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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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전국 '장마' 시작, 제주·남부 150㎜ 폭우

 남쪽 해상으로 물러났던 정체전선이 다시 세력을 키우며 한반도로 올라오고 있다. 기상청은 이번 주말 제주도와 전남 남부 지역을 기점으로 장맛비가 시작되어, 일요일인 5일에는 서울을 포함한 전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특히 토요일인 4일부터는 전남과 경남은 물론 충청권 남부까지 비구름이 넓게 퍼지면서 본격적인 강수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제주도에는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상태이며, 정체전선 상에서 발달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곳곳에 강한 비바람이 몰아칠 가능성이 크다.

 

이번 비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주의가 필요하다. 3일부터 4일까지 예상되는 강수량은 제주도의 경우 많은 곳은 150㎜ 이상, 전라권도 최대 80㎜에 달할 것으로 집계됐다. 경상권 역시 20~60㎜의 적지 않은 비가 예고됐다. 기상청은 짧은 시간 동안 특정 지역에 비가 집중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며, 시간당 20~30㎜에 달하는 장대비가 쏟아지는 곳에서는 저지대 침수나 하천 범람 등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비가 내리지 않는 내륙 지역도 날씨의 변동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정체전선의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벗어난 수도권과 일부 내륙에는 대기 불안정으로 인한 소나기가 예보됐다. 소나기의 특성상 지역별로 강수 편차가 매우 크겠으나, 예상 강수량은 5~20㎜ 내외로 관측된다. 좁은 지역에 갑작스럽게 쏟아지는 소나기는 야외 활동 중인 시민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으므로 외출 시 휴대용 우산을 준비하는 등 대비가 필요하다.

 

장마의 기세는 다음 주 초반까지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일요일인 5일 오후부터는 비구름이 북상하며 수도권과 강원도까지 전국이 장마의 영향권에 들어간다. 이날은 전라권에 최대 80㎜, 그 밖의 충청과 경상, 제주도에도 20~60㎜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상청은 정체전선의 정확한 위치나 저기압의 발달 정도에 따라 비가 내리는 시점과 구역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며, 수시로 발표되는 기상 정보를 확인해달라고 덧붙였다.

 


비 소식과 함께 찾아온 찜통더위도 시민들을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도 남쪽에서 밀려온 고온다습한 공기 탓에 체감온도는 31도 안팎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륙을 중심으로는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지겠으며, 주말 동안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32도까지 오를 전망이다.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 기온까지 상승하면 열사병 등 온열질환 발생 위험이 커지므로 건강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기상청은 이번 장마가 당분간 지속되면서 지반이 약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산사태 위험 지역이나 축대 붕괴가 우려되는 곳에 대한 사전 점검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한 계곡이나 하천 주변에서의 야영은 갑작스러운 불어난 물에 고립될 위험이 있으므로 자제해야 한다. 정체전선의 북상 경로에 따라 강수 집중 구역이 시시각각 변할 수 있는 만큼, 기상 당국은 실시간 레이더 영상과 특보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재난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국경 넘은 밥도둑, 간장게장의 화려한 진화

식으로 꼽혔던 간장게장은, 최근 K-콘텐츠를 통해 접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반드시 도전해야 할 '미식 버킷리스트'로 급부상했다. 서울 여의도의 한 유명 게장 전문점에는 미국에서 온 MZ세대 여행객들이 방문해 숙성된 암꽃게의 맛에 감탄하며 한국인 못지않은 '먹방'을 선보이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미국인 관광객 제이다와 길리는 글로벌 여행 플랫폼을 통해 만난 한국인 호스트와 함께 3대째 내려오는 전통 게장 맛집을 찾았다. 7일간 저온 숙성한 꽃게와 정갈한 방짜유기에 담긴 상차림은 이들에게 단순한 식사를 넘어 하나의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왔다. 처음에는 생소한 생게의 비주얼에 주춤하기도 했으나, 게살을 밥에 비벼 감태에 싸 먹는 한국식 식사법을 배우며 이내 간장게장 특유의 깊은 감칠맛에 매료되었다. 이들은 이번 경험을 한국 여행 중 최고의 모험이자 추억으로 꼽으며 한식의 깊이에 찬사를 보냈다.간장게장의 열풍은 이웃 나라 일본에서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도쿄의 세련된 미식 거리인 가쿠라자카에는 서해안 꽃게를 직접 공수해 게장을 담그는 전문점 '쿠다라'가 등장해 현지 미식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적인 경제지 포브스에 기고하는 일본의 유명 미식 전문 기자 미야코 씨는 이곳에서 게장을 맛본 뒤 연신 "오이시(맛있다)"를 외치며 감탄했다. 특히 게딱지에 밥을 비벼 먹는 방식은 일본인들이 중시하는 '우마미(감칠맛)'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으며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일본 현지의 간장게장은 한국의 전통 공정에 일본의 정교한 장류 기술이 더해져 한층 진화한 모습을 보인다. 현지 식당에서는 한국에는 없는 밀로 만든 백간장 등 게장과 어울리는 최적의 장류를 과학적으로 선별해 사용한다. 여기에 서해 변산반도에서 항공편으로 신속하게 공수한 최상급 꽃게와 일본의 명품 쌀인 고시히카리로 지은 밥이 조화를 이루며 "한국보다 더 맛있다"는 극찬을 끌어내기도 한다. 이는 한국의 식재료와 일본의 미식 인프라가 만나 새로운 미식 경험을 창조한 사례로 주목받는다.맛의 핵심인 꽃게의 선도 관리 또한 글로벌 수준으로 격상되었다. 변산반도의 젊은 선장이 조업한 꽃게를 선상에서 즉시 급랭 처리해 조직감을 보존하고, 이를 신속하게 일본 주방으로 전달하는 물류 시스템이 뒷받침되고 있다. 이러한 철저한 원재료 관리는 비린내에 민감한 외국인들의 거부감을 없애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전통적인 손맛에 현대적인 위생 관리와 물류 혁신이 더해지면서 간장게장은 이제 세계 어디서나 통하는 고품격 요리로 거듭나고 있다.간장게장의 세계화는 단순히 음식 한 가지가 알려지는 것을 넘어, 한국의 발효 문화와 식사 예절이 전파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놋그릇에 담긴 정성과 게장을 매개로 낯선 이들이 친구가 되는 과정은 한식이 가진 소통의 힘을 증명한다. 바다를 건너 일본의 미식가들을 울리고 서구의 젊은 세대에게 즐거움을 주는 간장게장은, 이제 한국인만의 소울푸드를 넘어 전 세계인이 공유하는 '글로벌 밥도둑'으로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