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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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는 없었다..배수로에서 쏟아진 유해 64점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인 무안국제공항에서 수습되지 못한 희생자들의 유해가 유가족들의 손에 의해 무더기로 발견된 가운데, 발견된 유해 중 일부가 유가족 대표의 부친인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참사 발생 1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 방치된 '가족의 뼈'를 마주해야 하는 유가족들은 정부의 부실한 사후 처리에 대해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김유진 12·29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1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김 대표는 "사고 현장 기체 잔해와 쓰레기 더미 속 분류 작업에서 현재까지 64점의 유해 추정 뼈를 유가족들이 직접 발견했다"며 "이 중 한 점이 국과수 감식 결과 저희 아버지의 유해로 확인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발견된 유해는 아주 큰 정강이뼈였다. 이는 결코 수색 과정에서의 사소한 실수라고 치부할 수 없는 크기"라며 "다른 이들에게는 그저 뼈조각일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평생을 함께한 가족이자 아버지다. 1년이 지나 다시 장례를 치러야 하는 이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오열했다.

 

이번 사태는 정부와 관계 당국의 '보여주기식 수습'이 빚어낸 예고된 인재라는 지적이다. 김 대표는 "참사 직후 정부는 신속한 수습과 공항 정상화에만 급급해 현장을 불도저로 밀어버리듯 정리하고 유가족들을 흩어지게 했다"며 "결국 정리되었다던 현장의 쓰레기 더미 속에서 유가족들이 직접 호미를 들고 가족의 유해를 찾는 비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성토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유해 방치 사태와 관련해 "책임 있는 관계자들을 엄중히 문책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대통령의 지시가 현장에서 어떻게 이행되고 있는지 유가족들은 전혀 알지 못한다"며 "국가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이유는 재난 시 최선을 다해 구조하고 예우하는 것인데, 지금의 국가는 유가족을 기만하고 2차 가해를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해가 집중적으로 발견된 곳은 사고 당시 여객기가 활주로 끝 로컬라이저(방향 유도 시설) 둑에 충돌 후 폭발하며 동체가 튕겨 나간 담벼락 인근 배수로와 공터다. 유가족들은 지난 주말부터 이어진 자체 수색에서 15일에만 10여 점의 유해 추정 물체를 추가로 발견했다. 현재까지 발견된 64점의 물체 중 9점이 사람의 뼈로 최종 확인되었으며, 정밀 감식이 진행됨에 따라 그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김 대표는 인터뷰 말미에 "우리가 원하는 것은 거창한 혜택이 아니다. 철저한 유해 수습을 통해 가족을 온전히 떠나보내는 것, 그리고 성역 없는 진상 규명을 통해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게 하는 것, 딱 두 가지뿐"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부실 수색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유가족협의회는 추가적인 유해 발굴 작업과 함께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강도 높은 투쟁을 예고했다.

 

사전등록 폭주한 불교박람회, '공 뽑기'로 MZ세대 홀렸다

교박람회'는 불교의 심오한 철학을 대중적인 놀이 문화로 탈바꿈시켜 관람객을 맞이한다. 지난해 20만 명의 발길을 이끌며 화제를 모았던 이 행사는 올해 더욱 강력해진 콘텐츠와 역대 최대 규모의 인파를 예고하며 사전 등록 단계부터 뜨거운 열기를 증명하고 있다.이번 박람회의 핵심 테마는 불교의 근간인 '공(空)' 사상을 몸소 느끼는 체험형 전시다. 주최 측은 자칫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철학적 개념을 설명하는 대신, 관람객이 직접 참여하고 즐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체득하도록 기획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공 뽑기'다. 코인을 넣어 무작위로 공을 뽑는 이 게임은 그 안에 담긴 메시지에 따라 스님과 대화를 나누거나 미션을 수행하며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독특한 여정을 제공한다.단순한 재미를 넘어선 참여형 예술 프로젝트도 눈에 띈다. '공 수거' 프로그램은 관람객이 자신의 염원과 마음을 담은 공을 전시장과 인근 봉은사에 마련된 대형 조형물에 봉안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개인의 소망이 담긴 작은 공들이 하나둘 모여 거대한 작품을 완성해가는 과정은 불교의 공동체 의식을 공공미술로 승화시킨 결과물이다. 여기에 유명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이 참여한 '행운의 전당'은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해가 지면 불교의 변신은 더욱 파격적으로 변한다. 박람회장 인근 봉은사에서는 4월 2일과 3일 양일간 야간 문화 프로그램인 '야단법석 – 마음을 밝히는 밤'이 펼쳐진다. 고요한 사찰의 밤을 깨우는 이 행사는 전통적인 반야심경 독송에 현대적인 EDM과 힙합 사운드를 결합한 이색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정적인 수행 공간이 화려한 조명과 비트가 넘치는 공연장으로 탈바꿈하며 종교적 경계를 허무는 시도가 이뤄진다.공연 라인업 역시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정조준했다. 첫날에는 힙합 아티스트 우원재와 DJ 웨건이 무대에 올라 묵직한 비트 위에 불교적 메시지를 얹은 공연을 선보인다. 둘째 날에는 세계적인 인기를 구사하는 DJ 소다가 EDM 파티를 이끌며 축제의 정점을 찍는다. 관객들은 '공' 모양의 풍선을 흔들며 반야심경 구절을 외치고 음악에 몸을 맡기는 등 기존의 법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역동적인 방식으로 불교 문화를 만끽하게 된다.주최 측은 이번 행사가 불교 철학을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도 친숙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텍스트 위주의 강의나 법문에서 벗어나 오감을 자극하는 참여형 콘텐츠를 통해 불교가 현대인들의 삶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보여주겠다는 포부다. 전통 사찰의 정취와 첨단 전시 문화, 그리고 화려한 야간 공연이 어우러지는 이번 박람회는 4월 초 서울 강남을 불교의 새로운 매력으로 물들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