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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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67% 차지, 국민연금 추납 제도의 맹점

 단 한 달의 가입 이력이 평생 받는 연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 국민연금 제도 논란에 불을 붙였다. 한국 국민연금의 추후납부 제도를 활용해 짧은 가입 이력만으로 노령연금 수급권을 확보하는 외국인 사례가 잇따르면서 제도 개선 요구가 커지고 있다. 본래 가입 공백을 메워 노후 보장을 돕기 위해 마련된 장치가 일부에게는 연금 수급 자격을 빠르게 갖추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제도는 실직, 폐업, 결혼, 출산 등으로 보험료를 내지 못했던 기간에 대해 나중에 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도록 한 장치다. 1999년 도입됐고, 2011년부터는 무소득 배우자나 기초생활수급자 등 국민연금 적용 제외 기간까지 납부 대상에 포함됐다. 현재는 최대 119개월까지 보험료를 낼 수 있다. 국민연금 노령연금을 받으려면 최소 가입 기간 120개월을 채워야 한다. 이 때문에 실제 가입 기간이 1개월뿐이어도 나머지 119개월분을 한꺼번에 납부하면 수급 요건을 맞출 수 있는 구조가 된다. 외국인도 과거 외국인 등록이 돼 있었고 대상 기간이 인정되면 신청할 수 있어 논란이 불거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의 신청 건수는 2015년 43건에서 2024년 848건으로 늘었다. 약 10년 사이 20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납부 금액은 2억 3,300만 원에서 54억 6,100만 원으로 늘어 26.9배 증가했다. 국적별로는 중국 국적자의 비중이 가장 컸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외국인 신청자 통계를 보면 중국인이 67.6%를 차지했다. 이어 미국 13.7%, 캐나다 8.4% 순이었다. 최근에는 F-2, F-4, F-5, F-6 등 체류 자격을 가진 외국인 가운데 한국계 중국인을 중심으로 단기 가입 뒤 대규모 납부를 통해 연금 수급권을 확보하는 사례가 확인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사례를 보면 중국 국적 A씨는 방문취업 비자로 한국에 들어와 사업장에서 1개월 동안 국민연금에 가입했다. 이후 60세가 되면서 원래는 납부한 보험료를 돌려받는 반환일시금 대상이었지만, 매달 연금을 받는 방식이 유리하다고 판단해 119개월분을 한꺼번에 냈다. 그 결과 노령연금 수급 요건인 120개월을 채워 현재 매달 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중국 국적자는 건설 일용직으로 1개월 가입한 뒤 출국해 반환일시금을 받았다. 이후 다시 입국해 1개월 가입하고, 임의계속가입과 기존 반환일시금 반납, 119개월분 납부를 거쳐 총 121개월의 가입 기간을 확보했다. 영주 체류자격을 가진 중국 국적자가 9개월 가입 뒤 128개월분을 납부하고 조기 노령연금을 청구해 현재 중국에서 연금을 받는 사례도 전해졌다.

 


이런 사례가 알려지면서 형평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관련 제도는 본래 경력단절 전업주부, 실직자, 폐업자, 영세 근로자처럼 불가피하게 가입 기간이 끊긴 사람의 노후소득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됐다. 그런데 국내에서 장기간 보험료를 내지 않은 외국인이 짧은 가입 이력만으로 수급권을 확보하는 것은 내국인 가입자 입장에서 불공정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법적 해석 문제도 제기된다. 국민연금법은 외국인이 임의가입자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행 운용 방식에서는 외국인이 과거 무소득 배우자 등으로 적용 제외됐던 기간에 대해 나중에 보험료를 낼 수 있다. 이를 두고 외국인의 임의가입을 제한한 법 취지와 충돌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관리 사각지대도 우려된다. 외국인 수급자의 체류 자격, 혼인관계, 가족관계, 해외 거주 여부 등을 정확히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수급자가 해외에 거주할 경우 사망 여부를 제때 파악하지 못하면 연금이 계속 지급되는 오지급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국민연금 재정에 미칠 영향도 쟁점이다. 한꺼번에 보험료를 납부하더라도 연금은 수급자가 사망할 때까지 매달 지급된다. 단기 가입 뒤 대규모 납부로 평생 연금을 받는 사례가 늘어나면 장기적으로 기금 지속가능성과 가입자 간 부담·급여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와 정치권에서는 외국인 관련 기준을 더 세밀하게 손질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외국인 등록 여부만 따질 것이 아니라 실제 국내 거주 기간, 소득활동 이력, 보험료 납부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태안 천리포수목원, 팜파스·상사화로 가을 마중

수목원 곳곳에는 팜파스그래스의 풍성한 꽃차례가 일제히 만개하며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여름의 짙은 녹음이 여전히 남아있는 수목원 내부에 은백색의 팜파스그래스가 어우러지면서, 방문객들은 계절이 교차하는 마법 같은 순간을 한눈에 목격할 수 있다.남아메리카 평야 지대를 고향으로 둔 팜파스그래스는 벼과의 여러해살이 식물로, 성인 키를 훌쩍 넘는 1~3m까지 자라나는 것이 특징이다. 길게 뻗은 줄기 끝에 솜털처럼 부드럽고 풍성한 꽃차례를 피워 올리는데, 바람이 불 때마다 은빛 물결이 살랑이며 가을의 정취를 시각적으로 극대화한다. 특히 햇살을 머금은 꽃차례가 은은하게 빛나는 모습은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구름을 연상시키며 탐방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천리포수목원은 국내에서 팜파스그래스를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오랫동안 가꿔온 상징적인 장소다. 수목원 측은 지난 1979년 '써닝데일 실버'라는 품종을 국내 최초로 도입하여 식재하기 시작했으며, 올해로 무려 47년째 그 아름다운 혈통을 이어오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태안의 기후에 적응하며 자라온 이곳의 팜파스그래스는 다른 지역보다 풍성하고 건강한 꽃차례를 자랑하며 국내 최고의 군락지 중 하나로 손꼽힌다.수목원의 가을 풍경을 완성하는 것은 팜파스그래스뿐만이 아니다. 현재 수목원 내부에는 팜파스그래스와 함께 붉은빛 상사화 군락이 만개하여 보랏빛과 은빛, 초록빛이 교차하는 화려한 색의 향연을 보여주고 있다. 화려하게 피어난 상사화와 은은한 팜파스그래스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려는 방문객들의 행렬이 이어지면서, 수목원 전체가 거대한 야외 스튜디오를 방불케 하는 활기찬 분위기로 가득 차 있다.수목원 관계자는 처서를 기점으로 팜파스그래스가 절정의 기량을 뽐내기 시작하면서 수목원 전체에 가을의 공기가 완연해졌다고 전했다. 바람에 흔들리는 꽃차례의 소리와 은빛 물결이 주는 평온함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최적의 휴식처가 되어준다. 특히 이번 주말은 기온이 적당히 내려가 야외 활동을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 갖춰져 있어,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려는 나들이객들의 방문이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바다와 숲이 어우러진 천리포수목원의 지리적 특성은 팜파스그래스의 이국적인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서해의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흔들리는 은빛 꽃차례는 오직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보적인 경관이다. 여름의 끝자락과 가을의 시작점이 만나는 이번 주말, 태안 천리포를 찾는 이들은 47년 역사가 빚어낸 은빛 가을의 진수를 만끽하며 잊지 못할 추억을 새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