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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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24시 돈세탁 센터'…1조 5천억 굴린 일당 검거

 전국 아파트를 돌며 1조 5천억 원이 넘는 보이스피싱 범죄 수익금을 세탁한 일당이 검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평범한 아파트를 범죄 거점으로 삼아 24시간 내내 돈세탁 공장을 운영하며 수사망을 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범죄 정부합동수사부는 범죄단체가입 및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의 혐의로 돈세탁 조직원 13명을 입건하고, 이 중 총괄관리책 등 7명을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약 6개월간의 끈질긴 추적 끝에 이들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2022년 3월부터 약 3년 반 동안 전주, 송도, 고덕 등 전국 각지의 신축 아파트 7곳을 옮겨 다니며 범행을 저질렀다. 총책, 관리책, 대포계좌 공급책 등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주야간 조를 편성해 24시간 체제로 180여 개의 대포통장을 이용, 총 1조 5750억 원에 달하는 범죄 수익금을 세탁했다.

 

이들은 아파트 내부 창문 전체에 암막 커튼과 먹지를 붙여 외부 노출을 철저히 차단하고, 조직원 중 한 명이라도 이탈하면 즉시 다른 아파트로 거점을 옮기는 치밀함을 보였다. 또한, 사무실을 옮길 때마다 PC 외장하드 등 증거가 될 만한 물품을 모두 폐기하고, 하위 조직원이 검거되면 변호인을 선임해 주는 등 입단속에도 신경 썼다.

 


검찰 조사 결과, 아직 검거되지 않은 총책 A씨는 이번 범행으로 약 126억 원의 순수익을 챙겨 수천만 원대 명품과 억대 외제차를 사들이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누린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에너지 개발, 카지노 사업 등을 통해 합법적인 사업가로 신분을 위장하고, 자녀 명의로 부동산과 채권을 매입하는 등 범죄 수익 은닉을 시도했다.

 

합수부는 압수수색 등을 통해 A씨 일가가 보유한 34억 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확보하고 추징 보전을 청구했다. 검찰은 달아난 총책 A씨를 비롯한 나머지 조직원들을 끝까지 추적해 검거하고, 범죄 수익을 철저히 환수하겠다는 방침이다.

 

'왕과 사는 남자' 흥행 돌풍, 영월 단종문화제로 이어진다

향으로 단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오는 4월 24일부터 사흘간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일대에서 제59회 단종문화제가 막을 올린다. 이번 축제는 영화를 통해 단종의 서사를 접한 국내외 관람객들이 대거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한국의 전통과 역사를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 문화 축제로 격상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질 예정이다.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첫날에는 영화 속 비극의 시작점을 재현한 '청령포 유배행사'가 새롭게 도입되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단종이 나룻배를 타고 고립된 섬 청령포로 들어가는 장면은 한 나라의 군주에서 유배인으로 전락하는 운명의 변곡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축제의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같은 날 저녁에는 정순왕후 선발대회와 화려한 드론쇼가 밤하늘을 수놓으며, 특히 영화를 연출한 장항준 감독이 직접 강연자로 나서 영화 제작 뒷이야기와 단종의 역사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풀어내며 축제의 열기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둘째 날인 25일에는 조선 왕실의 품격과 슬픈 역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대규모 재현 행사들이 이어진다. 생이별해야 했던 단종과 정순왕후의 넋을 기리는 가례 행사는 철저한 고증을 거친 조선 왕실 혼례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며 두 사람의 영적인 결합을 상징한다. 이어지는 단종국장은 이번 축제의 정점으로, 조선 임금 중 유일하게 국장을 치르지 못했던 단종에게 뒤늦게나마 왕으로서의 예우를 갖추는 의식이다. 관풍헌에서 장릉까지 이어지는 장엄한 국장 행렬은 관람객들에게 역사적 정의와 예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위한 참여형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되어 축제의 외연을 넓혔다. 어린이들이 직접 선비가 되어 실력을 겨루는 단종 과거시험과 깨비 명랑운동회 등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역사 축제에 활기찬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또한 영월의 청정 특산물을 활용해 왕실의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단종의 미식제'는 방문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새로운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역사를 단순히 공부하는 대상이 아니라 맛보고 즐기는 입체적인 경험으로 승화시키려는 영월군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축제의 마지막 날인 26일은 지역 공동체의 결속력을 보여주는 무형유산 행사들로 대미를 장식한다. 강원도 특유의 역동성이 담긴 칡줄다리기와 칡줄행렬은 주민과 관광객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을 연출한다. 특히 영화에서 영월군수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박지환 배우가 행렬에 동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팬들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영화 속 인물이 현실의 축제 현장에 나타나 전통 행사를 함께하는 모습은 대중문화와 전통문화가 만나는 가장 이상적인 협업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올해 단종문화제는 영화라는 강력한 매개체를 통해 박제된 역사를 생생한 문화 콘텐츠로 부활시키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영월군은 이번 행사를 통해 단종이 지닌 유배와 그리움, 그리고 충절의 서사를 세계적인 보편 가치로 확산시키겠다는 포부를 지니고 있다. 영화의 감동을 가슴에 품고 영월을 찾은 수많은 발길은 장릉과 청령포의 굽이치는 물줄기를 따라 흐르며, 500여 년 전 어린 왕이 남긴 슬픈 이야기가 어떻게 현대의 찬란한 문화유산으로 재탄생했는지를 직접 목격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