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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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 1만원 시대…저렴한 식당 모은 ‘거지맵’ 인기

치솟는 외식 물가에 청년들의 점심 한 끼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해 2월 기준 서울 지역 냉면 한 그릇 가격은 1만 2538원, 비빔밥은 1만 1615원에 달한다. 이제 1만원 이하로 식사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청년들 사이에서는 저렴한 식당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플랫폼 ‘거지맵’이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

 


거지맵은 한 끼를 비교적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는 식당들을 지도 기반으로 보여주는 서비스다. 홈페이지 ‘거지맵.com’에서는 1000원에서 8000원 사이 가격대의 음식점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당근 커뮤니티 ‘거지모임’에 올라온 관련 게시글은 조회수 10만 회를 넘기며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등록된 식당 가운데는 8000원이 넘는 곳도 일부 있지만, 양이 많거나 가격 대비 품질이 뛰어난 경우 등 나름의 ‘가성비’ 기준을 충족한 사례들이다. 실제로 경기도 파주의 한 마라탕집을 소개한 이용자는 “배달앱 할인 적용 시 8900원에 13가지 토핑이 들어가고, 2인분 같은 1인분이라 두 끼 해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거지맵을 기획한 개발자 최성수 씨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에서 운영되는 이른바 ‘거지방’ 문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거지방은 소비 지출을 공유하면 절약 관점에서 평가해주는 온라인 커뮤니티로, 젊은 층 사이에서 몇 년 전부터 인기를 끌었다. 최 씨는 절약을 해학적으로 소비하는 데서 나아가, 실질적인 정보를 시각화해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거지맵의 가장 큰 특징은 이용자 참여형 구조다. 사용자는 ‘제보하기’ 기능을 통해 상호명, 메뉴, 가격 등을 직접 등록할 수 있으며, 플랫폼은 이후 가성비 기준에 맞는지 사후 검증만 진행한다. 광고 없이 자발적 제보로 운영된다는 점도 차별점이다.

 


지난 20일 서비스를 시작한 거지맵은 11일 만인 30일 기준 누적 방문 4만 5000건을 기록했다. 일일 방문자 수도 첫날 1200건에서 29일 7633건으로 크게 늘었다. 당근, 에브리타임, 인스타그램, 네이버·다음 카페 등 다양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자연스럽게 확산되고 있다.

 

‘거지맵’이라는 다소 직설적인 이름에는 팍팍한 현실을 비관보다 해학으로 견디고, 함께 정보를 나누며 버텨내자는 의미가 담겼다. 고물가 시대, 청년들에게 거지맵은 단순한 식당 지도가 아니라 절약의 정보망이자 공감의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왕과 사는 남자' 흥행 돌풍, 영월 단종문화제로 이어진다

향으로 단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오는 4월 24일부터 사흘간 강원특별자치도 영월군 일대에서 제59회 단종문화제가 막을 올린다. 이번 축제는 영화를 통해 단종의 서사를 접한 국내외 관람객들이 대거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한국의 전통과 역사를 세계에 알리는 글로벌 문화 축제로 격상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질 예정이다.축제의 서막을 알리는 첫날에는 영화 속 비극의 시작점을 재현한 '청령포 유배행사'가 새롭게 도입되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단종이 나룻배를 타고 고립된 섬 청령포로 들어가는 장면은 한 나라의 군주에서 유배인으로 전락하는 운명의 변곡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축제의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같은 날 저녁에는 정순왕후 선발대회와 화려한 드론쇼가 밤하늘을 수놓으며, 특히 영화를 연출한 장항준 감독이 직접 강연자로 나서 영화 제작 뒷이야기와 단종의 역사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풀어내며 축제의 열기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둘째 날인 25일에는 조선 왕실의 품격과 슬픈 역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대규모 재현 행사들이 이어진다. 생이별해야 했던 단종과 정순왕후의 넋을 기리는 가례 행사는 철저한 고증을 거친 조선 왕실 혼례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며 두 사람의 영적인 결합을 상징한다. 이어지는 단종국장은 이번 축제의 정점으로, 조선 임금 중 유일하게 국장을 치르지 못했던 단종에게 뒤늦게나마 왕으로서의 예우를 갖추는 의식이다. 관풍헌에서 장릉까지 이어지는 장엄한 국장 행렬은 관람객들에게 역사적 정의와 예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가족 단위 방문객들을 위한 참여형 프로그램도 풍성하게 마련되어 축제의 외연을 넓혔다. 어린이들이 직접 선비가 되어 실력을 겨루는 단종 과거시험과 깨비 명랑운동회 등은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역사 축제에 활기찬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또한 영월의 청정 특산물을 활용해 왕실의 음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단종의 미식제'는 방문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새로운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역사를 단순히 공부하는 대상이 아니라 맛보고 즐기는 입체적인 경험으로 승화시키려는 영월군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축제의 마지막 날인 26일은 지역 공동체의 결속력을 보여주는 무형유산 행사들로 대미를 장식한다. 강원도 특유의 역동성이 담긴 칡줄다리기와 칡줄행렬은 주민과 관광객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을 연출한다. 특히 영화에서 영월군수 역을 맡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박지환 배우가 행렬에 동참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팬들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영화 속 인물이 현실의 축제 현장에 나타나 전통 행사를 함께하는 모습은 대중문화와 전통문화가 만나는 가장 이상적인 협업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올해 단종문화제는 영화라는 강력한 매개체를 통해 박제된 역사를 생생한 문화 콘텐츠로 부활시키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영월군은 이번 행사를 통해 단종이 지닌 유배와 그리움, 그리고 충절의 서사를 세계적인 보편 가치로 확산시키겠다는 포부를 지니고 있다. 영화의 감동을 가슴에 품고 영월을 찾은 수많은 발길은 장릉과 청령포의 굽이치는 물줄기를 따라 흐르며, 500여 년 전 어린 왕이 남긴 슬픈 이야기가 어떻게 현대의 찬란한 문화유산으로 재탄생했는지를 직접 목격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