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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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로봇 만들고 AI 돌린다…정부가 그리는 '미래 병원'의 충격적 모습

 정부가 미래 의료 패러다임의 판도를 바꿀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칼을 빼 들었다. 단순히 환자를 진료하고 치료하는 역할을 넘어, 임상 현장의 지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과 치료법을 개발하는 융합형 인재를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5일 '2025 의사과학자 넷-워크숍'을 개최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될 신규 지원 사업 계획을 공개하며 대한민국 바이오-메디컬 분야의 새로운 100년을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이번 대책의 가장 핵심적인 축은 'K-메디스트(K-MediST)' 사업의 신설이다. 이는 의과대학과 이공계 대학원이 벽을 허물고 공동으로 교육 과정을 운영, 의학 학위와 공학·이학 석박사 학위를 함께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파격적인 모델이다. 가령, 수술 로봇을 개발하는 공학자에게는 인체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수적이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신약을 개발하는 과학자에게는 실제 질병의 기전과 임상 데이터에 대한 통찰력이 요구된다. K-메디스트 사업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 진료실의 의사와 연구실의 과학자가 따로 존재했던 기존의 경계를 허물고 두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전천후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구상이다.

 


정부의 지원은 단순히 융합형 인재를 길러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이들이 안정적인 연구 경력을 이어가며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후속 지원책도 마련했다. '의사과학자 도약 프로그램'을 새롭게 도입해, 잠재력 있는 젊은 의사들이 해외 유수의 연구기관에서 최신 지견을 습득하며 시야를 넓힐 수 있도록 연수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번뜩이는 연구 아이디어가 실험실에만 머무르지 않고 실제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기술이나 제품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창업 및 기술 사업화 과정까지 밀착 지원하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앞으로 20년 동안 매년 5명씩, 총 100명의 우수 의사과학자를 선발해 시상하는 장기 계획을 통해 이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지속적인 연구를 독려할 방침이다.

 

결국 정부의 이번 종합 지원책은 단기적인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의사과학자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활약할 수 있는 하나의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전일제 박사과정 연구원 등 현장의 젊은 의사과학자들은 의료 현장의 문제를 과학 기술로 해결하는 미래 비전과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며 정부의 새로운 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진료와 연구의 시너지를 통해 국민의 건강 증진은 물론, 미래 국가 핵심 동력인 바이오 헬스 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영하 추위에도 200미터 줄 선다…지금 경주에 대체 무슨 일이?

이 있다. 당초 지난 12월 14일까지 예정되었던 전시는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내년 2월 22일까지 연장 운영에 들어갔을 정도다. APEC 행사가 끝난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주말 오전 박물관 앞은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200미터가 넘는 긴 대기 줄로 장사진을 이룬다. 온라인 예약분이 일찌감치 마감된 탓에 현장 티켓을 구하려는 이들이다. 아이의 손을 잡고 온 가족 단위 관람객부터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은 어묵 국물로 몸을 녹이며 몇 시간의 기다림도 마다하지 않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이번 전시가 이토록 뜨거운 관심을 받는 이유는 신라 금관이 세상에 처음 알려진 지 104년 만에, 현존하는 6점의 금관 전체가 사상 최초로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교동금관부터 서봉총, 금관총, 금령총, 황남대총, 천마총 금관까지, 각기 다른 사연을 품은 여섯 개의 금관이 한 공간에서 황금빛 향연을 펼친다. 전시장 내부는 오직 금관의 찬란한 빛만이 돋보이도록 온통 검은색으로 꾸며졌으며, 관람객들은 약 1500년 전 신라 마립간의 절대적인 권력과 위엄, 그리고 당대 최고의 예술성을 눈앞에서 마주하며 감탄을 금치 못한다. 특히 각 금관의 사슴뿔 장식, 나뭇가지 모양 세움 장식, 곱은옥과 수많은 달개 장식 등을 확대해 비교 관찰할 수 있는 비디오 자료는, 장인의 혼이 담긴 수작업의 위대함을 생생하게 느끼게 하며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금관전의 폭발적인 인기는 국립경주박물관 전체에 대한 재발견으로 이어지고 있다. 몇 시간씩 남는 대기 시간 동안 관람객들은 자연스럽게 신라역사관과 미술관 등 상설 전시관으로 발길을 옮기며 박물관 구석구석을 탐방한다. 특히 '신라(新羅)'라는 국호가 '덕업을 날로 새롭게 하여 사방을 아우른다(德業日新 網羅四方)'는 뜻에서 유래했다는 설명은 찬란했던 고대 국가의 정체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투박하지만 실용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선사시대 토기부터, 넉넉한 미소로 '신라의 미소'라 불리는 얼굴 무늬 수막새, 정교한 갑옷 문양이 감탄을 자아내는 기마인물형토기까지, 오래된 것들이 품은 가치와 아름다움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또한 최근 한미, 한중 정상회담이 열렸던 장소가 일반에 공개되면서, 역사적인 공간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이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금관전에서 시작된 열기는 박물관 담장을 넘어 경주 시내 전역으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관람객들은 첨성대와 깊은 갈색으로 물든 계림 숲길을 거닐고, 반월성 해자를 따라 고즈넉한 풍경을 즐기며 신라의 정취에 흠뻑 빠져든다. 나아가 한국화의 거장 박대성 화백의 작품이 기증되어 건립된 '솔거미술관' 역시 필수 코스로 떠올랐다. 미술관 통창이 그대로 액자가 되어 바깥의 연못과 자연 경관을 한 폭의 그림처럼 담아내는 포토존은 SNS에서 이미 명소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APEC 행사를 계기로 촉발된 경주에 대한 관심은, 수도권 등 원거리 방문객들을 끌어들이고 세대를 불문하고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자랑스러워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며 도시 전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