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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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매립 금지' 코앞인데… 비싼 민간업체에 서울 쓰레기 맡겨야 할 판

 내년부터 수도권 전역에서 종량제 봉투에 담긴 생활폐기물을 그대로 땅에 묻는 행위가 전면 금지됨에 따라 서울시에 비상이 걸렸다.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조치에 따라, 그간 수도권 매립지로 향하던 연간 21만 톤에 달하는 막대한 양의 폐기물을 처리할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였다. 이는 서울에서 발생하는 전체 생활폐기물의 약 19%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이의 처리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시민들의 일상에 직접적인 불편을 초래하는 '쓰레기 대란'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2일, 환경부 및 경기도, 인천시와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가용한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는 그동안 직매립 금지 조치에 대비해 폐기물 발생량 자체를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는 한편, 공공 소각시설을 확충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전국 최초로 봉제 원단과 폐현수막 전용 집하장을 별도로 건립해 기존에 매립되던 폐기물의 재활용 통로를 열었고, 일회용품 사용이 많은 야구장과 장례식장을 대상으로 다회용기 도입 사업을 추진하며 생활 속 폐기물 감량에도 힘썼다. 또한, 절대적으로 부족한 소각 처리 용량을 늘리기 위해 마포에 새로운 광역자원회수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동시에, 노후화된 기존 4개 시설의 처리 효율을 높이는 현대화 사업을 병행하며 안정적인 폐기물 처리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서울시의 계획은 예기치 못한 암초를 만나며 차질을 빚고 있다. 핵심 시설인 마포 광역자원회수시설 건립 계획이 인근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법정 다툼으로 비화했고, 1심에서 서울시가 패소하며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내년 2월로 예정된 항소심 선고 결과에 따라 사업의 향방이 결정될 예정이지만, 당장의 급한 불을 끄기에는 역부족이다. 설상가상으로 기존 시설의 현대화 사업 역시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직매립 금지가 시행되는 내년부터 상당 기간 동안은 서울 외부의 민간 처리시설에 의존하는 것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문제는 민간 처리시설 이용이 임시방편은 될 수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민간 시설은 공공시설에 비해 처리 단가가 월등히 높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서울 외곽에 위치해 막대한 운송비 부담까지 추가로 발생시킨다. 이는 결국 시민과 자치구의 재정적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미 7차례에 걸쳐 자치구와 상황 점검 회의를 열었으며, 이달부터는 시와 구가 함께 참여하는 '직매립 금지 대응 상황반'을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등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김태균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공공 소각시설 확충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안정적인 처리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하며, 총력 대응을 통해 시민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영하 추위에도 200미터 줄 선다…지금 경주에 대체 무슨 일이?

이 있다. 당초 지난 12월 14일까지 예정되었던 전시는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내년 2월 22일까지 연장 운영에 들어갔을 정도다. APEC 행사가 끝난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주말 오전 박물관 앞은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200미터가 넘는 긴 대기 줄로 장사진을 이룬다. 온라인 예약분이 일찌감치 마감된 탓에 현장 티켓을 구하려는 이들이다. 아이의 손을 잡고 온 가족 단위 관람객부터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은 어묵 국물로 몸을 녹이며 몇 시간의 기다림도 마다하지 않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이번 전시가 이토록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이유는 신라 금관이 세상에 처음 알려진 지 104년 만에, 현존하는 6점의 금관 전체가 사상 최초로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교동금관부터 서봉총, 금관총, 금령총, 황남대총, 천마총 금관까지, 각기 다른 사연을 품은 여섯 개의 금관이 한 공간에서 황금빛 향연을 펼친다. 전시장 내부는 오직 금관의 찬란한 빛만이 돋보이도록 온통 검은색으로 꾸며졌으며, 관람객들은 약 1500년 전 신라 마립간의 절대적인 권력과 위엄, 그리고 당대 최고의 예술성을 눈앞에서 마주하며 감탄을 금치 못한다. 특히 각 금관의 사슴뿔 장식, 나뭇가지 모양 세움 장식, 곱은옥과 수많은 달개 장식 등을 확대해 비교 관찰할 수 있는 비디오 자료는, 장인의 혼이 담긴 수작업의 위대함을 생생하게 느끼게 하며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금관전의 폭발적인 인기는 국립경주박물관 전체에 대한 재발견으로 이어지고 있다. 몇 시간씩 남는 대기 시간 동안 관람객들은 자연스럽게 신라역사관과 미술관 등 상설 전시관으로 발길을 옮기며 박물관 구석구석을 탐방한다. 특히 '신라(新羅)'라는 국호가 '덕업을 날로 새롭게 하여 사방을 아우른다(德業日新 網羅四方)'는 뜻에서 유래했다는 설명은 찬란했던 고대 국가의 정체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투박하지만 실용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선사시대 토기부터, 넉넉한 미소로 '신라의 미소'라 불리는 얼굴 무늬 수막새, 정교한 갑옷 문양이 감탄을 자아내는 기마인물형토기까지, 오래된 것들이 품은 가치와 아름다움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또한 최근 한미, 한중 정상회담이 열렸던 장소가 일반에 공개되면서, 역사적인 공간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이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금관전에서 시작된 열기는 박물관 담장을 넘어 경주 시내 전역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관람객들은 첨성대와 깊은 갈색으로 물든 계림 숲길을 거닐고, 반월성 해자를 따라 고즈넉한 풍경을 즐기며 신라의 정취에 흠뻑 빠져든다. 나아가 한국화의 거장 박대성 화백의 작품이 기증되어 건립된 '솔거미술관' 역시 필수 코스로 떠올랐다. 미술관 통창이 그대로 액자가 되어 바깥의 연못과 자연 경관을 한 폭의 그림처럼 담아내는 포토존은 SNS에서 이미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APEC 행사를 계기로 촉발된 경주에 대한 관심은, 수도권 등 원거리 방문객들을 끌어들이고 세대를 불문하고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자랑스러워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며 도시 전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