염 특수를 누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7월 1일부터 13일까지 매출과 방문객이 각각 15%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매출도 각각 13.7%, 13.5% 늘었다. 특히 7월 11일과 12일 한낮 기온이 36도까지 오르자 에어컨이 가동되는 백화점으로 소비자들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여름 정기세일 또한 쇼핑객 증가에 한몫했다. 백화점 3사는 6월 27일부터 7월 13일까지 수백 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최대 50% 할인 행사를 진행했으며, 이른 무더위와 여름 휴가철 쇼핑 수요가 맞물려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대형마트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마트는 7월 초반 13일간 매출과 방문객이 전년 동기 대비 5%씩 증가했고,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는 방문객이 15%나 급증했다.폭염으로 인해 냉방 관련 상품 수요도 크게 늘었다. 롯데하이마트의 에어컨과 선풍기 매출은 7월 초반 13일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0%, 80%가량 증가했으며, 다이소의 휴대용 선풍기 매출은 두 배 이상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