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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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 지하 13m 비밀공간 40년 만에 열려

 서울 도심 지하 깊은 곳에 40년간 숨겨져 있던 대형 유휴 공간이 시민들을 위한 복합 문화 플랫폼으로 탈바꿈했다. 서울시는 지하철 2호선 시청역과 을지로입구역 사이 지하 13m 지점에 위치한 'K-문화 스테이션' 조성을 완료하고 24일부터 정식 가동에 들어갔다. 이번 사업에는 시설 보강 공사비 78억 원과 위탁수수료 3억 8000만 원 등 총 81억 8000만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해당 공간은 폭 9.5m, 길이 335m에 달하는 긴 터널형 구조로 1980년대 초 고도가 서로 다른 두 역사 구간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생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장기간 별다른 용도 없이 방치되어 왔으나 콘크리트 벽면과 기둥 등 건설 당시의 원형이 보존되어 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서울시는 2023년 9월 한시적 탐험 행사로 가능성을 확인한 뒤 서울교통공사와 협력해 소방, 환기, 피난 등 필수 안전 인프라를 대폭 확충했다.

 


공간의 운영은 관 주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민관 협력 방식으로 진행된다. 서울시가 기획 총괄을 맡고 서울교통공사가 기반시설 조성을 담당하며, 민간 전문기업인 크리에이티브 멋이 공간 내부 구성과 콘텐츠 운영을 전담한다.

 

정식 개장을 장식하는 첫 번째 행사로는 그룹 빅뱅의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미디어 전시 'COSMOS'가 낙점됐다. 335m에 이르는 지하 터널을 따라 조성된 11개 체험 구역에서는 빅뱅의 음악적 궤적을 빛과 영상으로 풀어낸 미디어아트, VR, 프로젝션 매핑, 홀로그램 등 최첨단 기술이 결합된 몰입형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다.

 


개장 첫날 오후 2시부터 일반 관람을 시작하는 이번 전시는 다음 달 27일까지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하루 12회씩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관람료는 2만 200원이며 네이버 예약을 통한 100% 온라인 예매만 가능하다. 서울시와 민간 운영사는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지역아동센터 청소년과 자립준비청년 등 약 1000명을 무료로 초청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첫 전시가 마무리된 이후에도 글로벌 K-POP 아티스트 협업 전시, 패션쇼, 엔터테크 체험 등 다양한 최신 문화 콘텐츠를 연중 교체하며 상설 운영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아울러 지하철역의 기능을 문화와 여가의 공간으로 확충하는 펀스테이션 사업을 연내 12곳까지 확대 추진한다.

 

태안 천리포수목원, 팜파스·상사화로 가을 마중

수목원 곳곳에는 팜파스그래스의 풍성한 꽃차례가 일제히 만개하며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여름의 짙은 녹음이 여전히 남아있는 수목원 내부에 은백색의 팜파스그래스가 어우러지면서, 방문객들은 계절이 교차하는 마법 같은 순간을 한눈에 목격할 수 있다.남아메리카 평야 지대를 고향으로 둔 팜파스그래스는 벼과의 여러해살이 식물로, 성인 키를 훌쩍 넘는 1~3m까지 자라나는 것이 특징이다. 길게 뻗은 줄기 끝에 솜털처럼 부드럽고 풍성한 꽃차례를 피워 올리는데, 바람이 불 때마다 은빛 물결이 살랑이며 가을의 정취를 시각적으로 극대화한다. 특히 햇살을 머금은 꽃차례가 은은하게 빛나는 모습은 마치 공중에 떠 있는 구름을 연상시키며 탐방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천리포수목원은 국내에서 팜파스그래스를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오랫동안 가꿔온 상징적인 장소다. 수목원 측은 지난 1979년 '써닝데일 실버'라는 품종을 국내 최초로 도입하여 식재하기 시작했으며, 올해로 무려 47년째 그 아름다운 혈통을 이어오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태안의 기후에 적응하며 자라온 이곳의 팜파스그래스는 다른 지역보다 풍성하고 건강한 꽃차례를 자랑하며 국내 최고의 군락지 중 하나로 손꼽힌다.수목원의 가을 풍경을 완성하는 것은 팜파스그래스뿐만이 아니다. 현재 수목원 내부에는 팜파스그래스와 함께 붉은빛 상사화 군락이 만개하여 보랏빛과 은빛, 초록빛이 교차하는 화려한 색의 향연을 보여주고 있다. 화려하게 피어난 상사화와 은은한 팜파스그래스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려는 방문객들의 행렬이 이어지면서, 수목원 전체가 거대한 야외 스튜디오를 방불케 하는 활기찬 분위기로 가득 차 있다.수목원 관계자는 처서를 기점으로 팜파스그래스가 절정의 기량을 뽐내기 시작하면서 수목원 전체에 가을의 공기가 완연해졌다고 전했다. 바람에 흔들리는 꽃차례의 소리와 은빛 물결이 주는 평온함은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최적의 휴식처가 되어준다. 특히 이번 주말은 기온이 적당히 내려가 야외 활동을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 갖춰져 있어, 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끼려는 나들이객들의 방문이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바다와 숲이 어우러진 천리포수목원의 지리적 특성은 팜파스그래스의 이국적인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서해의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흔들리는 은빛 꽃차례는 오직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보적인 경관이다. 여름의 끝자락과 가을의 시작점이 만나는 이번 주말, 태안 천리포를 찾는 이들은 47년 역사가 빚어낸 은빛 가을의 진수를 만끽하며 잊지 못할 추억을 새길 수 있을 것이다.