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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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돌봄 '올스톱'… 제주 초등학교 덮친 의문의 식중독, 원인은 '푸드트럭'?

 제주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열린 축제가 악몽으로 변했다. 지난달 30일 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축제에 참여했던 학생과 교직원 등 100명에 육박하는 인원이 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여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일 제주시교육지원청에 따르면 학생 82명과 교직원 11명 등 총 93명이 구토, 설사, 복통 증상을 호소하고 있으며, 축제에 참여했던 해병대 군악대 일부 대원들도 유사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돼 환자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은 축제 당시 무료로 제공된 샌드위치와 오메기떡, 그리고 2대의 푸드트럭에서 나눠준 여러 종류의 차가운 음료를 함께 섭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의 첫 징후는 축제 다음 날인 1일 아침부터 나타났다. 등교한 학생들이 연이어 복통을 호소하며 보건실을 찾기 시작했고, 오전 8시 27분경 이용 학생이 급증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보건교사가 사태를 인지했다. 보고를 받은 교장은 즉시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제주시교육지원청에 상황을 보고했으며, 오전 11시 26분경 제주시에 정식으로 신고를 마쳤다. 학교 측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즉시 급식을 중단하는 한편, 학부모들에게 긴급 문자 메시지를 발송해 단축 수업과 방과 후 돌봄교실 중단 사실을 알리는 등 학생들의 안전 확보와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이번 사태로 학생 21명이 결석하고 교사 5명이 병가를 냈으며, 23명은 병원 진료를, 9명은 약을 처방받아 복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고를 접수한 제주도와 제주감염병관리지원단, 제주시보건소는 즉시 '식중독대응협의체'를 꾸려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협의체는 당일 오후 1시 30분경 해당 학교를 방문하여 대대적인 검체 수거 작업을 벌였다. 증상을 보이는 학생과 교직원들로부터 인체 가검물을 채취하는 한편, 식중독의 원인으로 지목된 축제 당일 음식물과 함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보관하고 있던 급식소 보존식까지 모두 수거해 정밀 분석에 들어갔다. 당시 축제에는 전체 학생 1334명 중 240여 명과 교사 75명, 그리고 해병대 군악대를 포함한 외부 공연단 및 학부모 98명 등 상당한 인원이 참여했던 만큼, 당국은 감염 확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학교는 이틀째 급식과 방과 후 돌봄을 전면 중단하고 단축 수업을 이어가며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학사 운영 차질에 학부모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이다. 강승민 제주시교육지원청장은 "추석 연휴에 이어 오는 10일도 학교장 재량휴업일로 지정해 아이들의 회복과 방역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전문가들과 대책 회의를 열어 급식 재개 시점과 정상 수업 전환 여부 등을 신중하게 결정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정확한 식중독 원인이 밝혀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학교와 학부모들의 혼란과 우려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