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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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책임 명확한데…한국은 정비 무법지대

 바쁜 현대인들에게 직접 정비소를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자동차 출장정비 서비스는 매력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편리함의 이면에는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숨어 있어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거주 공간인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정비 작업이 이뤄질 경우 화재나 기름 유출 같은 예기치 못한 사고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최근 국회에서는 자동차관리법의 허점을 보완하고 소비자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었다.

 

현행법상 엔진오일 교환이나 배터리 교체 등 일부 경정비는 정비업 등록 없이도 가능하도록 예외를 두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조항이 작업 장소의 안전이나 사고 시 손해배상 책임까지 면제해 주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정식 등록된 정비소는 엄격한 시설 기준을 갖추고 정비이력을 국가 시스템에 전송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비등록 출장정비는 이러한 관리 체계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다. 이는 기존 정비업계와의 형평성 문제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사고 발생 시 원인 규명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특히 작업 환경의 부적절함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차량 통행과 주차를 위한 공동 공간이지 정비를 위해 설계된 장소가 아니다. 어두운 조명과 좁은 통로에서 작업이 이뤄지면 이동 중인 다른 차량과의 충돌 위험이 상존한다. 더욱이 밀폐된 지하 공간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유독가스가 빠르게 퍼져 주민 대피가 어렵고, 폐유 유출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도 심각하다. 전문적인 리프트 시설 없이 차량 하부 작업을 진행하다 발생하는 안전사고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위험 요소다.

 

사고가 났을 때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에 대한 기준도 모호하다. 대다수 소비자는 유명 플랫폼의 이름만 믿고 서비스를 예약하지만, 실제 현장에 오는 작업자는 재위탁된 영세 사업자인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 기업들이 자신들을 단순 중개자라고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할 경우,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와 아파트 주민들의 몫이 된다. 작업 전후의 차량 상태나 사용된 부품에 대한 공통된 기록 기준이 없다는 점도 분쟁 발생 시 입증을 어렵게 만드는 대목이다.

 


우리보다 앞서 유사한 갈등을 겪은 일본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은 지난해부터 국가 인증을 받은 공장이 사업장 밖에서 정비할 때 반드시 사전 신고를 하고 기록을 보관하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특히 작업 장소를 안전이 확보된 곳으로 한정하고, 사고 발생 시의 책임을 정비사가 아닌 인증 공장이 지도록 명문화하여 책임의 주체를 확실히 했다. 또한 작업을 다른 업체에 넘기는 재위탁을 엄격히 금지하여 서비스의 질과 안전을 동시에 담보하고 있다.

 

국내 시민단체와 정비업계는 정부에 출장정비 실태조사와 함께 제도 개선안 제출을 서두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역시 단순한 영업 제한보다는 소비자 편의와 안전을 동시에 고려한 법령 정비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편리한 서비스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도구가 되지 않도록, 플랫폼의 책임 강화와 보험 가입 의무화 등 구체적인 안전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좁은 닭장 없앤다…힐튼 판교의 케이지 프리

에 가두지 않고 자유롭게 키우는 '케이지 프리(Cage-Free)' 방식을 전면 도입하는 것으로, 국내 호텔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규모의 결단이다. 현재 조식 뷔페 등 일부 메뉴에 한정해 30% 수준으로 유지하던 동물복지 달걀 비중을 전체 메뉴로 확대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식문화 확산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이번 결정은 호텔 입장에서 상당한 비용 부담을 수반한다. 실제 시장 가격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유정란은 일반 달걀보다 약 26%가량 비싸게 유통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텔 측은 책임 있는 생산 방식을 거친 식재료를 선택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고객에게 더 나은 미식 경험을 제공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판단했다. 단순한 비용 절감보다는 환경과 동물의 권리를 존중하는 '가치 소비' 트렌드에 발을 맞춘 셈이다.단순히 식재료를 바꾸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객들이 이를 체감할 수 있는 특별한 메뉴도 선보인다. 대표 레스토랑인 '데메테르'에서는 매달 새로운 달걀 요리를 제안하는 '이달의 셰프 스페셜' 코너를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식 감자 계란빵처럼 친숙한 메뉴에 셰프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더해, 동물복지 달걀 특유의 신선함과 풍미를 극대화한 요리들을 순차적으로 공개하며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이러한 행보는 호텔이 꾸준히 추진해 온 지속 가능한 식음 운영 프로젝트인 '앳 더 가든'의 연장선상에 있다. 셰프들이 호텔 내 정원에서 직접 허브와 채소를 재배해 주방에서 사용하는 이 프로젝트는 식재료가 테이블에 오르기까지의 정성을 고객과 공유하는 활동이다. 여기에 해양관리협의회(MSC)와 수산양식관리협의회(ASC) 인증을 받은 수산물 사용 비중도 지속적으로 늘려가며, 육류와 채소뿐만 아니라 수산물 전반에 걸친 책임 있는 조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글로벌 호텔 체인 힐튼의 ESG 전략인 '목적이 있는 여행'을 지역 특성에 맞게 구현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속가능성을 거창한 캠페인으로 포장하기보다 객실이나 식당 등 고객이 일상적으로 머무는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경험하도록 설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배광수 총괄 셰프는 좋은 식재료를 선택하는 것이 요리의 가장 기본이자 출발점임을 강조하며, 이러한 작은 변화들이 모여 환경과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기를 바란다는 소회를 전했다.결국 더블트리 바이 힐튼 서울 판교의 이번 시도는 프리미엄 호텔이 지향해야 할 미식의 미래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단순히 화려하고 비싼 요리를 내놓는 것을 넘어, 그 식재료가 어디서 왔고 어떤 과정을 거쳐 생산되었는지를 고민하는 과정 자체가 브랜드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9월부터 시작될 '행복한 닭이 낳은 달걀'의 전면 도입은 판교를 넘어 국내 호텔 업계 전반에 식재료 혁신이라는 신선한 자극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