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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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폰 너 나와! 얼굴 인증으로 꼼짝 마라

 이제 휴대전화를 새로 개통하려는 모든 이용자는 신분증 제시 외에 '안면 인증' 절차를 의무적으로 거쳐야 한다. 정부가 대포폰(불법 개통 휴대전화)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스미싱 등 금융 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본인 확인 절차를 대폭 강화했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23일부터 통신 3사(SKT, KT, LG U+)의 대면 개통 채널과 43개 알뜰폰 사업자의 비대면 채널에서 안면 인증 시스템이 시범적으로 운영된다. 개통을 원하는 고객은 신분증을 제출하는 것 외에, 본인이 사용하는 '패스(PASS)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얼굴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통해 신분증 상의 명의자와 동일인임을 확인받아야 한다.

 


이는 신분증 도용이나 위조 신분증 제출만으로는 막기 어려웠던 대포폰 개통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기존의 신분증 확인 방식이 '서류'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면, 안면 인증은 '실제 인물'이 명의자인지를 기술적으로 검증하여 본인 확인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인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대포폰 범죄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본인 확인 절차의 강화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이번 시범 운영을 통해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내년 3월 23일부터는 모든 통신 채널에 안면 인증을 전면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안면 인증 기술은 이미 금융권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토스나 카카오뱅크 등 비대면 금융 서비스는 물론, 인천국제공항의 '스마트패스' 시스템처럼 여권 정보를 등록하면 얼굴만으로 출국장 통과가 가능할 정도로 기술적 안정성이 확보된 상태다. 통신 당국은 이러한 검증된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의 편의성을 크게 해치지 않으면서도 보안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안면 인증 의무화와 더불어 통신사의 책임도 강화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통신사가 이용자에게 대포폰의 불법성과 범죄 연루 위험성을 의무적으로 고지하도록 하고, 대리점이나 판매점의 부정 개통 행위에 대해 이동통신사가 일차적인 관리 감독 책임을 지도록 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이번 조치들이 대포폰으로 인한 사회적 피해를 줄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갑 닫는 한국인들, '이 나라'는 더 이상 가지 않는 이유

우선순위가 해외로 쏠리면서 국내 여행 시장의 수요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기대를 모았던 해외여행 역시 계획률이 하락하는 등 녹록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올 4분기는 물론 내년 1분기 여행 시장 전망까지 어둡게 하는 신호로, 꽁꽁 얼어붙은 소비 심리가 여행 산업 전반을 위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국내 여행 시장의 위축은 구체적인 수치로 더욱 명확하게 확인된다. 11월 국내 숙박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응답은 61.5%로, 이는 지난 1년 내 가장 낮은 수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지난 1년 동안 이 계획률이 단 한 번도 전년 같은 달의 수치를 넘어서지 못했다는 점으로,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구조적인 수요 위축이 지속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한 회복지수(TCI) 역시 여행 경험률(90)과 계획률(86) 모두 기준점인 100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여행객들이 비용을 아끼려는 의지가 해외보다 국내 여행에서 더 강하게 나타나는 현상은, 한정된 예산을 해외여행에 집중하려는 경향이 국내 여행 시장의 침체를 가속하는 핵심 원인임을 방증한다.상대적으로 나을 것으로 기대됐던 해외여행 시장 역시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해외여행 경험률은 35% 수준에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향후 시장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계획 보유율은 44.6%로 전년 동월 대비 1.7%p 하락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여행 패턴의 극적인 변화다. 평균 여행 기간은 코로나 이전에 비해 오히려 줄어든 반면(TCI 93), 1인당 총경비(TCI 122)와 일평균 비용(TCI 130)은 매우 큰 폭으로 급증했다. 이는 높은 현지 물가와 환율 부담 속에서 여행객들이 어쩔 수 없이 '짧고 굵게' 다녀오는 고비용 여행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시장의 양적인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이러한 상황 속에서 여행객들의 행선지 선택에도 뚜렷한 변화가 감지된다. 전체 해외여행의 80%를 차지하는 아시아 지역 내에서도, 전통적인 인기 여행지였던 일본의 비중이 줄고 중국으로의 관심이 이동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또한, 최근 범죄 이슈가 불거진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나 물가 부담이 극심한 미국으로의 여행 계획은 감소하고, 상대적으로 가까운 동아시아 지역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국내든 해외든, 고물가 시대에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여행 자체를 줄이거나, 가더라도 비용 효율을 극단적으로 따지는 '계산적 여행' 패턴이 당분간 대세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