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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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이주노동자 차별 논란

 HD현대중공업이 직접 고용한 이주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식비를 차별 징수하고 성과급 지급에서도 배제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어 파장이 일고 있다. 전국의 노동·인권 단체들은 23일 청와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 1위 조선소라는 위상에 걸맞지 않은 반인권적 노무 관리 실태를 강력히 규탄했다. 단체들에 따르면 사측은 정주 노동자에게는 무상으로 제공하는 식사를 이주노동자에게만 월 50만 원 상당의 비용을 공제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동일 사업장 내에서 국적을 이유로 기본적인 생존권인 식사권마저 차별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차별 논란이 사회적 지탄을 받자 사측이 내놓은 후속 대응은 오히려 갈등을 부추겼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이주노동자들에게 식비를 무상으로 전환하는 대신 기본급을 대폭 삭감하는 내용의 새로운 근로계약서 체결을 요구했다. 노동계는 이를 두고 '조삼모사'식 기만행위이자 실질적인 임금 갈취라고 규정했다. 특히 계약 갱신을 앞둔 노동자들에게 서명을 강요하며 불응 시 해고나 재계약 거부를 암시하는 협박이 있었다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이주노동자를 일회용 소모품으로 취급한다는 성토가 쏟아지고 있다.

 


성과급 지급 과정에서 나타난 격차 역시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2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급 호황을 누렸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고용된 이주노동자 1,600여 명은 단 한 푼의 성과급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규직과 사내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수백에서 수천만 원의 성과급을 받는 동안, 현장에서 가장 힘들고 위험한 업무를 수행하는 이주노동자들만 보상 체계에서 완전히 소외된 셈이다. 이는 단순한 금액의 차이를 넘어 노동의 가치를 국적에 따라 등급화했다는 점에서 심각한 인권 침해 요소로 지적된다.

 

정부의 책임론도 거세게 대두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중대 범죄로 규정하며 엄정 대응을 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형 사업장에서 이 같은 조직적 차별이 방치되었다는 비판이다. 시민사회 단체들은 정부가 조선업 인력난 해소를 위해 도입한 특정활동(E-7-3) 비자 제도가 오히려 사업주의 종속성을 강화해 이주노동자들을 현대판 노예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에 항의 서한을 전달하고 즉각적인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촉구했다.

 


글로벌 인권 규범 위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HD현대중공업의 행태가 유엔의 기업과 인권 이행 원칙은 물론, 최근 강화되고 있는 유럽연합(EU)의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지침 등 국제적 기준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분석이다. 수출 비중이 높은 조선업의 특성상 이러한 인권 리스크는 향후 글로벌 수주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노동계는 이번 사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국제 노동 기구 등에 제소하는 방안까지 검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사측은 이번 임금 체계 개편이 장기 근속을 유도하기 위한 복지 강화 차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식비 무상 제공과 인센티브 도입을 통해 실질적인 총보상은 상승하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또한 계약 과정에서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하며 개선 조치를 취하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노동계는 오는 26일 울산에서의 항의 집회에 이어 7월 5일 전국 규모의 공동행동을 예고하고 있어, 현대중공업발 이주노동자 차별 분쟁은 당분간 멈추지 않고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황지연못, 단오의 흥으로 물든다

로 건너가 아스텍 문명을 세웠다는 설과 튀르키예와의 혈연적 유대감 등 광범위한 역사적 담론을 배경으로 기획됐다. 태백은 백두대간의 중심이자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로서 지질학적 가치는 물론, 우리 민족의 혼이 서린 성소로 평가받는다. 태백시문화재단은 이러한 역사적 상징성을 바탕으로 오는 19일부터 사흘간 황지연못 일대에서 시민과 관광객이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을 펼친다.축제의 서막은 19일 황지연못에서 거행되는 용신제가 장식한다. 용신제는 물의 근원지에서 한 해의 풍년과 시민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전통 의례로, 태백단오가 지닌 본연의 의미를 되새기는 엄숙한 자리다. 이어지는 일정 동안에는 평소 접하기 힘든 전통혼례 시연과 청소년들의 성년의식례가 진행되어 관람객들에게 우리 고유의 예법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가족 공동체의 소중함과 성인이 되는 이들의 책임감을 공유하는 교육적 가치까지 담아내며 축제의 깊이를 더한다.공연 프로그램은 전통과 현대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버라이어티 쇼 형식으로 구성됐다. 20일 개막식에서는 '태백, 빛의 단오'라는 주제 공연이 펼쳐지며, 강원특별자치도립무용단의 우아한 춤사위와 지역 전통 소리인 태백아라레이가 무대를 채운다. 여기에 퓨전 국악 밴드와 클래식 오페라 공연이 더해져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풍성한 예술적 경험을 선사한다. 전문 예술 단체와 지역 예술인들이 함께 만드는 협업 무대는 태백의 문화적 역량을 대내외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마지막 날인 21일에는 아찔한 줄타기 공연과 하회별신굿탈놀이 등 국가 무형유산급 공연들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특히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한 비보잉 공연은 젊은 세대의 눈높이에 맞춘 파격적인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 국악 합주단과 밴드들의 무대가 이어지며 축제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황지연못 주변은 전문 예술가들의 기량과 시민들의 흥겨움이 교차하는 거대한 야외 공연장으로 탈바꿈하여 단오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발산한다.체험 프로그램 역시 단오의 세시풍속을 충실히 반영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가훈 부채 만들기, 궁궁이 향주머니 제작, 떡메치기 등 손끝으로 전통을 느끼는 활동들이 운영된다. 방문객들은 전통 한복을 입고 행사장을 누비며 앵두화채와 단오 전통주를 시음하는 등 오감을 만족시키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참여형 콘텐츠는 자칫 박제될 수 있는 전통문화를 현대인의 일상 속으로 끌어들여 생명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한다.태백시는 이번 단오 축제를 통해 지역의 역사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문화 도시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고대부터 이어온 '태백'이라는 이름의 무게에 걸맞게,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세계적인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다. 황지연못의 맑은 물줄기처럼 면면히 이어져 온 우리 민족의 흥과 멋이 이번 태백단오를 통해 새롭게 피어나고 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예술적 혁신이 만난 이번 행사는 지역 축제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