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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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섬꽃축제 전면 취소…경제 손실 85억

 경남 거제시를 대표하는 가을의 전령사인 '거제섬꽃축제'가 올해 개최를 앞두고 전격 취소되었다. 20주년이라는 기념비적인 해를 맞아 야심 차게 준비해온 이번 행사는 최근 광복절 연휴 기간 한반도 남단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우의 벽을 넘지 못했다. 거제시는 지난 19일, 축제장 전역이 침수되고 전시용 식물들이 회생 불가능할 정도로 파손됨에 따라 오는 10월 말로 예정되었던 모든 일정을 백지화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축제가 시작된 이래 천재지변으로 인해 문을 열지 못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이번 취소 결정의 결정적인 원인은 단기간에 쏟아진 900mm 이상의 극한 호우였다. 하늘이 뚫린 듯 쏟아진 비는 축제의 주 무대인 거제시농업기술센터와 거제식물원 일대를 거대한 흙탕물 호수로 바꿔놓았다. 축제의 상징인 잔디광장과 농심테마파크는 물론, 대형 유리 온실까지 물이 차오르며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현장 관계자들은 수십 년간 축제를 준비해왔지만 이 정도로 처참하게 행사장이 파괴된 모습은 처음 본다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축제의 주인공인 국화들의 피해는 더욱 뼈아프다. 시 관계자들이 수개월 동안 정성을 다해 길러온 대형 국화 조형물 43종이 거센 물살과 토사에 휩쓸려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파손되었다. 특히 거제의 역사적 상징인 기성관을 본떠 만든 대형 작품을 포함해, 화단과 화분에 심겨 있던 2만 4천여 주의 국화가 오염된 흙탕물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전량 폐기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가을을 수놓을 예정이었던 꽃들의 향연은 시작도 해보기 전에 진흙 속에 묻히고 말았다.

 

물리적인 시설 피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거제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정글돔과 정글타워 등 거제식물원의 주요 시설들이 침수 피해를 입으면서 내부 운영을 위한 핵심 제어 설비들이 일제히 작동을 멈췄다. 농업과학관과 곤충체험관 역시 내부 집기가 침수되고 기계 장치에 결함이 발생하여 정상적인 관람이 불가능한 상태다. 시는 현재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살수차와 장비를 동원해 배수 작업에 매진하고 있지만, 정밀한 기계 설비의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거제시는 피해 규모가 워낙 광범위하여 축제 개막 예정일까지 복구를 완료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약 30만 명의 인파가 몰리고 85억 원에 달하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창출했던 지역 경제의 효자 축제가 사라지면서 거제시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특히 20주년을 기념해 준비했던 특별 프로그램들이 빛을 보지 못하게 된 점에 대해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안타까운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영실 거제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은 축제 취소라는 무거운 결정을 내리게 된 것에 대해 대단히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현재 시는 행정력을 총동원해 시설물 복구와 환경 정비에 집중하고 있으며, 수해 복구가 완료되는 대로 내년도 축제를 위한 새로운 구상에 착수할 방침이다. 거제시는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향후 기습적인 기상 이변에도 견딜 수 있는 더욱 안전하고 견고한 축제 기반 시설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며 복구 작업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LP 듣고 조식 먹으며... 서사가 흐르는 특별한 하룻밤

로 남은 방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객실로 돌아오면, 앞서 다녀간 이들의 감상이 적힌 게스트노트와 이야기의 핵심 열쇠가 담긴 레코드판이 투숙객을 맞이한다. 일본 교토와 오사카의 부티크 호텔에서 펼쳐지는 '숙박형 연극'은 체크인부터 체크아웃까지 1박 2일의 모든 과정을 하나의 거대한 서사로 연결하며 관객을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초대한다.객실은 단순한 숙소를 넘어 극의 세계관을 확장하는 사적인 무대가 된다. 벽에 걸린 포스터부터 욕실의 작은 소품 하나까지 철저하게 계산된 연출은 관객이 잠드는 순간까지 몰입을 방해하지 않는다. 특히 일부 객실에 비치된 턴테이블은 공연의 여운을 음미하게 만드는 핵심 장치다. 관객은 바늘을 레코드판 위에 얹으며 그날 밤 목격한 인물들의 갈등과 성장을 다시금 곱씹는다. 극 중에 등장했던 메뉴를 조식으로 맛보고 오리지널 굿즈를 구매하는 과정은 하룻밤의 꿈같은 경험을 현실의 기억으로 각인시킨다.이 프로젝트가 2030 세대를 중심으로 국경을 넘어 대만과 중국 관객까지 불러모으는 힘은 화려한 시각 효과가 아닌 '인물의 서사'에 있다. 스릴이나 공포 위주의 기존 몰입형 콘텐츠와 달리, 이곳은 등장인물 개개인의 고민과 성장에 집중하는 다층적 군상극을 지향한다. 조연 없이 모든 캐릭터가 각자의 이야기를 가진 구조 덕분에 관객은 자신의 삶을 투영할 수 있는 캐릭터를 발견하고 깊은 정서적 공감을 느낀다. 이는 자극적인 연출이 주류인 일본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매우 이례적이고 독창적인 접근으로 평가받는다.브랜딩의 디테일 또한 성공의 핵심 요인이다. 프로듀서 하나오카 씨는 방문 전부터 관객의 설렘을 자극하기 위해 제목 선정부터 웹사이트 디자인, F&B 메뉴 구성까지 일관된 세계관을 구축하는 데 공을 들인다. 올여름 상연된 『가라스마 도겐도』 역시 익숙한 지명과 몽환적인 무릉도원의 정서를 결합해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비즈니스와 크리에이티브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며 창작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프로듀서의 철학은 80명이 넘는 대규모 제작진을 하나의 방향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이러한 시도는 숙박업과 공연계 모두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한다. 배우의 인지도에 의존하는 기존 공연계의 관행에서 벗어나 기획의 독창성만으로 강력한 팬덤을 구축했으며, 이는 실력파 배우들을 발굴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호텔 입장에서는 시기마다 바뀌는 상연작 덕분에 재방문객이 급증하는 '극장형 비즈니스'로의 전환에 성공했다. 비수기의 빈방을 걱정하던 한 직원의 작은 질문이 호텔 경영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적인 해법이 된 셈이다.올해의 대장정은 마무리되었지만, 숙박형 연극의 실험은 멈추지 않는다. 제작진은 특정 공간에 종속된 각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재연과 업데이트 상연을 염두에 둔 '베타판' 제작 방식을 도입하며 확장을 꾀하고 있다. 2027년 초로 예정된 차기작은 더욱 길어진 상연 기간과 심화된 서사로 관객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하룻밤의 숙박이 한 편의 예술이 되는 이 특별한 경험은 이제 교토와 오사카를 방문해야 할 가장 강력한 이유가 되어 전 세계 여행자들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