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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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병실·중환자실, 남녀 구분 없이 운영한다

 입원실 남녀 구분 의무화 규정이 수십 년 만에 사라지면서 이제 부부나 가족 환자가 같은 병실에 입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보건복지부는 현실과 동떨어진 의료법 시행규칙을 정비하여 환자와 보호자의 편의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의료 현장에서는 병상이 남아돌아도 법적 규제 때문에 가족이 생이별하거나 별도의 간병인을 각각 고용해야 하는 비효율이 반복되어 왔다. 이번 개정은 새로운 제도의 창설보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법령에 반영하는 내실 있는 규제 개선에 초점이 맞춰졌다.

 

기존 의료법 시행규칙은 의료기관이 모든 입원실을 남녀별로 엄격히 구분하여 운영하도록 강제해 왔다. 이를 어길 경우 병원은 시정명령은 물론 영업정지라는 강력한 행정처분을 감수해야 했기에, 부부 환자의 동반 입원 요청은 번번이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특히 고령 환자가 늘어나면서 배우자가 서로를 간병하려는 수요가 급증했음에도 법령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지자체와 의료계의 지속적인 건의를 수용한 정부는 결국 입원실 남녀 구별 운영 기준을 삭제하는 결단을 내렸다.

 


다만 이번 조치가 성인 환자의 남녀 혼합 병실을 전면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복지부는 일반 성인 환자의 경우 정서적 안정과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남녀 구분 운영 원칙을 기본적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예외가 허용되는 범위는 부부나 직계가족이 함께 이용하는 2인실에 한정된다. 또한 성별 구분의 실효성이 낮은 어린이 병실과 응급 상황이 잦은 중환자실은 의료기관이 환자 특성에 맞춰 자율적으로 남녀 구분 없이 운영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다.

 

의약품 안전관리 체계 역시 이번 개정안을 통해 한층 촘촘해질 전망이다. 의사와 치과의사는 처방이나 조제 시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를 의무적으로 확인하여 약물 중복 처방이나 치명적인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만약 전산망 장애 등으로 시스템 확인이 불가능한 긴급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복지부 장관이 정한 대체 방법을 통해 정보를 확인하고 그 사유와 절차를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이는 환자의 알 권리와 투약 안전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조치다.

 


의료기관 개설 단계에서의 행정 검증 절차도 강화되어 무분별한 개설을 방지한다. 앞으로 시장이나 군수 등 인허가권자는 의료기관 개설 신고를 수리할 때 해당 법인의 설립 허가 여부와 정관 변경 허가 사항을 의무적으로 대조 확인해야 한다. 아울러 정신병원 내 한의과 진료 범위가 한방내과와 침구과, 한방신경정신과 등으로 대폭 확대된다. 이는 정신질환 환자들에게 보다 다각적인 협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진료 선택권을 넓혀주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번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은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대부분 공포 즉시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는 법적 강제 규정을 없애는 대신 의료기관이 환자의 특성과 병실 환경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의료계는 이번 조치가 환자들의 간병 부담을 실질적으로 경감하고 병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복지부는 개정안 시행에 따른 현장의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지자체 및 관련 협회와 긴밀히 소통하며 세부 운영 지침을 전파할 계획이다.

 

 

 

뷰민라 2026 성료, 악뮤 '개화'로 증명한 존재감

장식한 주인공은 남매 듀오 악뮤였다. 메인 무대인 '민트 브리즈 스테이지'의 마지막 헤드라이너로 나선 이찬혁과 이수현은 최근 발표한 정규 앨범 '개화'의 수록곡들을 선보이며 7년이라는 공백기가 무색할 만큼 완벽한 복귀를 알렸다. 이들의 무대는 세련된 편곡과 압도적인 가창력이 어우러져 공연 막바지 하늘을 수놓은 불꽃놀이와 함께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했다.악뮤의 무대에 앞서 메인 스테이지는 다채로운 장르의 실력파 아티스트들이 책임졌다. 솔로로서 독보적인 감성을 보여준 데이식스의 원필을 비롯해, 특유의 리듬감으로 관객을 휘어잡은 장기하, 그리고 포크록의 정수를 보여준 로이킴과 심규선이 밴드 사운드와 함께 풍성한 무대를 꾸몄다. 하현상, 소수빈 등 주목받는 싱어송라이터들과 드래곤포니 같은 신예 밴드들까지 가세해, 인디와 메이저를 아우르는 뷰민라만의 탄탄한 라인업을 증명하며 관객들에게 지루할 틈 없는 음악적 즐거움을 제공했다.서브 스테이지인 '러빙 포레스트 가든'에서는 감성 듀오 옥상달빛이 헤드라이너로 등장해 특유의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분위기로 무대를 이끌었다. 멤버들은 '유서'라는 곡을 소개하며 던진 엉뚱한 농담으로 객석에 웃음을 안기는가 하면, 공연 중 발생한 작은 실수조차 자학적인 조크로 승화시키는 노련함을 보였다. 이들의 감미로운 화음과 진솔한 토크는 봄밤의 정취와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깊은 위로를 건넸으며, 인트로부터 엔딩까지 시종일관 훈훈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서정적인 무대의 정점을 찍었다.같은 스테이지에서는 평소 라이브 공연을 접하기 힘들었던 아티스트 알레프의 무대가 펼쳐져 관객들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오존, 92914, 거니 등 감각적인 사운드를 지향하는 뮤지션들과 밴드기린, 임지우 등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봄의 마지막 날을 다채로운 음악적 색채로 물들였다. 관객들은 잔디밭에 앉아 여유롭게 음악을 감상하며,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깊이 있는 인디 음악의 매력에 흠뻑 빠져드는 시간을 가졌다.강렬한 에너지를 원하는 관객들을 위해 마련된 '플러드 인 더 케이브' 스테이지는 국악 퓨전 록밴드 카디가 헤드라이너로서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거문고와 일렉 기타가 조화를 이룬 이들의 사운드는 페스티벌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또한 3인조 펑크밴드 스네이크 치킨 수프를 필두로 와와와, 로우 하이 로우 등 개성 넘치는 인디 밴드들이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연주를 선보이며, 신예들의 패기와 베테랑의 노련함이 공존하는 폭발적인 무대를 완성했다.이틀간 펼쳐진 뷰티풀 민트 라이프 2026은 악뮤의 성공적인 복귀 확인과 더불어 옥상달빛, 카디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보여준 진정성 있는 무대로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화려한 무대 장치보다 음악 본연의 가치에 집중한 이번 축제는, 관객들이 일상의 피로를 씻어내고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진정한 의미의 휴식이 되었다. 봄의 끝과 여름의 시작을 잇는 길목에서 울려 퍼진 이들의 선율은 내년 축제를 기약하는 관객들의 마음속에 소중한 조각으로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