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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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마지막 날 찜통더위, 서울·대전 33도

 6월의 마지막 날인 30일에도 전국 내륙을 중심으로 30도를 웃도는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동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면서 구름 사이로 강한 햇볕이 내리쬐어 대기가 뜨겁게 달궈지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과 대전의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치솟는 등 평년보다 높은 기온 분포를 보이며 초여름 무더위가 절정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은 광화문광장 등 도심 곳곳에 설치된 폭염 대피시설을 찾으며 더위를 피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기온이 급격히 오르면서 대기 불안정으로 인한 소나기 소식도 있다. 낮 동안 지표면 근처의 공기는 뜨거워지는 반면 상층에는 찬 공기가 머물면서 대기 상하층의 온도 차가 커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오후부터 저녁 사이 서울을 포함한 경기 내륙과 강원, 충청, 전라 동부, 경북 내륙 등지에는 갑작스러운 소나기가 쏟아지는 곳이 있겠다. 예상 강수량은 지역에 따라 5~40mm 내외로, 짧은 시간에 강하게 내릴 수 있어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무더위와 함께 고농도 오존도 비상이다. 강한 자외선이 대기 오염물질과 반응하면서 수도권과 충청, 호남, 영남 등 대부분 지역의 오존 농도가 '나쁨'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오존은 마스크로도 걸러지지 않으며 호흡기나 눈, 피부에 자극을 줄 수 있어 노약자와 어린이 등 취약계층은 기온이 가장 높은 오후 시간대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도심 지역에서는 차량 배기가스 등으로 인해 오존 농도가 더욱 짙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역별 기온 분포를 살펴보면 아침 최저기온은 16도에서 22도 사이로 시작해 낮에는 기온이 가파르게 상승한다. 주요 도시별 최고기온은 서울 33도, 인천 30도, 대전 33도, 광주 31도, 대구 32도 등으로 전국 대부분이 30도 안팎의 더운 날씨를 보이겠다. 반면 해풍의 영향을 받는 울산(27도)과 부산(26도) 등 동해안 지역은 내륙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기온을 유지하며 지역 간 온도 차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7월의 시작과 함께 날씨의 흐름은 장마 체제로 전환될 전망이다. 수요일인 7월 1일부터 제주도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비가 시작되면서 올해 첫 장마의 서막을 알릴 것으로 예보됐다. 이번 장마는 평년보다 다소 늦게 시작되는 것이 특징이다. 기상청 예보대로 1일에 장마가 시작된다면 이는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역대 세 번째로 늦은 기록으로 남게 된다. 그동안 한반도를 달궜던 열기는 장마전선의 북상과 함께 잠시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에서 시작된 비는 점차 내륙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장마전선의 위치와 강도에 따라 강수 구역과 양이 유동적이지만, 본격적인 여름 우기에 접어드는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특히 장마 시작 전까지 이어지는 폭염으로 지표면이 건조해진 상태에서 많은 비가 내릴 경우 산사태나 침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기상청은 장마 초기부터 강한 비가 집중될 수 있으니 최신 기상 정보를 수시로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왕사남' 열풍에 군위 엄흥도 묘소 '북적'

화본리는 최근 영화 속 주인공 엄흥도의 자취를 확인하려는 이들로 북적인다. 이곳 산108번지에 자리한 엄흥도의 묘소는 단종의 시신을 거두면 삼족을 멸하겠다는 세조의 서슬 퍼런 엄명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걸고 왕의 마지막을 지켰던 한 충신의 절개를 묵묵히 증언하고 있다. 영화의 기록적인 흥행은 박제된 역사 속 인물이었던 엄흥도를 우리 곁의 생생한 영웅으로 불러내며 고요했던 산골 마을을 활기 넘치는 답사지로 변모시켰다.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엄흥도 묘'를 가리키는 이정표와 함께 성역임을 알리는 홍살문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안내판에 따르면 엄흥도는 영월 호장 시절 단종의 장례를 치른 뒤 후환을 피해 군위 등지에 은거하며 생을 마감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러 지역에 관련 유적이 흩어져 있지만, 학계에서는 군위의 묘소가 실제 묘역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으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영화를 통해 그의 삶을 접한 관객들에게 이곳은 단순한 묘소가 아니라, 불의에 굴하지 않고 인간의 도리를 다했던 한 남자의 고결한 선택을 마주하는 성소와 같은 공간이 되었다.답사객들을 위한 군위군의 세심한 배려도 눈길을 끈다. 가파른 계단 입구에는 방문객들이 지팡이로 사용할 수 있는 나뭇가지들이 정갈하게 놓여 있어 산비탈을 오르는 수고를 덜어준다. 묘역으로 향하는 길목마다 설치된 이정표와 정비된 탐방로는 영화 흥행 이후 급증한 인파를 수용하기 위한 지자체의 노력을 짐작하게 한다. 묘소 앞에 서서 묵념을 올리는 이들의 모습에서는 500여 년 전 단종이 겪었을 비극과 그 곁을 지켰던 엄흥도의 고독한 결단에 대한 경외심이 묻어난다.묘소 참배를 마친 뒤 발길을 옮기면 나타나는 화본역은 답사의 또 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철길 주변의 수려한 풍광으로 이름난 이곳은 특히 25m 높이의 급수탑이 명물로 꼽힌다. 증기기관차 시대의 유물인 급수탑 내부는 한여름에도 냉장고처럼 시원한 공기를 머금고 있어 무더위에 지친 답사객들에게 최고의 휴식처가 된다. 탑 벽면에 새겨진 '석탄 절약'이라는 옛 구호들은 관객들을 영화 속 조선 시대를 넘어 근현대사의 시간 여행으로 안내하며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군위 화본리 답사는 단순히 영화의 배경지를 둘러보는 것을 넘어 지역의 문화유산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화본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국보로 지정된 '군위 아미타여래 삼존석굴'이 자리하고 있어 역사 탐방의 깊이를 더한다. 영화 한 편이 불러일으킨 관심이 잊혔던 충신의 삶을 조명하고, 나아가 주변 관광 자원과의 연계를 통해 대구 근교의 새로운 여행 코스를 완성한 셈이다. 지도를 펼쳐 들고 다음 행선지를 확인하는 답사객들의 표정에는 영화가 남긴 여운과 새로운 발견의 설렘이 교차한다.폭염과 폭우 예보가 오가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엄흥도의 묘를 찾는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던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는 이들에게 군위의 산자락은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영화의 흥행이 지속되는 한, 단종을 향한 일편단심을 품고 숨어 살았던 엄흥도의 은거지는 시대를 초월한 충의의 상징이자 부산한 도심을 벗어난 이들의 쉼터로 더욱 사랑받을 전망이다. 군위군청이 새로 마련한 주차장에는 오늘도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차량이 줄을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