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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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수 "부산 발전엔 여야 없다" 통합 행보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이 취임을 앞두고 역대 민선 시장들을 잇달아 예방하며 시정 운영을 위한 통합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 당선인은 지난 25일부터 이틀간 문정수 전 시장을 시작으로 박형준 현 시장, 허남식, 서병수, 오거돈 전 시장까지 생존해 있는 전직 부산시장 전원을 직접 찾아 조언을 구했다. 소속 정당과 재임 시기가 제각각인 선배 시장들을 모두 만난 것은 진영 논리를 떠나 오직 부산 발전만을 최우선에 두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만남에서 전 당선인은 선배 시장들이 재임 기간 일궈낸 성과를 계승하고,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과제들에 대해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부산을 위하는 마음에는 여야가 없고 전·현직의 구분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선배 시장들이 가슴에 남겨둔 아쉬움과 당부를 가감 없이 경청했으며, 그들의 지혜를 바탕으로 더 멀리 내다보는 시정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지역 정가에서는 전 당선인의 이러한 행보를 매우 이례적이면서도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역대 시장들과의 만남은 취임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정치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시정의 연속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전 당선인은 이념과 시대를 넘어 시민의 행복과 도시의 도약을 위해서라면 누구든 직접 찾아가 만나겠다는 소통 중심의 철학을 강조했다.

 

전 당선인의 취임 후 첫 업무 방향도 구체화되고 있다. 다음 달 1일 공식 임기를 시작하는 그는 화려한 행사 대신 간소한 취임식을 치른 뒤 곧바로 민생 현장으로 달려갈 계획이다. 특히 취임 직후 첫 번째로 결재할 안건은 '민생 100일 비상조치'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고통받는 부산 시민들의 삶을 가장 먼저 챙기겠다는 실용주의적 시정 운영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한편, 현직인 박형준 시장은 26일 퇴임식을 갖고 공식 임기 종료일보다 나흘 앞서 시청을 떠났다. 박 시장 측은 민선 9기 시정의 원활한 인수인계와 집무실 정비 등을 위해 조기 퇴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퇴임식 이후에도 전 당선인과 만나 시정의 주요 현안을 공유하며 아름다운 퇴장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전·현직 시장 간의 매끄러운 교체는 부산 시정의 안정적인 전환을 돕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전재수 당선인은 선배 시장들의 어깨 위에 올라서서 더 높은 미래를 보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취임 준비를 마무리하고 있다. 시민들은 그가 보여준 협치와 소통의 자세가 실제 시정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다음 달 1일부터 시작될 '전재수호'의 부산 시정은 역대 시장들의 경험과 당선인의 젊은 추진력이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지방 자치 모델이 될 수 있을지 주목받고 있다.

 

'왕사남' 열풍에 군위 엄흥도 묘소 '북적'

화본리는 최근 영화 속 주인공 엄흥도의 자취를 확인하려는 이들로 북적인다. 이곳 산108번지에 자리한 엄흥도의 묘소는 단종의 시신을 거두면 삼족을 멸하겠다는 세조의 서슬 퍼런 엄명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걸고 왕의 마지막을 지켰던 한 충신의 절개를 묵묵히 증언하고 있다. 영화의 기록적인 흥행은 박제된 역사 속 인물이었던 엄흥도를 우리 곁의 생생한 영웅으로 불러내며 고요했던 산골 마을을 활기 넘치는 답사지로 변모시켰다.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엄흥도 묘'를 가리키는 이정표와 함께 성역임을 알리는 홍살문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안내판에 따르면 엄흥도는 영월 호장 시절 단종의 장례를 치른 뒤 후환을 피해 군위 등지에 은거하며 생을 마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러 지역에 관련 유적이 흩어져 있지만, 학계에서는 군위의 묘소가 실제 묘역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으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영화를 통해 그의 삶을 접한 관객들에게 이곳은 단순한 묘소가 아니라, 불의에 굴하지 않고 인간의 도리를 다했던 한 남자의 고결한 선택을 마주하는 성소와 같은 공간이 되었다.답사객들을 위한 군위군의 세심한 배려도 눈길을 끈다. 가파른 계단 입구에는 방문객들이 지팡이로 사용할 수 있는 나뭇가지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어 산비탈을 오르는 수고를 덜어준다. 묘역으로 향하는 길목마다 설치된 이정표와 정비된 탐방로는 영화 흥행 이후 급증한 인파를 수용하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을 짐작하게 한다. 묘소 앞에 서서 묵념을 올리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500여 년 전 단종이 겪었을 비극과 그 곁을 지켰던 엄흥도의 고독한 결단에 대한 경외심이 묻어난다.묘소 참배를 마친 뒤 발길을 옮기면 나타나는 화본역은 답사의 또 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철길 주변의 수려한 풍광으로 이름난 이곳은 특히 25m 높이의 급수탑이 명물로 꼽힌다. 증기기관차 시대의 유물인 급수탑 내부는 한여름에도 냉장고처럼 시원한 공기를 머금고 있어 무더위에 지친 답사객들에게 최고의 휴식처가 된다. 탑 벽면에 새겨진 '석탄 절약'이라는 옛 구호들은 관객들을 영화 속 조선 시대를 넘어 근현대사의 시간 여행으로 안내하며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군위 화본리 답사는 단순히 영화의 배경지를 둘러보는 것을 넘어 지역의 문화유산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화본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국보로 지정된 '군위 아미타여래 삼존석굴'이 자리하고 있어 역사 탐방의 깊이를 더한다. 영화 한 편이 불러일으킨 관심이 잊혔던 충신의 삶을 조명하고, 나아가 주변 관광 자원과의 연계를 통해 대구 근교의 새로운 여행 코스를 완성한 셈이다. 지도를 펼쳐 들고 다음 행선지를 확인하는 답사객들의 표정에는 영화가 남긴 여운과 새로운 발견의 설렘이 교차한다.폭염과 폭우 예보가 오가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엄흥도의 묘를 찾는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던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는 이들에게 군위의 산자락은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영화의 흥행이 지속되는 한, 단종을 향한 일편단심을 품고 숨어 살았던 엄흥도의 은거지는 시대를 초월한 충의의 상징이자 부산한 도심을 벗어난 이들의 쉼터로 더욱 사랑받을 전망이다. 군위군청이 새로 마련한 주차장에는 오늘도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차량이 줄을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